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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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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장악 7대 악법' 개정에 반대하는
'언론노조 총파업'이 12월26일 시작되었습니다.

<시사IN> 69호에서는
'파업 동참 방송인 6명의 편지' 기사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그 중 KBS PD협회 황응구 정책국장의 글을
본인 허락을 얻어 '독설닷컴'에 게재합니다.
(KBS 노조는 파업 참여가 아닌 파업 지지 중)

황응구 PD는 직접 이탈리아를 취재하고 
그 내용을 <KBS 스페셜>을 통해 방송했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발 이 글을 읽고
법 개정을 포기했으면 좋겠습니다.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가
암울한 우리의 미래일 수도 있습니다



글 - 황응구 PD (KBS 기획제작국)



 20세기후반, 이탈리아는 G7의 당당한 일원으로 영국, 프랑스와 함께 유럽선진국을 대표하는 자유와 문화의 나라였지요. 그리고 젊은이들에게는 로마의 유적과 아름다운 지중해의 도시들로 꿈과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이탈리아는 기민당과 사회당, 공산당 즉 좌우세력의 절묘한 분할로 90년대까지 안정적으로 선진국의 지위를 유지해 옵니다. 로마와 지중해가 엄청난 관광수입을 거저 주긴 하지만 피아트 자동차와 디자인, 패션 등 수공업을 바탕으로 한 많은 지역 중소기업들이 이탈리아 경제를 탄탄하게 받쳐주었죠. 이를 기반으로 좌우가 균형을 이룬 정치 속에 복지와 사회보장에 상당한 진전을 이룹니다.(이탈리아에서 의료서비스는 외국인까지 무료입니다)



 정치와 문화가 발달한 나라답게 90년대까지 이탈리아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수준 높은 표현의 자유를 누렸습니다. 언론과 방송에서 정치인을 비꼬고 풍자하는 것이 주류로 자리 잡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신문과 방송을 가진 이탈리아 최고의 재벌 베를루스코니가 권력까지 잡은 21세기 들어 불과 몇 년 만에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법을 개정해 공영방송 이사회와 사장을 바꾸고 반대파들을 몰아냈습니다. 공영방송을 무력화시키고 자신의 방송과 신문을 키워 부패를 수사하는 검찰과 재판부까지 공격합니다. 언론과 권력을 장악한 미디어재벌의 힘은 결국 스스로를 부패수사에서 자유롭게 하는 면책법안까지 통과시킬 수 있게 됩니다. 21세기에 선진국 이탈리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도저히 믿기기 않는 이 일이 2002년 베를루스코니가 집권하고 불과 3,4년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똑같은 일을 한다고 합니다. 일단 이사회와 사장을 교체해 KBS를 장악한 1단계가 지났고 2단계로 방송을 재벌과 족벌신문에게 나눠주는 법을 강행한다는 겁니다. 그것도 산업적인 논리, 즉 경제 살리기라는 논리로요. 벤치마킹이라도 했는지 정말 이렇게 단순 무식하게 똑같이 따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방송의 공공성은 산업과 경제논리로 따질 수 없을 뿐 아니라 한 번 무너지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공영방송은 재벌, 족벌 언론이 여론시장을 점령한 현실, 앞으로도 상업미디어가 대세를 이룰 미디어환경에서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고 약자를 돌아볼 최소한의 균형 장치입니다. 백번 양보해도 왜 MBC와 KBS2가 민영화되어야만 방송 산업이 살 수 있는지 정부와 한나라당은 답해야 합니다. (<KBS스페셜-언론과 권력>편을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한국의 공영방송 체제가 세계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다는 자부심이었습니다)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는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요? 방송에 나간대로 패배감과 무력감에 빠진 언론인들, 특히 공영방송인들의 모습이 제 미래를 보는 것 같아 가장 슬프고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그 무기력은 사회 전체로 확산되었습니다.


공영방송에 재갈을 물리고 권력과 언론과 재벌이 한 몸이 된 이탈리아에서 중산층이하 서민들은 더욱 무력해졌고 무기력은 사회 전체의 활력을 잃어버리는 악순환을 가져왔습니다. 2000년대 들어 이탈리아의 경제성장률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공영방송의 공적 역할, 비판과 감시를 통한 여론의 다양성이 경제정의에 기반한 성장이나 민주주의 발전에 핵심적인 요소이지 양립할 수 없는 다른 이름이 아닌 게지요.



 KBS뉴스와 시사, 보도프로그램의 현격한 변신을 보셨겠지요. 저는 이제 KBS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다지 놀라지 않게 됐습니다. (한나라당이 방송법을 통과시켜) 방송을 재벌과 재벌신문들에게 주고 이탈리아처럼 공영방송이 국영, 관영방송이 되는 머지않은 순간 저 역시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영방송인이라는 자부심을 버리고 체제에 순응하며 보신을 위해 상업적인 경쟁에 나서야하는 일개 피디일 테지요.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이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악에 관심을 가지고 반대할 이유에 작은 보탬이 되길 빌며 글을 씁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luvyooz.tistory.com BlogIcon Silhouette 2009.01.06 1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MB의 '프레스 프렌들리'의 속 뜻은 '언론의 MB 프렌들리' 였나봅니다.

  2. 그루누이 2009.01.06 1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의 글을 보니 kbs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부디 힘내십쇼!

  3. 인디^^ 2009.01.06 1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KBS뉴스와 시사, 보도프로그램의 현격한 변신을 보셨겠지요. 저는 이제 KBS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다지 놀라지 않게 됐습니다. (한나라당이 방송법을 통과시켜) 방송을 재벌과 재벌신문들에게 주고 이탈리아처럼 공영방송이 국영, 관영방송이 되는 머지않은 순간 저 역시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영방송인이라는 자부심을 버리고 체제에 순응하며 보신을 위해 상업적인 경쟁에 나서야하는 일개 피디일 테지요.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이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악에 관심을 가지고 반대할 이유에 작은 보탬이 되길 빌며 글을 씁니다."

    그러니까......뭡니까, 당신들은 정권이 하라면 하라는대로 할 수 밖에 없으니, 그 꼴 보기 싫으면 우리가 싸워서 당신들을 지켜달라는 겁니까?
    흠....... 만약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그냥 제가 TV를 팔아버리고 수신료도 안내는 쪽으로 생각할랍니다.
    일개 비정규직으로써, 내 한몸 건사하고 내 한 생각 지켜내기도 허덕거리는 판에...... 등따시고 배부른 당신들이 마음까지 편하게 방송하면서 잘먹고 잘살게 해 주기 위해 내 생활을 희생해가면서싸우기는 싫군요. 뭐, 그 결과가 장기적으론 제게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우선은 내 한몸 건사가 급해서 말이죠......

    웬만하면... 그래도 나름 다른 사람들보다 신분도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당신들이, 스스로의 양심을 위해 좀 더 열심히 싸우면 좋을텐데 말이죠......

  4. 게르드 2009.01.07 18: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문단은 읽지 않는 편이 더 좋았을 듯 싶네요.
    갑자기 '팍' 하고 눈앞의 환상이 깨지는게 보이는군요.

  5. 제생각엔 2009.01.11 0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심히 싸우고 있겠지요. 하지만 방송인들은 권력으로 방송을 못하게 만들거나 시사 이외의 주제를 만들게해버리면 그만이지요.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요. 그런 점에서 인디 님처럼 냉소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로 보이는데요?

  6. ~_~ 2010.01.12 2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베를루스코니의 언론장악을 몸소 겪은?! 사람중의 하나입니다만...
    이태리와 한국의 정치판도는 사뭇 다릅니다.

    이태리는 우선, 좌익의 움직임이나, 골수 우익의 움직임도 사실상, "온건"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거칠어 보이는 것이 과연 의회에서 몸쌈과 말쌈한다고(물론 총리가 총맞아 죽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공산정권과 연정하려다가 좌파청년들에게 암살당했으니... 아이러니겠죠.) "일축할" 문화의 나라가 아닙니다.

    KBS에서 찍은 안일한 다큐를 보고 다소 놀라웠습니다.

    베를루스코니 정책이 100프로 똘아이 인것들만 나온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의 정책으로 인해 사회가 제자리를 "찾는양" 보였었습니다.
    근데, 그의 정책은 현대 이태리 정치와 경제구조의 모순을 푼다기 보단, "고착화"시키고 그러한 것을 통해서 개인적인 사익을 취했기에 베를루스코니는 비판받는 것입니다.

    한국과 얼마나 다를지... 뭐 돈을 받아쳐먹는다..라는 원색론적 비판 이전에...

    같은 도마에 놓고 같이 회치는 "한국식 비판"이 우리나라를 이제껏 병들게 만든 제1의 병폐 아니었나들 생각은 아니하는지, 개인적인 주관을 버리고
    한번씩들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국에 어디 좌익이 있습니까...

    한국은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일뿐... 실상 어떤 이데올로기에도 속해있지 않습니다.
    있다면, "잘먹고 잘살아보자" 주의일까요?

  7. ~_~ 2010.01.12 2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마디만 더 하죠. 그 다큐를 찍었을때.. 저는 참 놀라웠었는데 그 이유는.. 당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이른바 RAI의 감독관(마치 공산당의 당비서를 연상시키는...) 를
    마치 제가 느끼듯 한국인들에게 그런 인식을 심었단 것입니다.


    아니거든요?
    실체란 통역관을 통해서, 혹은 영문으로 전해지는 그러한 소식.
    또는 몇몇 한국에 거주하는 (그래봤자 총 200명이 채 넘지 않습니다.) 이태리인들의 왜곡된 시각으로 보여지는 이태리 실상은.. 너무나 한국에서 느끼는 것과 다릅니다.


    이태리의 선거철도 한국과 다르지 않습니다.
    상인, 특히 일반 서민상인계층이 베를루스코니정권을 지난 선거때 지지했던 것은
    프로디 총리의 주변인 관리 부족이 아니라.

    정책 실효성에 대한 "서민층 체감 부족"이 원인이라 했는데.. 과연 그럴까요?

    그게 베총리의 공격적인 언론장악에 의거했을까요?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가시적인 효과를 주는 정책까지도 고려해야하는게 정책집권자의 해야할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프로디가 실패했기에, 서민층은 당연히 베를루스코니를 지지할 수 밖에없었습니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돈있는 놈이 잔돈을 노리고 정치를 하겠느냐...가
    아직까지 인간적인 배신까지는 생각못한 이태리 서민상권계층(거의 35프로 이상 구성에다가 표심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죠.. 대략 각 지역마다 다르지만 전체표층 4~13프로 정도입니다)의 선택이었을 뿐입니다.


    EU선거 결과를 생각해보시면 쉬울 겁니다.


    길거리에서 자국민이 외국인에게 난도질당하고, 성폭행 당하는 나라가 되게 했는데... (이것도 잘 따지면 베총리가 입안한 법령을 프로디가 원론만 고치고서 실제 시행령은 그대로 법안통과시킨 덕이죠...)
    과연 누가 지지할려나요?

  8. ~_~ 2010.01.12 2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이 이태리 꼴이 아는게 아니라 이태리가 한국꼴이 되는 거겠죠... 핵심은 그겁니다.

    후진으로 가는 경우는, 후진일수록 돋보이게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