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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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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을 벌였던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회원들에게
검찰이 징역형 등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가
2월19일 서울중앙지법 열릴 예정입니다.

이들이 미국에서 불매운동을 벌였다면 어땠을까요?
미국에서 언론 소비자의 광고주 압박 운동은
흔히 벌어지는 소비자 운동의 하나일 뿐입니다.
이런 일을 이유로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고 처벌되는
어이없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허광준님이 <시사IN>에 보내주신 글을 
본인 허락을 얻고 '독설닷컴'에도 게재합니다. 
 

지난해 7월 특정 신문사를 상대로 ‘광고 중단 운동’을 벌인 이정기씨(가운데)가 검찰에 출두하고 있다.




광고주에게 항의 전화 거는 일은 일상다반사


허광준 (위스콘신 대학 신문방송학 박사과정)   
 
 
2007년 10월, 미국의 우익 라디오 방송인 러시 림보는 자기의 토크쇼에서 “미국의 자유주의자들은 조국을 증오한다”라고 비난했다. 자신이 자유주의자이면서 동시에 미국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정치 평론가 앤디 오스트로이는 이런 왜곡 선전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평론을 쓰는 인터넷 매체에 림보를 비판하는 글을 실었다. 그는 <러시 림보 쇼>에 광고를 내는 16곳의 목록과 자세한 연락처를 밝히면서, 전국의 자유주의자가 분연히 일어나, 이들 회사에 편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항의할 것을 촉구했다. 회사에서 전화를 받는 업무 시간까지 명시했다. 오스트로이가 제시한 항의 문구는 “귀사가 림보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붙이는 광고를 철회하지 않는 한, 나는 귀사의 제품을 이용하지 않을 것입니다”였다.



‘시에라 클럽’은 미국 최대 환경운동 단체다. 2007년, 텔레비전 방송인 폭스 뉴스(Fox News)가 ‘지구 온난화 주장은 허구’라는 취지의 방송을 계속 내보내자, 시에라 클럽은 폭스 뉴스를 비판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공격 목표는 폭스 뉴스가 아니라, 이 방송에 광고를 내는 광고주들이었다. 주요 타깃으로 찍은 것은 대형 건축자재 양판점인 홈디포와 로즈였다. 시에라 클럽은 회원과 일반 시민에게, 이 두 기업에 항의 전화를 걸고 편지와 이메일을 보내라고 촉구했다. Foxattacts.com 같은 언론운동 단체도 가세했다.



톰 에반스는 미국 시애틀에 사는 변호사다. 그가 홈디포 본사에 편지를 보내고 전화를 건 것도 지구 온난화를 왜곡하는 폭스 뉴스에 광고를 내는 데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에반스는 홈디포의 환경 담당 부사장과 5분 동안 통화를 하면서, 정중하고도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지난 10여 년 동안 홈디포를 애용하는 소비자였소. 그러나 폭스에 계속 광고를 낸다면 이를 중지할 테요.”


    

광고는 기업의 권리, 압박은 소비자의 권리



이러한 캠페인 결과, 로즈는 일찌감치 손을 들었다. 로즈는 폭스 뉴스의 대표 프로그램이자 지구 온난화 허구론의 선봉에 서 있던 토크쇼 <오라일리 팩터>에 광고를 내고 있었다. 불매 압력이 담긴 편지가 쇄도한 뒤, 로즈의 고객 서비스 담당자는 소비자에게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냈다. “<오라일리 팩터> 프로그램과 관련한 지적 감사드립니다. 로즈는 대중매체에 광고를 내는 것과 관련해 엄격한 규정을 갖고 있습니다. 검토 결과, <오라일리 팩터>는 이같은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로즈는 더는 이 프로그램에 광고를 내지 않을 예정입니다.”



광고주 압박 전술은 진보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다. 2003년 여름, CBS 방송은 레이건 대통령 가족을 소재로 2회짜리 다큐멘터리 드라마 <레이건 가족>을 방송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레이건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대본 내용이 알려지면서 보수층이 거세게 반발했다. 전 의원 보좌관이며 정치 컨설턴트인 마이클 파란지노는 즉시 BoycottCBS.com을 개설하고, 이 프로그램에 대한 반대를 조직했다. 캠페인 결과 CBS에 항의 이메일 8만 통이 쇄도했다. 그보다 더 큰 위협은, CBS에 광고를 내는 기업에 대해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는 압력이었다.



사이트가 다운될 정도로 몰린 사람들에게 파란지노는, 30일 동안 CBS에 광고를 내는 기업의 제품을 불매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기업은 어떤 방송이든 광고를 내고 지원할 권리가 있으며, 마찬가지로 시청자는 불매 압력으로 이런 기업을 응징할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CBS는 이 프로그램 방영 계획을 포기했다.



언론 광고주 압박은 정치적인 이유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미국 뉴저지에서 방송되는 24년 전통의 락 음악 전문 라디오 방송 채널 ‘지락 라디오(GRock Radio)’는 바로 얼마 전인 1월19일부터 ‘힛 106(Hit 106)’으로 방송 이름을 바꾸었다. 틀어주는 음악도 얼터너티브 락에서 최신 유행 가요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그 쪽이 더 많은 청취자를 끌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분노한 락 음악 팬들은 이러한 변화를 가만히 앉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애청자 앨리스 잰코스키는 락 방송을 돌려달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했다. 뜻을 같이 하는 회원 8천 명이 순식간에 모였다. 잰코스키와 애청자들이 선택한 전략은 새 방송인 힛 106에 광고를 내는 기업을 압박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회원들은 펩시, 버거킹, 현대자동차 딜러 등 20개 광고주가 명시된 리스트를 놓고,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불매 압력을 가하고 있다.

 
언론에 광고를 내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압박은 미국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소비자 운동의 하나일 뿐이다. 이런 활동이 보장되는 이유는, 언론이 언론할 자유가 있고 기업이 기업할 자유가 있다면, 소비자는 구매를 지렛대로 하여 의사를 표현하고 행동할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힘 있는 국가 기관이 이런 상식을 저버리고 한쪽 편만 든다면, 이해 관계자의 사병(私兵)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상에서 언급한 광고주 압박 캠페인과 관련해 미국 사법 당국의 조사나 처벌을 받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_top_blogtop=go2myblog BlogIcon 실비단안개 2009.02.13 08: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기획으로 '언소주'의 다른 글들도 기사화 좀 해 주셔요.

  2. Favicon of http://ani2life.egloos.com BlogIcon A2 2009.02.13 0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mb정부 들어서 대한민국이 점점 북한처럼 변해가고 있네요.

  3.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2009.02.13 1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mb정부는 진정한 좌빨정부였네요.

  4. 김모씨 2009.02.13 1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을 그렇게 좋아하면서 이런건 왜 미국을 못 따라할까요. 어처구니 없는 다이나믹 코리아에 살고 있다는게 참 슬픕니다... 악플은 조만간 뜨겠죠 ㅋㅋㅋ

  5. 55 2009.02.13 14: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살다 살다...
    이런 젖같은 경우를 다보고 사네요....
    예전 유신. 5공때는 어떻게 살았을지...깝깝합니다.

  6. Favicon of http://chaekit.com BlogIcon Mr.Met 2009.02.13 14: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정말 명박이의 검은 실체를 확연히 보여준 사건이었죠..

  7. 검은 포플라 2009.02.13 15: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비자가 정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인데 왜?..

    한국은 소비자 보다 생산자가 더 위일까?...

  8. Favicon of http://blog.daum.net/misterson BlogIcon misterson 2009.02.13 1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 내부로부터의 변화의 움직임도 중요하겠지요 그리고 더불어 국제적으로도 이러한 행태가 얼마나 유치하고 부끄러운 일인지 일깨워줄수 있는 정부나 단체들이 우리나라 정부를 압박할수 있도록 연대하는것도 중요할거라 봅니다. 물론 이스라엘 정부처럼 국제적인 극한 반대여론에도 자기 멋대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학살하는 막무가내 내정을 행한것처럼 내정불간섭을 외치며 뻔뻔하게 국민들을 옥죄어 올게 거의 분명하지만 말이죠.

    그래도 끝까지 할건 해봐야 할거 같아요
    가끔 와서 고기자님 글 고맙게 읽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9. 파초 2009.02.13 17: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입니다... 정당한 소비자운동을 탄압하는 대한민국이 원망스럽습니다.

  10. Favicon of http://blog.daum.net/film-art BlogIcon 김홍기 2009.02.14 0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 마디로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언론사라고 해도 결국 신문이란 상품을 파는 주체일 뿐인데
    광고를 소비자 입장에서 압박하지 못한다는 건 말이 안되죠.

  11. Favicon of http://blog.daum.net/ymj5800 BlogIcon 물망초5 2009.02.14 02: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67810

    --> 아고라네티즌청원서명하러가기

  12. Favicon of http://gadis.co.kr BlogIcon 가디 2009.02.14 0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이지 검찰의 논리대로라면 기업들의 광고도 막아야 하지 않나요?
    기업들의 광고로 인해서 소비자들의 원활한 소비활동이 안되는데요.

  13. 쥐모가지절단 2009.02.14 04: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mb정부야 말로 공산주의 공안정국 빨갱이짓은 다 하고 있으면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면 무조건 친북이네 하며 색깔론이나 들먹이고.. 보복정치나 하고있고..
    국회, 사법부, 행정부의 삼권분립이 사실상 무너졌으니 독재나 뭐 다름없다고 봅니다.
    국회는 여당이 야당의 2배가 넘는 의석수를 차지하고 있으니 사실상 1당독재나 다름없고
    사법부는 정부 눈치나보며 대통령 말 한마디에도 좌지우지되는 수준이니...ㅉㅉㅉ
    권력이 한곳으로 몰리게되면 견제와 감시가 불가능해지고 윗대가리들의 부정부패는 불보듯 뻔한것인데 말입니다.
    독립권력기관이라는 사법부, 검찰 모두 제 기능을 못하고 있으니 사실상 독재아닙니까?
    자신들의 정책에 수긍하지 않으면 무조건 "반국가세력"이라고 몰아붙이는 MB정권의 비상식적 반민주주의적 발상이 참으로 걱정이 됩니다. 오늘이 정녕 21세기인지..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의심스럽습니다. 통탄할 일입니다.

  14. 이보시오 독설닷컴씨 2009.02.14 05: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 말미는 '어땠을까?'로 고쳐써야 맞지 않겠소?
    최소한 '처벌받을까?' 정도는 모르겠소만.
    묘하게 이미 처벌받았다는 뉘앙스가 풍긴다 이런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