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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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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씩씩한 척 하느라, 지금 많이 힘들거든요..."

무심코 던진 실없는 농담에 대한 김은희 작가의 반응이었다.
그랬다. 난다 긴다하는 검사들이 '적개심'을 가지고 덤비는데, 얼마나 머리속이 복잡하겠는가.
그런 상황에서 끝까지 정도를 걷는 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적이 있었던 KBS 이강택 PD가
김은희 작가를 위해 연대의 글을 썼기에 소개한다.
언론종사자들이 김은희 작가를 지켜주기 위해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강택 PD는 이명박정부의 KBS 장악을 막는 과정에서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


지지자가 보내준 텀블러를 들고 있는 김은희 작가. 방송 준비하느라 피곤한 상황이어서, 뒷모습만 허락했다.



                           나는 고백한다

                        - 김은희 작가를 생각하며

이강택(KBS PD)

 “더빙 당일 새벽, 혹시나 해서 가봤더니 원고를 거의 못 쓴 채 울고 있더래요...” 

최근 방송가 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PD수첩> 김은희 작가의 근황은 내심 걱정하던 그대로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간수의 시선을 항상 의식하며 고통 받다가, 점차 그 규율을 내면화해 스스로를 검열하게 되는 파놉티콘(원형감옥)의 죄수. 아무리 당차고 씩씩한 그녀라지만 그 내상을 어찌 견딜까...

적의로 가득한 권력의 시선에 의해, 언제든 다시 얼토당토않게 엮여, 만천하에 ‘맨몸’이 공개될 수 있다는 공포. 그 앞에선 작가실도, 가정도 더 이상 안락한 공간이 아니며, 그 정보감옥 하에선 어떤 사적 행위나 대화도 입맛대로 가공돼 전파될 테니...누군들 영혼을 규율당하지 않을 수 있으랴.

안쓰러운 마음에 나는 MBC구성작가협의회 게시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곧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공개된 메일 문구, 진실은 이렇습니다>를 통해 그녀는 또렷이, 낱낱이 항변하고 있었다. 방송이 끝나고 한참 후 우연히 만난 담당PD와 시니컬하게 주고받은 농담이 마치 정색을 하고 나눈 ‘사전모의’로 각색되고, 세간의 표현에 거리를 두고자 사용했던 따옴표와 이모티콘들이 의도적으로 누락되고, 결코 자신의 뜻이 아닌 구절이 마치 작가 김 은희의 육성인양 억지로 갖다 붙여진 전말들. 아마도 그들 검찰과 조중동은, 적어도 정식 재판이 열리기 전에는, 자신들 이외의 그 누구도 원본을 대조해 보지 못한다는 점을 노렸으리라.

그 글을 다 읽고서 나는 그녀에게 한없이 미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돌아보면 나 자신 80년대에 보안사에서, 무수히 얻어맞으며 그들이 불러주는 대로 진술서를 쓰고, 그것이 그들에 의해 ‘사건’으로 창조되는 과정을 몸소 겪지 않았던가! <추적60분>을 담당할 때, 얼마 전 재심이 결정된 진도고정간첩단 사건을 다루면서 그들이 어떻게 간첩을 ‘조달’하는지 그 수법을 낱낱이 알게 되지 않았던가! 그런 내가 잠시나마 진실을 헷갈려하다니.

무슨 수를 쓰건 반드시 그녀의 ‘악의’를 입증하고, 그래서 <PD수첩> 제작진들의 ‘악의’를 입증함으로써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을 채워 넣고, 그것을 대대적으로 공표해 기정사실화할 의도임을 어찌 단박에 꿰뚫어보지 못했던가!

하여, 나는 참으로 아둔하게도 이제야 온전히 분노한다. 진정 악의를 가진 쪽은 검찰과 조중동 바로 당신들이 아니던가? 독사의 새끼들처럼 혓바닥을 날름대며 피에 주려 인격살인을 자행한 파시스트 잔당 그대들이 아니던가? 이것이 당신들이 입만 열면 떠벌리는 자유민주주의의 맨 얼굴인가? 진정 민주주의를 말하려거든 생각해보라. 정녕 감시받아야 할 대상은 한 개인이나 저널리스트의 사생활이 아니다.

전직 대통령마저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검찰과 국세청 등 소위 공권력, 온갖 탈법을 일삼으며 자기 신문의 발행부수조차 공개 않는 언론권력, 그리고 그들과 패거리를 짓는 정상모리배들의 행태에 대한 공적 정보이다. 그 실상이 알려진다면 얼마나 악취가 진동할 것인가? 그럼에도 당신들은 어둠 속에 숨어 낄낄대며 시민들을 감시하는 간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거꾸로 뒤집힌 시대를 배경으로.
 
그녀는 이렇게 글을 마무리 하고 있다. “개인 김은희는 짓밟히더라도 작가 김은희가 열정을 다해 만들었던 프로그램의 정당성까지 함부로 짓밟히고 공격받는 것만은 참을 수 없다”고.

후배 PD와 이야기하고 있는 이강택 PD(오른쪽)



20여 년을 저널리스트로 살아온 나는 이 대목을 떠올리며 그 절절함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 처절한 심경의 일단을 짐작하기 때문이다. 우리 저널리스트들은 진실에 목숨을 건다. 그래서 방송이 나가는 최후의 순간까지 며칠씩 날밤을 새운다. 누가 뭐래도 진실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저널리스트의 명예요 최후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그 심정을 알기에, <PD수첩> ‘광우병’편과 관련된 Fact들을 나 역시 줄곧 고민해 왔기에, 나는 선언한다. 그녀에게는 죄가 없다! 나는 거기에 저널리스트로서 나의 식견과 명예를 건다! 아울러 고백한다. 만약 그 상황에서 다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면 나도 거의 유사하게 만들었을 것이며, 불가피하게 몇 가지 사소한 실수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며,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광적으로’ 분노했으리라는 것을.

작가 김은희는 우리 시대의 ‘유태인’이다. 교활한 ‘떡볶이 놀음’과 공안통치의 부활이라는 음험한 이중주 속에서, 그녀를 가두고 있는 원형 정보감옥은 벌써 YTN 노조원들을 또 다른 죄수로 맞아들였다. 바야흐로 허다한 시민사회의 성원들이 ‘빨갱이’의 낙인 하에 고립되어 그 감옥의 수인이 될 것이다. 하여, 그녀가 당한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이 시대 지식인의 죄악이다. 신종 파시즘의 도래를 방관하는 씻을 수 없는 죄악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09.07.07 1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 전 방송된 MBC스페셜 '목숨 걸고 편식하다.'편의 작가가
    김은희 작가로 자막에 나오던데...그 '김은희'작가가 맞는 지 모르겠네요.
    혹 그 분이 그 분(?) 맞으시다면...
    정말 재미있게 본 프로그램이었고,
    다시 한 번 좋은 방송작가임을 깨닫게 되었단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지금 김은희작가가 겪고 있는 고통을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겠다는 말도......
    모두 힘 내십시오.
    -그리고 5월 26일날 봉하마을에 가서 김보슬PD 부부를 봤었는데요.
    바로 제 앞에서 조문을...^^;
    힘 내시라고, 응원하고 있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었는데,
    부끄러운 마음에 지켜보기만...ㅋ~
    실물이 더 예쁘시더라고 고기자님이 꼭 전해주세요.

  2. 빨갱이 좋아하는 빙신 보거라 2009.07.07 1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능수준이 딱 2MB와 닮았다는게 네 글에서 보이는 구나. 뭘 봐도 빨갱이로만 보이는 너희들한테는 쥐약과 몽둥이가 제일이니라.
    블로거님, 세상에는 쓰레기같은 인생도 넘치니 개념치 마시길.

  3. 두려움 2009.07.07 13: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40명 한반에서 왕따만 당하여도 세상 모두가 돌아 선 것 처럼 느껴질텐데 경찰, 검찰, 언론, 여당, 정부 모두가 무죄의 가능성 보다는 고의적, 악의적, 무한책임 등등의 목적을 두고 달려드는 것을 견딘다는 것은 실로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정말 내가 당하기 전에는 알수없는 고통, 괴로움 일거라 생각합니다. 나같은 평범한 네티즌이 한마디 던지는 이야기가 힘이 될수도 비수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참으로 잔인한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어떤 연쇄살인범이나, 내란 음모, 반란, 쿠테타의 주역보다, 학살의 명령권자 보다 더한 테러와 린치를 가하니 말입니다.

    나쁜 글 쓰는 사람들도 조금만 익명의 초딩같은 글들로 인해 당하는 마음을 헤아려 줄 마음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돈도 많고 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똑똑하고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그분들이 진정 마음은 악마의 모습이 아니길 소원해봅니다.

    아무쪼록 모두들 힘내시고 대화와 상식 정의 관용이 우리모두 그리고 그 분들에게도 넘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첫번째 댓글은 너무 안좋아 보이는데 삭제하면 안될까요? 아니면 본인이 조금 생각해 보시고 삭제나 수정을 해주시면 좋을텐데...

  4. 제천한의학도 2009.07.07 1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사진 찍으실때보다는 안 초췌하시면 좋겠습니다.

  5. 2009.07.07 15: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내세요!
    김은희 작가님을 응원하는 저희들은 결코 지치지 않겠습니다.
    작가님도 힘내세요!

  6. 이정훈 2009.07.07 18: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케들 지내시는지..사진속에 정찬필피디님도 안녕하신지..신나게, 정말 신명나게 시투할 때가 그립네요... 김현 CP님도 안녕하신지...

    저도사실 좌파척결의 광풍에 목 달아날까 두려워 그동안 소심하게 내질렀던 반MB글들도 모두 죄 삭제했던 정말이지 비겁의 대명사였다는 거 고백합니다. 아...쪽팔린다... 비겁한 자기검열의 화신ㅠㅠ

    하지만 비겁하게 살아남았지만 살아남은자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어요. 좌파척결되어 숙청된 선배에게 면목없고 부끄러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나날....어서 한시바삐 이 곳을 이 상황을 벗어나야한다는 강박...


    다 털고 저항하기로 했습니다.
    마음의 감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로 했어요.

    지금은 비록 찾는이 없는 일개 블로거이지만요..

  7. 검은 포플라 2009.07.07 2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권력은 휘두르라고 있는것이 아니거늘....
    남을 괴롭히면 본인도 똑같이 당한다는 사실 알았으면 좋겠네요.

  8. 그저 화이팅..!! 2009.07.08 1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은희 작가, 저는 사실 조금은 부럽기도 합니다. 지금 너무 힘들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시대의 한 가운데에서 영원히 기억될만한 일을 하셨으니까.. 호랑이가 가죽을 남기듯 방송작가로서 이름을 남기셨으니까.. 우리가 살면서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고 혼자서 속으로 창피한 순간이 얼마나 많습니까.. 하지만, 떳떳한 일을 한 후에 고통을 받는다면, 나중에는 그것이 영광이 돌아오겠지요.. 그래서 부럽습니다.

  9. 무슨 말로도.. 2009.07.09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별로 힘이 안 되겠지만, "정권은 짧고 인권은 길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힘내세요.. 항상 응원하고 잊지않을께요..

  10. 이재성 2009.10.22 0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은희씨를 그렇게 변명하고 두둔하실필요는 없어요. 악의적인 보도행태는 그저 악의를 선의로 포장하기 마련이니까요.

  11. 거짓말쟁이들아 2013.03.26 2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