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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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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 무용과의 진실... 끝나지 않은 싸움

'문화예술 지못미' 프로젝트 | 2012.10.24 10:17 | Posted by 소셜미디어의 촌철살인마 독설닷컴



주> 오늘 아래 기사와 관련한 재판에 증인으로 법정에 갑니다. 

올 봄에 썼던 기사인데... 

한 번 읽어 보시죠. 




“우리 딸 치료비로 8000만원을 내놓아라. 교수 4명이서 2000만원씩 공평하게 내라. 그렇지 않으면 교수들의 비리를 폭로하겠다.” 교수들에게 이처럼 ‘공갈 미수’를 했다는 혐의로 학부모 정정곤씨가 고소를 당했다. 그를 고소한 사람은 정씨의 딸이 재학 중인 공주대 무용과 교수들이었다.


정씨와 교수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발단은 고소가 있기 두 달 전인 2011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씨는 무용과 교수들을 찾아가 항의했다. 항의 내용은 두 가지였다. 딸이 무용과 수업 중에 큰 부상을 당했는데 학교 측이 아무런 조치나 보상을 하지 않았다는 것, 또 하나는 무용과 운영에 비리가 있으니 개선하라는 내용이었다.



공갈 혐의로 교수들이 학부모 고소


정씨의 딸 정소라씨는 2006년 공주대 무용과에 입학했다. 2007년 봄 학기 소라씨는 수업 시간에 물구나무를 서다가 넘어져 크게 다쳤다. 병원에서는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소라씨는 학교에서 제적 처리됐다가 1년 뒤인 2008년 가을학기에 재입학하는 절차를 밟았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았던 소라씨는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특히 수업 시간 외에 진행되는 레슨과 교수들이 주최하는 공연에 참가하는 것을 힘들어했다. 그렇다고 레슨이나 공연에 마음대로 빠질 수도 없었다. 이런 사정을 털어놓자 화가 난 아버지 정씨는 교수들에게 항의를 하고 나섰다고 한다. 그런데 교수들의 반응이 미온적이자 대학 당국에 직접 따지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초 대학 측은 무용과가 속한 인문사회과학대 학장 주최의 면담을 정씨에게 요청했다. 박찬일 학장과 이정만 부학장, 김덕수 대외협력본부장, 최선 교수(당시 무용학과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씨는 무용과 교수들의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고 한다. 무용과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직접 파악해 작성한 117개 항목의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박찬일 학장은 정씨에게 치료비를 원하는지 여부와 사과 외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타진했다. 면담에 동석했던 한 교수는 “진정인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서 학장이 우회적으로 물었던 것이다. 당시 정씨는 금전적인 보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라고 기억했다. 박찬일 학장은 무용과 교수들이 정씨를 함께 만나 합의점을 모색하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후 최선 교수와 무용과 교수들이 정씨를 함께 만났다. 이 자리에서도 금전적 보상에 관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당시 무용과 박 아무개 교수는 정씨에게 딸의 부상에 대해 사과하고 정씨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씨는 박 교수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이후 박 교수에게는 일절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교수들과는 갈등이 계속되었다.


그러던 중 정씨가 교수들에게 고소를 당한 것이다. 실제로 무용과 교수들에게 합의금 8000만원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정씨는 “최선 교수가 교수 1인당 1300만원씩 걷어서 줄 수 있다고 제안을 했다. 이후 학교 행정실 직원이 찾아와 의견을 타진하기에 그동안 들인 등록금에 치료비, 그리고 심리적 보상을 위해 8000만원은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이것이 나중에 악용될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상황은 급반전했다. 교수들은 정씨를 공갈 미수 혐의로 고소했고, 정씨가 돈을 노리고 학교에 문제 제기를 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총장실에 공개 편지를 보내며 무용과 운영 개선을 요구했던 학생들도 많이 떨어져 나갔다. 상처를 입은 정씨는 이후 국민권익위원회를 비롯해 국무총리실·청와대·교육과학기술부 등에 탄원서를 내고 교수들의 각종 비리 행위를 경찰에 고발했다.


정씨가 각계에 탄원서를 내고 경찰에 고발한 의혹은 크게 다섯 가지다. 하나, 불필요한 레슨을 강요했다는 점이다. 공주대 무용과 학생 중 한국무용 전공(최선 교수 지도) 학생들은 매년 60만원씩, 발레 전공(박경숙 교수 지도) 학생들은 매년 90만원씩, 현대무용 전공(김신일 교수 지도) 학생들은 매년 120만원씩 레슨비를 내고 수업 시간 외 강습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 레슨이 투명하고 자발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정씨가 문제 제기에 나선 것이다. 정씨가 무용과 학생들에게 확인한 결과 교수들이 학점이나 장학금을 빌미로 (학생들에게) 레슨받을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슨을 진행하는 강사가 학교에 등록되지 않은 무자격자라면서 강사의 질도 문제 삼았다. 레슨비 일부가 교수에게 전달되는 것 같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둘, ‘학회비’ ‘파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어왔다는 점이다. 공주대 무용과 학생들은 파트비(12만~24만원), 학회비(10만원) 등으로 매년 일정액을 내고 있었다. 정씨는 이런 돈을 걷을 이유가 없으며, 돈이 교수 연구실의 소모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되는 등 학생을 위해 쓰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 친인척 일에도 학생 동원해


셋, 각종 공연이나 행사 출연을 강요했다는 점이다. 충남도민체전·충남장애인체전·백제문화제·고마나루축제·서동요축제·부여연꽃축제 등 지역 축제는 물론 심지어 경로잔치에까지 가서 공연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공연이나 행사에 출연해도 학생들이 출연료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정씨 주장이다. 또 교수들이 레슨 시간에 학생들에게 무용 기본기를 가르치기보다는 이런 공연이나 행사 연습을 시켰다는 것이다.


넷, 교수들이 친인척과 관련된 일에 학생들을 동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정씨와 학생들에 따르면, 최선 교수는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월드컵 댄스를 가르치라고 무용과 학생을 보냈고, 박경숙 교수는 무용 전공자인 남편의 공연을 보고 리포트를 써오라고 시켰으며, 김신일 교수는 발레를 전공한 딸에게 학생들이 레슨을 받게 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불성실한 학사 운영에 대한 것이다. 정씨는 최선 교수와 박경숙 교수가 무자격자인 졸업생을 수업 강사로 쓰는가 하면, 김신일 교수는 수업에 거의 들어오지 않고 강사가 수업을 대신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무용과 교수들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교수들은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만 레슨을 진행했고 레슨비는 실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김신일 교수는 “레슨을 받으면 기량도 좋아지고 취업에도 도움이 된다. 문제가 되어 레슨을 없앴는데 오히려 아쉬워하는 학생이 많다”라고 말했다. 학회비와 파트비는 학생들이 알아서 걷은 것으로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교수들은 밝혔다. 외부 공연 역시 원하는 사람만 했고, 취업을 위한 경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최선 교수는 “경로잔치의 경우 새마을운동협의회가 주관한 행사였고 지역사회를 위한 행사였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가 출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공연 출연료를 주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주최 측에서 출연료 명목으로 따로 준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일 교수는 “우리가 받은 돈은 제작비를 충당하기도 힘든 금액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들의 의상비와 교통비, 식비는 대부분 지불했다고 밝혔다. 최선 교수는 “공연 경력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 모두 학생을 위한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우리는 피해자다. 학생들이 교수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교육은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데 그 기반이 흔들렸다”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빠진 학생 레슨비를 대신 채워야”


친인척 일에 학생들을 동원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교수들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경숙 교수는 “남편의 공연을 보고 리포트를 제출하라고 한 적이 없다. 희망하는 학생들만 관람한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김신일 교수는 “딸은 러시아에서 8년 동안 발레를 배웠다. 국제발레지도자 자격증도 가지고 있다. 발레는 현대무용의 기본이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도록 주선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수업이 불성실했다는 학생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몸이 불어 직접 무용을 가르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강사에게 수업 지도안을 주고 대신하게 했는데, 다소 소홀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 이번 겨울 10㎏을 감량했다. 올해부터는 직접 강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교수들의 이런 해명에 대해 학생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레슨의 경우 교수의 필요에 따라 교수가 주관한 것이었다고 한 무용과 학생은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학생들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시험 전날까지도 공연 준비를 위한 레슨을 받아야 했다. 또 다른 학생은 “2011년 가장 힘들었던 일은 시험이 아니라 충남도민체전이었다”라고 말했다.


무용과 졸업 예정자인 김 아무개씨는 “도움이 되는 작품을 연습해야 레슨이지 공연이나 행사 준비를 하는 것이 레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레슨을 받지 않는 학생이 생기면 다른 학생들이 그 학생이 빠진 만큼 레슨비를 채워넣어야 했다. 내가 돈을 걷어 전달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외부 공연과 관련해 의상비와 식비, 교통비 등을 지불했다는 교수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반박했다. 가끔 밥을 사주거나 주최 측이 식권을 주는 경우는 있었지만 대부분 자체적으로 해결했다는 것이다. 한 무용과 학생은 “대학생이면 성인인데, 공연하면 공연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라에서 지원을 해주는 공연에 출연하면서 공연비를 받기는커녕 의상비·간식비를 우리가 따로 준비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최근 박경숙 교수가 외부 출연료를 학생들에게 지급한 일이 있었는데 그 과정 또한 석연치 않다. 박경숙 교수의 조수 노릇을 하는 학생이 발레 전공 학생들의 통장과 비밀번호를 받아 대신 관리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이 학생은 공연에 출연한 학생들 통장에 출연료가 들어오면 바로 빼내 자신의 통장으로 옮겼다고 한다. 이 학생은 “학생들 통장에서 빼낸 돈은 다음 공연 때 의상비로 쓸 예정이어서 내 통장에 모아두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이 학생은 공연이 취소되어 의상비가 필요 없어졌다며 돈을 해당 학생들에게 돌려주었다. 왜 학생들이 자신들의 공연도 아닌데 의상비를 직접 내야 하느냐는 질문에 통장을 관리한 학생은 명확한 답을 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박경숙 교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한 일이다. 이 모든 과정은 공연 시작 단계부터 학생들과 의논해 정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정곤씨는 이들 의혹 외에 국립대 교수들이 사설 무용단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를 했다. 공주대 무용과 교수들은 ‘최선무용단’ ‘박경숙 프르미에르’ ‘김신일 코스모폴리탄’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 학생은 “교수들의 티켓 강매 때문에 관광버스를 대절해 여기저기에 공연을 보러 다녀야 했다”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정씨는 이들 교수 일부가 사업자 등록 주소를 교수 연구실로 했는데, 이는 국가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해당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경숙 교수는 “사설 발레단이 아니라 동문 중심으로 구성된 임의 단체다. 영리를 목적으로 한 단체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학부모와 교수 간에 이처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데도 공주대는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교과부가 지난해 12월6일 진상조사를 지시하고 1월18일과 2월17일에 추가 재촉을 했는데도 조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2월24일 현재 진정인 조사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진상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에 대한 답변도 유보했다.


현재 경찰은 정씨 고발에 따라 공주대 무용과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국민권익위원회 또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무용과 교수들에게는 학생들이 봉인가?


원치 않는 레슨, 그리고 무리한 공연 차출과 출연료 갈취, 갖가지 명목으로 금품 걷기…. 이것은 비단 공주대 무용과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트위터에 관련 내용을 올리자 무용과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제보가 쇄도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무용과에서 보편화된 것들이라는 주장이었다.


이들의 제보에서 가장 흔하게 확인되는 것은 교수들이 자신의 공연에 학생들을 동원하는 관행이었다. 공연 연습은 레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됐고 이 과정에서 레슨비를 따로 챙겼다. 학생들에게 의상을 각자 준비하도록 시킨 교수도 상당수였다. 한 무용과 졸업생은 “무용과에 입학해서 제일 처음 교수에게 들은 말이 ‘너희들 집에 돈 많지?’라는 말이었다. 다니면서 이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교수들을 극진히 섬겨야 한다. 한 무용과 졸업생은 “부모들이 무용과 수학여행까지 따라와 교수를 접대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신문에 종사하는 강 아무개 기자는 무용과에 만연한 이런 비리들을 폭로하겠다는 생각에 기자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졸업하는 순간까지도 교수들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벗겨먹을까’만 궁리했다. 졸업 논문을 제출하겠다고 했더니 논문 봐줄 시간이 없다며 졸업 작품을 만들라고 했다. 그 바람에 강사에게 강제 레슨을 받아야 했고, 학교 연습실이 있는데도 외부의 강사 연습실을 돈을 주고 이용했다”라고 말했다.


강 아무개 기자가 다닌 무용과는 재학생 부모를 불러서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입학할 때와 졸업할 때 교수가 부모님을 학교에 모시고 오라고 했다. 어머니를 만나서는 실력이 부족하니 레슨이 필요하다며 다그쳤다. 얼마나 다그쳤던지 어머니가 우셨다. 중·고등학교도 아니고 대학교에서 학부모를 부르고 또 울린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비난했다.


이런 전횡이 문제가 되는 것에 대해 한 중견 무용인은 두 가지 이유를 지적했다. 하나는 “무용 작품으로는 도저히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에 교수들이 결국 학생들을 온갖 명목으로 털어낼 수밖에 없다”라는 것이다. 무용계의 폐쇄성 또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문제 제기를 하는 순간 이 바닥에서 찍히게 돼 있다. 그러니 입바른 말을 하기 어렵다.”


성희롱과 성추행 문제도 있었다. 한 국립대 학생은 “학교 축제 때 무용과 여학생이 무용과 남자 교수 무릎에 앉아 술을 따르는 것을 보고 기절할 뻔했다”라고 제보하기도 했다. 한 무용과 졸업생은 “교수님들이 높은 분을 만나러 갈 때 학생들이 차출되어 술자리에 따라가기도 한다. 노래방까지 같이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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