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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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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1일 성공회대 대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의 총연출을 맡았던 탁현민 한양대 겸임교수가 공연에 대한 소회를 담은 글을 보내왔습니다.
이번 공연은 탁 교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공연이었습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와 성공회대 총학생회가 공연의 하드웨어를 맡았다면
탁 교수는 공연의 소프트웨어를 맡아 최고의 공연을 성사시켰습니다.
그의 소회를 한번 들어보시죠.




다시 부는 바람이 느껴지는가....

탁현민(다시 바람이 분다 총연출가)

텅 빈 무대를 바라보는 마음은 언제나 쓸쓸하다. 설치의 역순으로 해체되어가는 무대는, 적어도 그 무대를 연출했던 연출가에게는 한 시절이 완벽하게 사라지는 것과 같다. 사라지는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 하지만 영원히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보내야 하는 것 또한 분명한 현실이다.

그의 추모공연을 준비하면서 이제껏 겪지 못했던 수많은 어려움과 부딪쳐야 했다. 적게는 50여회 많게는 100여회에 이르는 공연들을 매년 만들어 내면서, 때로는 출연진으로 때로는 장소로, 때로는 돈 문제로 고심했던 적은 있지만 이번 공연은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의 추모공연이 '추모'라는 말처럼 슬프고 무겁게 만들어져야 할 것인지, 그의 죽음을 새로운 희망으로 만들어 내는 자리가 되어야 할지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함께 모여 더욱 비통한 가슴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그의 죽음 앞에서 신나게 놀아제끼는 것이 옳은 일인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리고 이런 고민은 가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치환은 이 자리가 단지 추모의 의미만을 담아서는 안된다고 분명히 이야기 했고, 윤도현은 공연을 통해 연대와 공존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다양했다. 단순한 추모에서 분명한 메시지 전달까지 도대체 한 번의 공연으로 담아내야 할 것이 왜 이리 많은지 곤혹스러웠다.
 
연출을 부탁받고 구상을 시작했던 때는 불과 공연을 열흘정도 남겨놓은 상태였다. 사실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나서부터, 공연을 생각했었지만 쉽사리 나서지 못했었다. 그를 위한 공연은 최상의 구성과 최고의 시스템으로 그래서 가장 아름다운 공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죽은 그를 위한 헌정공연은 당연히 그래야 마땅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많이 망설였었다. 단 1원도 마련되지 못한 제작비용과 학생들은 자신 하지만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이라는 곳이 확보하기 쉽지 않은 공간이라는 판단, 그리고 비루하지만 공연 연출가로서 앞으로 먹고살기 힘들어질 것이라는(보이지 않는)위협 때문이었다.

제안을 받던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가 7년 전에 했었던 '바람이분다'의 공연 테이프를 찾아 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 있던, 정태춘과 박은옥과 노찾사와 그리고 윤도현과 크라잉넛과 김제동을 보았다. 명계남과 문성근도 모두가 웃는 얼굴로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노래하고 소리 지르는 것을 보았다. 물론 노천극장을 가득채운 노란풍선과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들도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망설여졌다. '과연 이 공연을 해야 하는 것일까?'

연출을 결심한 것은 스치듯 음향콘솔을 비추던 중계 카메라가 내 모습을 잠시 비추었을 때였다. 웃고 있는, 뭔가 두근거리는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보며, 신나 죽겠다며 음향감독의 등을 두드리는 나를 보았을 때였다. 기억해 보니 그날의 공연도 이번만큼 어려운 공연이었다. 대선 직전, 선거법 위반의 구체적인 위협과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데에 따른 출연진 확보의 어려움, 턱없이 부족한 제작비용과 아무런 홍보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웃고 있었다. 그렇게 밝게 웃을 수 없었다. 
 
고백컨대 공연을 연출한 연출가의 입장에서 '다시 바람이 분다' 공연은, '다시 웃을 수 있기를' 소망하는 공연이었다. 결국 공연을 하기로 결심했던 것이 대단한 의미나 절절한 추모에 뜻을 두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다시 웃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었다는 말이다.

거창한 무엇을 이야기 하지 못해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 가수들과, 수많은 관객들 때문이라고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 돌아가신 '그'를 위해서라고, 그래 민주주의나 아니 포기 할 수 없는 가치 때문이라 고백하지 못해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다. 하지만 이게 사실이다.

오로지 7년전 그 날처럼, 제대로 웃고 희망을 생각하고 미래를 낙관하기 바라는 마음, 그 마음 때문에 나는 공연을 연출했다. 
 
눈물을 멈추기 위해서는 웃어야한다.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기뻐해야한다. 절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오로지 희망을 찾아야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그를 살리기 위해, 또 다른 그를 만들어 내고 우리가 모두 그가 되기 위해서는, 이제 그만 그를 보내야주어야 한다. 보내야만 하는 그를 가능하면 멋지게 보내주고 싶었다. 후회 없이, 뜨겁게, 눈물나고 신명나게, 그리고 절절하게 보내주고 싶었다. 공연이 한없이 길어지고, 공연의 내용이 슬픔에서 기쁨까지, 눈물에서 웃음까지를 담아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제 나는 그를 보낸다. 눈물나게 아름답던 그를 보낸다. 다시는 생각도 안하고 다시는 쳐다도 안보겠다. 꿈에서도 보지 않겠다.
이젠 내가 노무현이다.
아니 우리 모두가 노무현이다.  
잘 가라 나의 대통령. 

 

* 다시 바람이 분다 공연실황을 편집하고 있습니다. 영상을 보는 내내 고통스럽고 아파서 힘이 듭니다. 왜 빨리 보여주지 않느냐고 볼멘소리 하지마세요 누구라도 이 작업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보여 줄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 줄 것입니다. 출연했던 가수들과 기획했던 사람들과 함께 가장 완벽한 상태로 그날 공연장에 함께 했던 사람들과, 공연장에 들어오지도 못했던 사람들과 바람으로 왔다간 그의 앞에 내어놓을 것입니다. 욕심 낼 수 있는 한 최대한 만지고 또 만질 것입니다. 몇몇 인터넷 방송과 개인이 불편한 음향과 영상으로 이 공연을 전송한 것에 화가 납니다. 이 공연은 그렇게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수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몇 일이 걸리더라도 몇 해가 걸리더라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아집이라 욕해도 할 수 없습니다. 이게 '그'에게 드릴 수 있는 우리의 마지막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

주> 그날의 감동을 다시 느끼시려면, 오늘 밤 여의도공원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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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개구쟁이 2009.06.24 16: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멀다는 핑계로 가보지도 못하고 ..그러나 맘은그곳에 있었습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3. -_-* 2009.06.24 16: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 몇푼에 양심을 파는 알바들이 우리의 진정성을 이해할리 만무하지요.
    저들은 그냥 그렇게 살게 내비둘렵니다.
    어차피 양심 팔아 관심 받는 걸 낙으로 즐기는 모양이지요.
    그들에게 즐거움을 줄 필요는 없죠. 무시하는 게 상책입니다.

    탁현민씨,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4. 닥풀이 2009.06.24 16: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 죽은 분 팔아서 한 껀 해보자 이거였죠?

  5. 닥풀이 2009.06.24 16: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더구나 그럼 니네 대학에서 하지 왜 연대야? 한대는 후져서? 이제보니 아주 나쁜 선상이네--왜 남의 학교가서 시끄럽게 해--즈 대학 놔두고--

  6. 닥풀이 2009.06.24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쥐--어쩌구 하는데 이런데서 가명으로 욕이나ㅓ 해대는 찌질이들이 진짜 쥐새끼들 아니겠어? 데모때 얼굴가리는 놈들하고--

  7. 마음 2009.06.24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고 많으셨습니다............!!!

  8. 이 구린내는 뭐죠... 2009.06.24 16: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바비를 올렸나??
    오늘 아주 지대로 열폭하네...

  9. 고맙습니다. 이제 정말 끝냈으면 합니다. 2009.06.24 16: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추모의 마음과 힘으로 한나라당과 이명박씨를 막아야 합니다.

    인간 비판은 똑같은 인간끼리 해봐야 소용없고, 정책비판을 하고,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도록 알리고, 선거투표도 책임감을 가지고 나서야 겠죠.

  10. 2009.06.24 1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덕분에 정말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잠시나마 울고 웃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려요...

  11. 라온하제 2009.06.24 16: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공연 내용을 dvd등으로 구입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요.

  12. 꽁초 2009.06.24 16: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불효자가 젤많이 운다지....찌질이꽈 똑같은넘들이야..ㅋㅋㅋㅋ

  13. 버들피리 2009.06.24 1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무현은 순국 한 것이 아니다
    온 가족 동원하여 박연차의 금고에 빨대대고 돈 빨다 들통나서 성격파탄자로 치욕적인 자살을 하여 세계 만방에 우스개거리 만든 자이다.
    전직 대통령만 아니면 죽을 자 죽은 것이다
    자살한 자 미화하지 마라..

  14. 음반으로 나오면 2009.06.24 1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박날 듯 싶은데 음반발매생각은 없는지 궁금하네요.

  15. UY 2009.06.24 2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윤도현은 빼자!!
    노대통령과 함께 찍힌 사진이
    당 홍보에 이용되자 노발대발하며
    정치인에 환멸을 느낀다던 윤도현이다.
    자기신념에 대해 소신없는 넘이 왜 갑자기???

  16. kim 2009.06.24 2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좌빨들 대단하네.

    노무현 욕하던게 불과 1년전이었더구만.

    좌빨들.. 엄청나네..

    솔직히 노무현 대통령때 경기 좋았지만. 너무 리더쉽 없었다.

    그리고 자살이란 극단적인 건 왜 자기가 선택했느냐..

    돈 먹은거, 걸려서 불명예 스럽게 구속 or 대통령직 박탈 되느니 명예롭게 죽자고,

    자기 살자고 자살한게 무슨 서거입니까?

    근데 이런 비판 하고 싶지도 않다.

    1년 아니 6개원만 지나면 묻힐 대한민국이니깐..

  17. 탁교수님. 2009.06.24 2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재열기자님.그리고 가수분들과 자원봉사자및 스탭 여러분...

    참여해주시고 지켜봐주시고 마음속으로 응원 보낸 모든 우리나라 국민께

    정말 감사드립니다.진심으로...우리들의 영원한바보 그분께도

    커다란 사랑을 보내며..다시한번 진심으로 고맙습니다..(__)

    항상 건강 하세요!

  18. YSH 2009.06.24 2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나게 아름다운 그를 보낸다....읽다보니 어느덧 울고 있네요.글 한줄한줄 진심이

    전해지는 감동적인 글입니다.추모공연 테잎 나온다면 꼭 보고 싶습니다.

  19. mbreeze 2009.06.25 1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고하셨습니다.. 좋은 글 퍼가서 좋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겠습니다...

  20. 黎明 2009.06.25 14: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 어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있었던 [한예종 살리기 - 대학생 예술행동]을 촬영한 동영상이 업로드 된 곳 아시는 분 있으시면 kshsea@daum.net으로 알려주세요~ ^^

  21. Comprar Moedas 2011.05.05 1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 우물안 개구리보다 더 위험한 것이 냄비안 개구리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