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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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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닷컴>의 야심찬 프로젝트, 
‘블로거 인큐베이팅’의  네 번째 대상은 
'아리조나 카우보이' 이충렬님입니다.
 (재미있는 그림 이야기:
blog.daum.net/artarizona)

이충렬님은 시사IN 창간 당시
10여 점 가까운 그림을 기증하시고
주변 콜렉터들에게 그림을 기증받아
후원 전시회를 열어주셨습니다.  






'아리조나 카우보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충렬 선생님은 <시사IN> 기자들에게 '창간의 은인'이십니다. 본인의 소장 작품 중 10여점 가까운 작품을 기증해 주시고 주변 콜렉터들을 선동해 그림을 기증하게 해서 후원 전시회를 성사시켜 주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팔자에 없는 그림 장사까지 해보기도 했습니다. 

미국 아리조나 주에 있기 때문에 전시회는 직접 참여하시지 못하셨는데, 나중에 직접 오셔서 정산해 보시더니 그림값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며 거간꾼을 다그쳐 그가 '삥땅친' 돈까지 다시 받아주셨습니다. 두 번 은혜를 입은 셈입니다. 

이충렬 님은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미술품 콜렉터가 될 수 있는지 잘 인도해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이미 <오마이뉴스>를 통해서 그림 이야기를 연재하고도 계신데, 최근에 블로그를 만드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블로그 인큐베이팅' 네 번째 주자로 이충렬 선생님을 모시기로 했습니다. 




적은 돈으로 유명화가 작품을 소장하려면...

 
(글 - 이충렬, 기획 - 고재열)


그림을 모으다 보면 유명 화가의 작품을 한 점 소장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 그림에 대한 안목이 깊어질수록 이 욕구는 커진다. 나는 이런 욕심을 허영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초보나 개미 애호가는 아직 ‘유명 화가’의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작가의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유명 화가의 그림을 한 점 소장하는 것을 계기로 자신의 컬렉션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 화가’의 기준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일반 대중도 이름을 아는 화가라고 할 수 있다. ‘유명 화가’의 작품은 소장하고 싶어하는 애호가가 많아 그림값이 매우 비싸다. 박수근이나 이중섭의 작품은 말할 것도 없고, 호당 몇백만 원이 훌쩍 넘는 중견화가도 한두 사람이 아니다. 비싼 그림값 앞에서, 개미나 초보 애호가들은 너무 많이 오른 그림값을 원망하기도 하고 자신의 경제력을 아프게 실감하기도 한다. 또 일찍 컬렉션을 시작하지 않은 걸 후회하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적은 돈으로 유명 화가의 작품을 소장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레 포기하는 애호가가 많다. 그러나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유명 화가의 그림 중에도 싼 작품이 있다. 물론 썩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허리띠를 졸라매면 살 수 있는 그림이 꽤 있다.

 

장욱진, 박수근, 백남준 등 유명 화가의 생각보다 저렴한 작품



장욱진, <무제>, 종이에 매직, 29.5 x 24.7cm, 1978.

 


우리나라 현대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장욱진 화백의 ‘동심처럼 맑은 정신세계’가 잘 나타난 작품이다. 하늘을 나는 새와 원두막 안에서의 천진난만한 모습에서 그의 ‘자유의식’이 느껴진다. 흔히들 그를 가리켜 ‘기교를 부리지 않는 작가’라고 한다. 붓 가는 대로 소박하게 그린다는 뜻이다. 그렇게 그렸음에도 그의 그림이 평가를 받는 것은 그의 정신세계 때문이다. 그는 자연과 삶을 단순화시킬 수 있는 삶의 깊이를 갖고 있었다.

 


장욱진 화백의 매직펜 작품은 유화작품에 비하면 꽤 저렴하다. 유화작품이 평균 1억 원인데, 매직펜 작품은 평균 1천만 원 정도다. 진품이고 판화도 아닌데 싼 이유는,. 종이에 매직펜으로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매직은 휘발성이 있어 언젠가 탈색된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30년 전에 그려졌음에도 아직 탈색이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 보관에 신경을 쓰면 앞으로도 몇십 년 정도는 잘 감상할 수 있다.

 


장 화백의 매직펜 그림을 소장하고 싶으면, ‘똑 떨어지는 작품’이 발견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 작품이 많아 경매에도 자주 출품되고 화랑에도 있으니 서두르지 않는 게 좋다. 장 화백의 먹으로 그린 수묵화는 매직펜 작품의 반값 정도인데, 수묵화와 매직펜 그림은 김환기 화백도 많이 남겼다. 김 화백의 매직펜 작품은 ‘산월 시리즈’가 많다. 간결한 선으로 산과 달을 그린 작품들이다. 가격은 장욱진 화백의 매직펜 그림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싸다. 천경자 화백의 작품 중에서도 금붕어나 올빼미를 그린 채색화는 유화작품보다 훨씬 저렴하다. 꽃을 그린 그림은 금붕어그림보다는 싸고 부채에 그린 그림보다는 비싸다.



이왕 유명 작가의 그림을 소장하기로 마음먹었으면, 다른 그림과 마찬가지로, 작품성이 좋은 작품을 만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좋은 그림은 계속 나오니까.

 

 

 

박수근, <노상>, 종이에 연필, 16.5x24.5cm, 1960.

 


1950년대 서민의 삶이 잘 나타난 박수근 화백의 드로잉으로, 어느 화랑이 소장하고 있다. 개미나 초보 애호가도 1년 혹은 2~3년 허리띠를 졸라매면 소장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이다. 대신, 그런 결심을 했으면 다른 그림에는 기웃거리지 말고 저축을 해야 한다.

 


어떤 이는 그 사이에 작품값이 너무 많이 오르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면서, 경제적으로 무리를 해서 작품을 산다. 하지만 그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이 일이 빌미가 되어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면, 그림을 볼 때 과연 행복하겠는가? 만약 2년 정도 열심히 돈을 모았는데 그 사이에 사고자 하는 유명 화가의 작품값이 너무 올랐다거나, 아무리 찾아도 좋은 작품을 못 만난다면, 그 화가의 작품과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고 훗날을 기약하는 것이 좋다.

 


인연을 억지로 만들려고 하면, 꼭 소장하겠다는 욕심에 터무니없는 값을 치르거나, 엉뚱한 곳까지 뒤지다가 위작을 살 수도 있다. 그림을 사랑하는 것은 좋지만, 수집에 너무 집착하거나 무리한 욕심을 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에게 올 그림은 언젠가는 반드시 온다’는 믿음을 갖고,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려야만 좋은 작품을 편안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백남준, <바다와 나비>, 종이에 크레용, 35 x 42cm,1999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화가 백남준 화백의 ‘크레용 그림’이다. 대가의 자유로운 손놀림이 돋보이고, 그가 흔치 않게 쓴 한글이 여백과 잘 어울린다.



나는 그동안 백 화백의 판화작품을 눈에 띌 때마다 모았다. 그가 미국에서 많이 활동했고, 5~6년 전까지는 판화값이 그리 비싸지 않아 비교적 수월하게 모을 수 있었다. 그렇게 몇 년을 모으니 열 점 정도 되었는데, 부산의 화랑 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랜 공간화랑에서 이 그림을 만났다. 그림도 마음에 들었지만, 이런 ‘크레용 그림’이 한 점이라도 있으면 판화 열 점이 더욱 빛날 것 같다는 생각에 살 생각을 굳혔다.

 


부산 공간화랑은 내가 이 연재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밝히는 화랑이다. 내일 글에서 자세히 밝히겠지만 신옥진 대표는 내 컬렉션이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을 주신 분이라, 한국에 가면 KTX를 타고 부산에 가서 공간화랑에 들른다. 내가 이 그림을 마음에 들어하자, 그는 이 그림이 왜 좋으냐고 물었다. 그냥 팔아도 되는데 꼭 묻는다. 만약 내 대답이 성에 차지 않으면, 슬며시 다른 그림을 권한다. 그는 그런 화상(畵商)이다. 내가 “일단 그림이 시원하고, 어쩌면 백 화백이 김기림의 시 「바다와 나비」를 기억하면서 그렸을지 모르겠다”고 대답하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 흰나비는 도저히 바다가 무섭지 않다”로 시작하는 김기림의 시 「바다와 나비」. 백 화백이 이 시를 읽지 않았다면 ‘바다와 나비’라는 한글을 여기 써놓을 이유가 없다고 나는 지금도 생각한다.

 

 

유명화가의 유화 소품을 소장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김창열, <물방울>, 마대에 유채, 22.7×15.8cm, 1995

 


애호가 중에는 ‘유명 화가’의 작품이라도 드로잉은 싫고 오로지 유화를 좋아한다면, 작은 소품을 체계적으로 모으면 좋다. 큰 작품은 비싸지만, 엽서 크기만 한 1호나 이 작품처럼 2호인 작품은 부담이 적다. 하지만 크기가 작은 작품은 호당 가격이 큰 그림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작은 화폭에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작품세계를 다 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크기는 작지만 큰 작품을 그리는 만큼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자주 그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유명 화가’의 작은 작품은 귀하다. 여러 화랑에 부탁하고 경매도록을 열심히 봐야 1년에 한두 점 겨우 구할 수 있다.

 


김창열 화백의 작품은 물방울의 배경에 따라 가격차가 크다. 이 작품처럼 훈민정음이 씌어 있는 작품이 귀해서 가장 비싸고, 그 다음이 아무것도 씌어 있지 않은 배경, 한문 배경, '르 몽드' 신문지, 나뭇잎 위에 그린 작품 순서다. 이 작품은 작지만 작품성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작품을 화랑에서는 ‘똑 떨어지는 그림’이라고 한다.

 


김 화백의 물방울 그림은 추상과 구상의 경계에 있어서 그 의미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김 화백은 미술잡지 《아트 인 컬처》와의 2004년 인터뷰에서 “유년시절 강가에서 놀던 티없는 마음이 담겨 있기도 하고, 또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서양과 다른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불교의 공(空)과 도교의 무(無)와 통하는 물방울을 그렸다”고 밝혔다. 이렇게 미술잡지나 관련 책을 꾸준히 보면 그림을 보고 이해하는 안목이 는다.

 

 

위작을 피하는 방법

  

 

전 김형근, <도자기와 비녀>, 캔버스에 유채, 22×15cm, 1968.

 


요즘 미국 인터넷 경매와 중소 도시에 있는 조그만 경매회사의 온라인 경매에 우리나라 애호가가 부쩍 많아졌다. 외국인이 소장하고 있던 ‘유명 화가’의 작품이 싸게 나온다는 소문이 떠돈 결과다. 나 역시 이런 경매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데, 위작이 너무 많다. 국내 위작 제조업자들이 계속되는 위작파동으로 국내에서 발붙이기가 어려워지자, 위작을 팔아도 법적 책임을 묻는 일이 거의 없는 미국 인터넷 경매나 한국 작품 전문 감정사가 따로 없는 소규모 경매회사로 영업장소를 옮긴 것이다.

 


한국 작가 작품의 낙찰자는 대부분 국내 애호가인데, 위작임을 증명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고, 또 미국에 있는 소규모 경매회사를 상대로 소송하려면 미국 변호사를 구해 미국 법원에 소장을 접수시켜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위작 제조업자들은 이런 약점을 악용해, 위작을 싼값에 내놓고 초보 애호가들끼리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하고 있다.

 


이 작품은 1999년에 미국 인터넷 경매에서 산 작품이다. 파는 사람도 나도 화가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였다. 그때만 해도 미국 인터넷 경매에 관심을 가진 한국인이 드물어 경합도 없었다. 작품을 받은 후 화가가 궁금해서 미술책을 찾아보니 김형근 화백의 작품이었다. 작품 제작 연도인 1968년은 그가 국전에서 문화공보부 장관상과 대통령상을 받기 전이다.

 


김 화백의 작품은 요즘도 비싸지만 내가 이 작품을 구했을때에도 매우 비쌌다. 횡재했다고 기뻐하며 벽에 건 후, 미술잡지에 나온 다른 작품을 살펴보던 중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다. 이 작품에 있는 서명의 영어 스펠링이 1970년대 그가 사용한 것과 달랐다. 이러면 감정을 받아야 하는데, 마땅한 기회가 없어 아직 감정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림 아래 김형근 화백의 이름 앞에 ‘전(傳)’자를 붙였다. 진위가 불분명한 ‘전칭 작품’이라는 의미다.



이런 작품이 진품으로 인정받으려면 전문 감정기관에 수수료를 주고 감정을 받아야 한다. 지금 나는 이 그림을 벽에 걸어놓지 않고 있다. 그림을 수집하면서 공부가 된 경우다.

 


요즘도 많은 개미애호가가 경매회사의 인터넷 게시판에 ‘유명 화가’들의 위작을 올려놓고 감정을 부탁한다. 어떤 사람은 힘들게 구한 유명 월북화가의 작품이라며, 북한 고위관리가 등장하는 구입경위까지 설명한다. 그런데 월북화가의 작품은, 북한에 있는 유족으로부터 흘러나왔다는 ‘결정적 증거’가 없으면 모두 위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정적 증거'란, 자화상, 유족이 간단하게 쓴 남북한에서의 행적과 사진, 스케치, 작가 메모 등을 말한다. 북한 체제 속에서도, 진짜 유족으로부터 나왔을 때는 이런 '증거'들이 함께 나올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예들이 있다. 어느 근대미술사가는 자신이 본 월북화가의 위작이 수천 점 이상이라고 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했다. 미술동네는 그렇게 어수룩한 곳이 아니다. ‘유명 화가’의 그림일수록 믿을 만한 화랑이나 경매회사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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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 BlogIcon 실비단안개 2008.10.08 0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작품 소장은 서민으로 참 먼 거리입니다.
    개인적으로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을 좋아하는데 전시회는 겨우 한번 다녀왔습니다.

    2년전에 가끔 뵙는 노 화백님께서 특별히 한점을 제 앞에서 그려 주시더군요.
    훗날 아이들에게 주어라 - 이런 사람이 있었다고 하시면서요.
    그림에 대하여 모르니 아직 표구도 못하고 보관만 하고 있습니다.

    문화는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대중적이라야 하는데, 아직은 우리 사회와 많이 먼듯하여 서운할 때가 많습니다.

    좋은 계절입니다.
    늘 좋은 날 되시길요.()

  2. 황라경 2008.10.08 16: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머릿 속에 문화지식 넣어갑니다.
    감사합니다.

  3. 처음처럼 2008.10.08 1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명하다고... 나이드신 분이라고...수상경력이 화려하다고 꼭 좋은 그림이라고는 하기는 좀 뭐하구요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을 소장하면 더 기뻐요^^ 뭐 다들 아시겠지만 ^^ ; 개인적으로 40대 초중반에 나오는 작품들이 가장 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