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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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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주년) <시사IN> vs <시사저널>

위기의 기자들, PD들/삼성을 쏜 난장이들 | 2008.09.06 02:16 | Posted by 소셜미디어의 촌철살인마 독설닷컴




9월15일은
<시사IN> 창간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부터 10일 동안은
<시사IN> 창간 관련 '묵은 글'들을
집중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좀 지난 글이지만,
<시사IN>이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글이니
꼭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 포스팅하는 글은 <시사IN> 첫 수습기자 모집 때
언론고시 카페에서 '<시사IN>에 갈 것인가, <시사저널>에 갈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벌어져서
답답한 마음에 써 올렸던 글입니다.  






<시사IN>에 지원해야 할 사람, <시사저널>에 지원해도 될 사람

 “기자 아닌 기자의 길을 가는 기자답지 못한 기자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언론고시 준비생들의 카페에서 진행된 ‘<시사저널>에 지원할지 말지에 대한 논쟁’을 지켜보았습니다. <시사IN> 기자로서 제가 가타부타 말하는 것이 옳은 줄은 모르겠지만, 잠자코 있다가 혹여 ‘기자 아닌 기자의 길을 가는 기자답지 못한 기자’가 생길까봐 조심스럽게 개입해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제대로 된 기자가 되려고 한다면 지금의 <시사저널>에서 기자 일을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시사저널>은 경영진에 의한 무도한 기사 삭제와 이에 항의하고 편집권 독립을 주장한 기자들을 내쳤다는 이유로 한국기자협회에서 제명되었습니다. 신생 언론사라 아직 한국기자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곳이 더러 있기는 하지만 포함되어 있다가 제명된 경우는 제가 알기로는 현재의 <시사저널>이 유일합니다.


여러분이 <시사저널>에 들어가는 것은 말 그대로 기자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기자 아닌 기자의 길’을 가게 되는 것입니다. ‘기자 아닌 기자의 길’을 가면 ‘기자답지 못한 기자’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편집권이 편집국 기자들에게 있는 권한이 아닌 경영자들에게 있는 경영권이라고 우기는 언론사, 편집권 독립을 위한 파업이 불법 파업이라고 고소하는 언론사(이 소송은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회사 직원들이 편집권 독립을 외치는 기자들의 멱살을 잡는 언론사(이와 관련된 소송도 진행 중입니다)가 ‘기자다운 기자’가 될 수 있는 언론사일까요? 


현재의 <시사저널>은 ‘18년 전통의 정통 시사주간지’라고 광고합니다. 이 광고를 볼 때마다 쓴웃음이 나옵니다. 간단한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18년 전통의 정통 한정식집’이 있다고 해봅시다. 화학조미료로만 대충 맛을 내라는 새로운 주인에게 항의해 주방장들이 모두 나갔다면 여전히 이 집이 ‘18년 전통의 정통 한정식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원재료의 맛을 살린다’는 원래의 정신을 잃어버린 이 집이 여전히 정통일까요?    


논쟁을 지켜보니 ‘들어가서 바꾸면 된다’라고 말하는 이도 있더군요. 말은 쉽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우리에 대한 모독일 수도 있습니다. 23명의 기자들이 6개월 동안 파업을 하고도 하나도 바꾸지 못했습니다. 월급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복지 수준을 높여달라는 것도 아니고 단지 ‘편집권 독립’을 외쳤을 뿐입니다.


물론 우리가 무능해서 바꾸지 못한 곳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습기자 한 명이 바꿀 수 있을 만큼 현재의 <시사저널>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어설픈 현실주의가 두려울 뿐입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입니다. 청년실업은 백만을 헤아린다고 합니다. ‘88만원 세대’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현재의 <시사저널>에 가서 호구지책이나마 삼아야겠다, 하신다면 가십시오. 언가의 법도보다 당장 내 허기를 달래는 것이 급하다면 가십시오.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욕먹는 일이라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신다면 가십시오.

그러나 저를 감히 언론계 선배라고 부르지는 마십시오.

정도언론의 길을 걷겠다면 <시사IN>에 지망하시기 바랍니다.


6개월간의 파업과 2개월간의 고된 창간 과정을 거쳐 <시사IN>은 이제 제법 자리를 잡은 매체가 되었습니다. 한 호를 낼 때마다 1천여명의 신규 정기구독자가 등록하고 있습니다. 이미 안정적인 흑자구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정기구독자의 절반에 육박해 있습니다. 새해부터는 광고도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가판 판매율은 판매하는 매체 중 최고 수준입니다. 


이런 결과는 사실 기적적인 것입니다. 한두 번 지면광고를 제외하고는 <시사IN>은 창간 이후 제대로 된 광고 한번 못냈습니다. 국민이 모아준 창간기금을 허투루 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만큼 왔습니다.


앞으로도 치열하게 살 것입니다. 세상이 우리를 치열하게 살도록 떠밀고 있습니다. 때론 모질게 채찍질하면서, 때론 정답게 조언하면서 여러분이 참된 기자가 되도록 돕겠습니다. 힘겹도라도 제대로 된 기자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시사IN>에 지원하시기 바랍니다.


언론계가 뻔한 바닥입니다. 언론계 첫발이 곧 여러분의 기자로서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삶의 길과 죽음의 길이 여러분 앞에 놓여있습니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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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jeromeyoon.egloos.com/ BlogIcon 프티제롬 2008.09.06 04: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사IN 1주면 축하드립니다
    시사저널은 공식 찌라시가 되어버렸군요;;

  2. 애국자 2008.09.06 0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선 시사IN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전 이전에 kbs인가 어디에서 토요일날 방송하던.. (시사고발(?) 성격의 프로그램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아무튼 그 방송을 보면서 시사저널 파업사태에 대해 정확히 알게되었고,
    경제적 압박과 권력의 탄압속에서도 기자정신을 끝까지 지키며 '편집권 독립'을 위해 투쟁하던
    현 시사인(전 시사저널) 기자분들께 진정 감동받은 한 시민입니다.
    근데 뒷페이지에 있는 언론고시 준비생들의 덧글들을 보고있노라니..... 가슴이 아프네요.
    기자라는 직업은 성격상 그 어떤 분야보다도 직업적 가치의 실천이 우선시되야하는 사명을 갖고있는데
    우리나라의 언론을 책임져야할 기자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당장의 물질적 혜택에 눈이 어두워 기자정신을 망각하고, 언론인으로써 지켜야할 진정한 가치를 등한시하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양심을 팔아 몇푼의 돈을 손에 쥔다한들 그 돈이 스스로에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지........ 말입니다.

  3. Favicon of http://laystall.egloos.com/ BlogIcon laystall 2008.09.06 15: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사in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항상 잘 읽고 있어요. :)

  4. 미네르바 2008.09.06 2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창간 1주년 축하드립니다^^ 좋은 기사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우스운건 번역학원에서 우리말 실력을 기르려면 시사저널을 읽으라고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시사인을 읽으면 된다고 자동으로 수정해석하고 있습니다 ㅋㅋ

  5. Favicon of http://andnow.tistory.com BlogIcon 양용현 2008.09.07 16: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사IN 일주년, 축하하기에 앞서 쓰디쓴 현실의 높다란 벽이 있었다는 사실이 생각나 마음이 저며옵니다. 시사IN의 탄생은 그 자체로만은 분명히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진정 비난받아 마땅한 사건에 의해 탄생되었다는 것이, 그 사건에 대한 분노 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진정 축하해야 할 것은 탄생 후 일년만에 이만큼 성장했다는 것이겠지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무궁한 발전 있으시길 바랍니다.

  6. 레인 2008.09.08 04: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학조미료 비유가 아주 끝내줍니다.
    1주년 축하 드립니다.

  7. 선키스트 2008.09.08 2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시사IN의 일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아직 정기구독은 못하고 매주 월요일 가판대에서 사서 봐요. 사실 저는 어렴풋이 알고있던 시사저널 사건에 대한 호기심에 시사인이 어떤가 궁금해서 봤어요. 그러다 상식 스터디 한다고 매주 꾸준히 보게 된거죠~ 이번 호는 창간 1주년과 추석 특집으로 읽을 거리가 더 많더라구요 ㅎㅎ 취업하면 꼭 정기구독할꺼에요. 그때까지 시사인이 1년을 걸어온 만큼 더 힘차게 나아가길 바랍니다.^^

  8. 여름은 가라 2008.09.09 14: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시사인 1주년 관련 토론회 부분을 읽고 있는데, 앉아 계신 분이 한반도인 쪽을 읽고 계시더라구요..ㅋㅋ 시사인 애독자를 만나서 반가웠지요.. 1주년 정말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반듯한 시사인 기대할께요..

  9. 후신아빠 2008.09.09 2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떤분이 제가 시사인을 보고 있으니 넘 과격한 잡지 아닌가 묻더라구요...

    상식이 통하는게 과격인지는 모르겠으나 시사인으로인해 시야가 넓어짐은 말해주고

    싶었으나 참았습니다.

  10. 지나가다 2012.06.15 0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론계가 뻔한 바닥입니다. 언론계 첫발이 곧 여러분의 기자로서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삶의 길과 죽음의 길이 여러분 앞에 놓여있습니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립니다.

    마지막 두 줄... 위협적이군요. 협박인가요?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