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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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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좋지 않습니다.
취업난이 IMF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합니다.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 칸을 채우기 위해 
일부러 헌혈까지 한다고 합니다. 

그 취업전선의 한 복판에 섰다가 
이제는 살짝 옆으로 비켜서서 
'자소설 컨설턴트'가 된 김효경님의  
'구직 생활 백서'입니다.


'어느 88만원 세대의 구직 생활 백서'는
총 3편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글 - 김효경, 하얀손 아가씨)



# 네가 못나서 그런걸, 누구 핑계를 대냐구?



안녕 횽아들,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전편의 글 리플에 대한 내 생각을 먼저 밝히고 들어가려고 해. 첫 번째 ‘횽아’라는 표현이 불편하다는 리플이 있었는데 내 경험담을 아는 사람에게 전해준다는 뉘앙스로 썼기 때문에 나온 표현이야. 너무 불쾌하게 생각지는 말아줘.



내가 백수인 것에 대해 많은 횽아들이 “너 한테 문제 있는 거 아냐?” 라고  반문했어. 맞아 나도 사람인데 왜 단점이 없고 왜 모자란 구석이 없겠어. 이러저러한 이직 사유엔 분명히 내 잘못도 있겠지. 많은 횽아들이 ‘네가 못났다’라고 한 말에 대해서는 따로 변명하지 않으려고 해. 내가 굳이 나는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고 해봐야 내 글의 요지는 내가 잘났냐 못났냐 따지는 게 아니니까.



난 이렇게 물어보고 싶어. “못난 사람이면 그 사람을 상대로 노동법 어기는 게 정당 해?”
횽아들은 네가 잘나서 좀 더 자기계발 하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는데 그걸 못 참고 뛰쳐나왔으니 너는 영원히 그런 취급받을 거라고 이야기 했어. 횽아들 말 100% 틀린 거 아니야. 맞아. 그러면 말이야 내가 그렇게 자기개발 해서 옮겨간 자리에 올 다른 어떤 사람이 88만원 받고 착취(현재의 물가에서 88만원이 착취가 아니라고 하면 나는 거기에 대해선 할 말 없어.)당하는 건? 나는 이미 자기계발 해서 옮겨갔으니까 신경 꺼도 되는 일이야? 나한테만 해당되지 않으면 부조리가 아닌거야? 그리고 88만원을 받는 독립세대주 라면 자기계발에 투자할 수 있는 경제적 비용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 만 기억해줘.



비만을 연구 할 때도, 유전적인 요인이 강한지, 환경적인 요인이 강한지 연구하잖아. 정답은 둘 다 영향 있다야. 마찬가지로 내 이야기에서 내 개인의 모자람, 내 개인의 잘못도 있겠지, 근데 내가 대역 죄인이 아닌 이상 다수에게 지금 내 잘못 평가받자고 밤 잠 안자고 글 쓴 거 아닐 거잖아. 사실 자랑도 아닌 이야기를 다수 앞 에 쓰는 건  나처럼 부족한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구조에 대해서 봐달라고 하는 거야. 그리고 그 가혹한 구조의 희생양은 지금의 나 뿐 아니라 곧 나한테 리플을 달았던 횽아들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도 기억해주면 좋겠어.



아 서두 진짜 길었다. 오늘은 ‘자소설’ 쓰게 된 계기랑 요즘 취업 준비하는 아가씨들 이야길 하기로 했었지? 자소서 첨삭을 하게 된 계기를 지난번에 간략하게 이야기 했는데 살짝만 반복하자면 일련의 사건으로 이사한 후에 자주 가던 카페에 자소서 잘 쓰는 법을 이야기 하다가 그 카페 회원에게 첨삭을 부탁하는 쪽지를 받게 돼서 그냥 재미로 응하다가 친구의 조언에 따라서 이게 일이 될 수 있는지 타진 해보기 시작했어.



그리고 수요가 있는 일이고 내가 잘 할 수 있고, 또한 내 양심에 거리낄게 없다면 해 보자 라고 결론 나서 시작하게 되었어. 삽질 대마왕인 내가 남들 ‘자기소개서’를 봐 줄만한 능력은 어떻게 되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게. 대학에서 글 쓸 기회가 많기도 했거니와 지난번에 말했던 이직 삽질을 하는 동안 자기소개서 신물 나게 써봤다고. 경험과 연습보다 더 좋은 선생은 없다잖아. 






# '자소설' 대필이냐? 첨삭이냐?



‘자소설’ 이라는 표현은 지난주 토요일 <오마이뉴스> 보도에서 처음 나왔는데 자기소개서를 소설처럼 쓴다고 자소설 이라고 했더라고. 그리고 경력도 부풀리고 거진 비슷비슷 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다 대필이나 첨삭 전문가까지 끼어서 그대로 서류를 써 준다는 게 기사의 주 내용이었어.



2년 반쯤 전에 나도 자소서 대필을 한 두건 해봤는데. 그건 영 못할 짓이더라. 내가 살아오지 않는 인생을 꾸며서 쓰는 건 한계가 있더라고. 그래서 이번에는 첨삭으로 시작했어. 지난번 글 리플 중 떳떳하냐고 한 거 봤는데. 응 나 떳떳해. 나는 대리로 취업 시험을 봐주는 사람이 아니라, 논술교육 글쓰기 교육이 하나도 안 되어서 연애편지랑 일기 말고는 글이라곤 써 본적이 없어 자기소개서에 도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 모르는 친구들에게 당신의 이런 일을 이렇게 표현 할 수 있다고 조언해주는 거니 취업준비생용 단기 논술과외 라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아.




# 자기소개서 잘 쓰는 법



자기소개서의 여러 항목 중에서도 제일 정점은 지원동기와 입사 포부라고 생각해. 네가 이 회사에 왜 들어오려고 하니? 와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니? 이거잖아. 그럴려면 지원하는 회사가 어떤 곳 인지부터 알아야겠지? 제일 쉽게 추천 하는 방법은 뉴스검색이야. 많은 지원자들이 인재상 확인하고 거기에 맞춰 쓰려고 하는데 틀린 방법은 아니지만, 인재상이 보통 창조하는 인재, 도전하는 인재, 이런 식으로 추상적으로 표현되어있어서 제대로 녹여서 쓰는 것이 그리 쉽지가 않거든.



뉴스검색을 통해서 최근에 이 기업에 어떤 일이 있었는가 확인하고 좀 더 분석하려면 상장기업의 경우엔 주식시황도 같이 보면 좋아. 사실 인터넷에서 그 기업의 주식정보를 검색하면 아래에 뉴스기사 검색이 같이 되니까 그걸 보면 따로 기사 검색 안 해도 되고 좋거든.  뉴스 검색을 통해 A라는 기업이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가정 하고, 그 산업이 초정밀 산업이라서 나노 공학이랑 관련있다고 치면 이렇게 쓸 수 있겠지.



“ A기업의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 선정에는 초정밀 공학에 대한 A기업의 기술개발 노력과 미래 산업을 예측 대비 하는 지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에서 아직은 한국에서 생소한 나노 공학을 전공했고 기 기술은 초정밀 산업에..........”



이 녀석 마구잡이 지원자라기 보단 뭔가 알고 지원한다는 느낌이 들지? 자기 소개서를 나는 개인용 광고지, 혹은 기업에게 쓰는 연애편지라고 생각하는데, 고래도 춤추게 하는 칭찬이 사람으로 이루어진 기업에 먹히지 않을 리 없잖아. 그런데 심리학에서 말하는 제대로 하는 칭찬은 무조건 칭찬 보다는 구체적으로 사례를 들어가면서 이러이러한 점이 참 멋져. 라고 해야 제대로 하는거라고 하거든.



그러니 기업을 칭찬 할 때도, 그리고 그래서 기업의 필요가 이것이고,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주장하려고 해도 기업의 구체적인 정보 확인은 필수적이겠지?  물론 이렇게 쓰면 시간이 많이 걸려서 100군데 못써. 그러니까 제발 마구잡이로 지원하지 않고 정말 가고 싶은 기업을 10개 안쪽으로 추려서 그 안에서 열심히 준비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해.




# ‘엄훠’ 이 아가씨들 스펙은 ‘후덜덜’ 인데 일은 하나도 모르네



내가 처음 첨삭을 시작한 인터넷 카페가 20세 이상의 여성으로 가입제한이 있는 곳이라 내 첨삭의 대상들은 대부분은 취업 시기에 가까워 있는 아가씨들이었어. 아가씨들은 대부분 스펙이 좋았어. 흔히 말하는 취업 5종 세트(자격증 어학연수 토익 공모전 인턴십)를 다 갖춘 아가씨들도 상당수 있었어.



그런데 말이야. 마케팅 분야에 지원하는 아가씨가 마케팅이 뭔지 모르더라. 토익도 높고 유명한 회사에서 인턴십도 마쳤는데, 그 직무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더라고. 그런데 그런 아가씨가 한 둘이 아니었어. 성실하고 각종 능력에 대한 준비는 비교적 잘 되어 있는데 문제는 자신을 뽑아 달라고 잘 할 수 있다고 해야 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 몰라. 그러니 회사에선 1000명이 지원해도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하고 학생들은 취업이 어렵다고 하는 모순이 생기는 것 같아. 이거 어쩌면 좋아.
 


# 취업 사관학교? 대학 너는 왜 있니?



요즘 늘 하는 말이 대학이 취업을 위한 학원으로 변했다잖아. 내 생각엔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 전공과 순수 학문에 여전히 충실하고 있어서 변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그 취업학원의 역할조차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서 하는 말이야. 내가 학교 다닐 때도 취업관련 강좌가 있었는데 그때는 주로 면접스킬이나 서류작성법 같은걸 간단히 강의하고 인사담당자 초정 간담회 이런거 진행했거든.



내 생각엔 정말 제대로 취업교육이 되려면 각종 직무에 대해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리는게 더 중요한 것 같아. 마케팅 지원자가 마케팅이 뭔지는 알아야 답이 나올거 아니야. 기업 입장에선 마케팅에 지원하는 지원자들이 거의 몽땅 마케팅에 대해 모르는 것 같으니 그나마 객관적인 수치인 토익이나 학점을 기준 삼는 것 같아. 이거 기업 지원자 모두한테 좋은 상황 아니고 토익학원만 풍악을 울리는거 아닌가 싶어. 



많이 채용하는 직무는 무엇인지, 그 직무는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이 유리한지, 그리고 당장보다 향후 5년 이내, 혹은 10년 이내에 기대되는 일은 어떤 것 인지 좀 알려줘야 학생들이 차근히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또한 사회와 산업 전반에 관한 흐름을 읽는 눈을 키워 줄 수 있다면 굳이 취업이 아니더라도 창업이나, 다른 길로 나가는 계기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어.




# '자소설 컨설턴트', 이거 또 하나의 모순 아냐?



어쨌든 나는 많은 삽질의 끝에 재밌는 밥벌이를 찾았어. 아직은 수입이 과로에 시달리면서 다녔던 제조업체 웹 관리자보다 훨씬 작아. 그런데 행복해. 첨삭하고 진로상담 해주면서 일한다. 스트레스 받는다는 느낌은 거의 없고 그냥 언니가 동생 잔소리 한다는 느낌으로 고쳐주고 조언 해주는 거니까.



그런데 가끔 이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대학 다닐 때 학원을 거의 다녀 본적이 없어. 토익을 비롯해서 말이야. 그래서 좀 체계적인 취업준비를 못했던게 나중에 삽질인생을 사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하는데, 나 역시 취업상담과 자소서 첨삭이 일종의 취업 과외라고 친다면, 나한테 방세 낼 여력을 제공해주는 조금 여유 있는 친구들만 더 기회를 갖게 되고, 그렇지 못한 친구들은 취업준비 할 때도 불리한거 아닌거 해서. 나 역시 부익부 빈익빈 사회에 일조 하는 것 같아 매우 찝찝해. 이거 내가 먹고 사는데 지장 없으면서 찝찝하지 않게 하는 방법 없을까? 좀 더 연구해봐야겠어.


 

 


다음엔 대기업이 공채가 아닌 구직 사이트에서 정보를 보고 지원하게 되는 경우의 기업정보 찾는 법이랑 낚시 채용공고랑 진짜 공고 구분하는 법, 그리고 눈을 낮춘다고 할 때 도 필요한 눈 낮추는 스킬에 대해서 말해볼게. 참 횽아들 내 말이 틀리면 악플 달아도 되기는 한데 너무 심하게는 말아줘. 나는 괜찮은데 우리 부모님도 이거 보시거든; 평생 딸 키우느라 고생하시는데 공개적으로 욕 먹는거 보시면 좀 그렇잖아. 내가 이거 써서 뭐가 남는 것도 아닌데 엄마 아부지 마음 아프게 까진 하고 싶지 않거덩. 부탁해 횽아들... 담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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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333hun.tistory.com BlogIcon 세미예 2008.12.01 0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루속히 경제가 좋아져 안좋은 소식들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참으로 서글픈 세상이군요. 잘봤습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

  2. 까아꾸웅 2008.12.01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서 '짜증나는' 자소서를 안써도 되지만.. 계속 직장생활을 생각하고 있는 저로서는 꾸준히 업데이트를 해야되는데.. 참 마음대로 되지 않네요. ㅋ 글 읽으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고요.. 더 좋은 글 부탁합니다 ~ 수고하세요~ ^^

  3. 모리군 2008.12.01 12: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짧은 글인데 읽는것만으로 몇권의 책이 머리속을 샤샤샥 지나가네요.
    글을 뽑아내시는 능력이 좋으신듯...여러가지로 도움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다음 글도 기다려 지네요.

  4. 암고나 2008.12.02 0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봤습니다. 그런데 첫글은 사회의 부조리 속에 별 수 없이 88세대가 되어야 하는 현실을 고발하시더니. 이번에는 기성 취업시스템의 적응 못해 서류를 낙방하는 청춘을 컨설팅하는 글이네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랄까. 노동법을 준수하지 못하는 기업체는 나쁜데, 그 바늘구멍을 뚫지 못하는 청춘들은 자기소개서 못 써서 그런 거 같고. 채용과정에 문제점은 없는지는 관심이 없으신 거 같아 아쉽습니다.

  5. 백미 2008.12.04 13: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보고 있습니다. 저도 88만원 세대의 구직자 중 하나인데요...왠지 제 속을 뜯어서 보고 있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 거렸습니다. 다음글도 기다리겠습니다.

  6. 젊은이(Ger~) 2008.12.12 2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은 해외에서 유학을 하고 있지만,
    늘 한국의 상황이 걱정스럽답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가야 할 곳이기 때문에.
    암튼 이 횽아는 이 글을 보니 상황의 어려움에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느낍니다.

    하얀손 아가씨(김효경) 어머님 따님을 저에게 ..

  7. ㅎㅅㅎ 2008.12.26 02: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얀손님은 그게 일종의 틈새산업...인듯 틈새산업을 잘 찾으셨네요.
    근데 구인을 하도안하고 인건비를 줄여서 많이시켜먹다보니 일어난현상이고
    취업이 다시 다 무리없이 대학때 직무실습인턴쉽체험이 잘되고 인계가잘되어서 자소서 같은걸 지도해주는 모순적인 직업이 굳이 필요없어지길...기대합니다.^^

  8. 화딱지나네 2009.09.01 1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쓴이가 여성분 같은데, 횽아 횽아 하니, 좀 이상하다 ㅋㅋㅋㅋ

  9. 2009.10.29 0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럼 오빠라고 합니까? 안 그래도 오빠라는 호칭은 어감 이상하게 잘 쓰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