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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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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가면 편해진다. 
용이 되려고 하다가 이무기가 되는 것이다.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의전'이라는 것이 있다. 
기자회견에서 일정한 '의전' 즉 '짜고 치는 고스톱'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은 없어서도 안 되지만 넘쳐서도 안 된다. 

'의전'에 따라서 미리 예정된 것으로 할 건 하고...
그리고 궁금한 국민들을 대신해 질문하는 기자들 질문을... 
최소한 몇 개는 받아줘야 하지 않을까???

빤히 '짜고 치는 고스톱'인데...
진심이 돋보이고 국정에 대한 깊은 고민이 보인다고 떠벌리면...
그건 참 난감한 일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의 일이다.


“대통령님께서 남태평양의 무인도에 가게 되었는데 딱 세 가지만 가져가실 수 있다면 무엇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1999년 2월21일, 제3차 국민과의 대화 도중 방청석에서 한 여대생이 일어나 이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김대중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실업 문제와 부정부패, 지역 감정 이 세 가지를 송두리째 가져가 버리면 우리 국민들이 좀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치 문답처럼 보이는 이 질문과 대답은 사전에 미리 계획된 ‘준비된 대화’였다.
제3차 국민과의 대화를 주관한 서울방송이 맡은 역할은 질문은 던질 적절한 사람을 물색해 배역을 정하는 것 뿐이었다.
이 질문과 대답은 미리 청와대가 준비한 것이었다.


'재치 문답'식 질문과 답변 설정에는 외부 기관이 관여했다. 
아이디어의 출처는 대통령비서실과 외주 홍보대행 계약을 맺고 있는 한 광고대행사였다.
이 광고대행사는 청와대측과 1999년부터 1년 단위 외주 계약을 맺고 홍보 관련 기획을 맡고 있었다.
청와대는 이곳 외에 다른 광고기획사와도 외주 계약을 맺고 대통령 홍보를 맡기고 있었다.


두 광고대행사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PI(president identity;대통령 이미지 관리)였다.
청와대가 대통령 홍보를 위해 외부 업체와 계약한 것은 이전 정권에서도 있었던 일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대통령 홍보를 위해 외주 업체를 쓰고 있다.
(백악관 직원의 10% 내외가 공보직이다)


두 광고대행사는 제3차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통령의 기지를 엿보게 만드는’ 질문과 대답을 제공했다.
드라마 주인공 아역 배우의 ‘왕따’ 관련 질문과 ‘가장 칭찬하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는 한 회사원의 질문도 모두 준비된 것이었다.
‘왕따 문제에 대해서는 어른들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4천5백만 전국민을 칭찬하고 싶고 그 중에서도 신지식인을 특히 칭찬하고 싶다’고 말한 대통령의 대답도 물론 준비된 것이었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해서 답변이 A안과 B안으로 나뉘어 준비되었다.
A안은 실제 답변한 것처럼 노골적으로 자나깨나 나라를 생각하는 것처럼 답하는 것이었고
B안은 통상적인 답변 말미에 재치를 더하는 말을 넣는 것이었다.
대부분 A안으로 결정되었다.

(이 실무를 담당했던 행정관은
노무현 정부들어 삼성 구조조정본부에 이사로 취직했고
관련 업무를 관장했던 비서관은 백조로 내내 놀다가
이명박 대통령 대선 캠프에 어렵게 숟가락을 얹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낙하산 가방을 얻지는 못했다.
둘은 청와대 비서관이나 행정관이
게으르고 멍청하고 오만하지만
무지하게 힘이 세다는 것으로 몸으로 보여주었다.)


제4차 '국민과의 대화'를 앞두고
나는 <시사저널>에 '국민과의 대화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기사를 썼다. 
그러자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그리고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는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증거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나의 존재 자체가 증거였다.


재치문답 아이디어는 사실 내가 제공한 것이었다.
해당 광고기획사의 청와대 외주홍보 대행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나는 국민과의 대화에 쓰일만한 재치문답 아이디어를 제출했고, 이것이 채택되어 실재 방송에서 구현되었던 것이었다.

(내가 냈던 아이디어들이 그대로 실현되는 것을 보고 씁쓸한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국민과의 대화가 짜고치는 고스톱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채택되어 어깨가 으쓱하긴 했지만 국민을 기만한 것이어서 마음이 불편했다.
변명하자면, 아이디어를 낼 때 정말 대통령이 그대로 따라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후에 내가 낸 아이디어가 몇 가지 더 채택 되었는데,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들이었다.
오직 국민과의 대화 때 냈던 아이디어만 개운하지 않았다.
아무튼 내가 나쁜 일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ㅋㅋ)


청와대는 내 존재를 확인하고 항의를 멈췄고,
광고대행사들만 된서리를 맞았다.
(내가 언론사에 입사하지 않았다면 몸담았을 지도 모르는 곳이다.
청와대에서 내 아이디어를 계속 채택하자
광고대행사에서는 아르바이트비를 10만원이나 올려주는 성은을 베풀기도 했었다.)


김대중 정부는 1차와 3차 국민과의 대화는 이런 식으로 각본대로 진행했고
2차와 4차 국민과의 대화는 사전 각본 없이 진행했다.
어느 것이 효과적이었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어느 것이 바람직한지는 명확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솔직한 대화를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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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보라공 2008.09.04 1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사보니 짜고치는 고스톱에 대해서 벌써 나왔더라구요..
    ㅎㅎㅎ
    방송3사도 모자라 YTN, MBN까지 중계한다던데...
    그날은 꼭 저녁에 친구만나고 영화라도 보고 집에 늦게늦게 들어와야할 것 같아요
    ㅋㅋㅋ

  3. 알바비 2008.09.04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민과의 대화라...
    대화가 될래나 모르것내요...
    대화장소를 조계사 마당해서 하면 좋겠구만...

    대화가 안되면 그냥 치구박구라두 함 허고 싶구만요...
    대화허다가 안되면 뭐 수배내리구, 손해배상 청구허구 그러지나 않을까 몰라요?

  4. 2008.09.04 1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거 오타아닙니까?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있습니다'에서 '질문있읍니다'로.. ㅋㅋ

  5. 궁금 2008.09.04 1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여정부때는 어땠었는지도 같이 밝혀주시면 좋겠습니다.

  6. Favicon of http://www.co2n.com/tt BlogIcon co2N 2008.09.04 1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에선 만약 전화연결을 한다면 사전 녹음도 할지 모르겠군요.
    인터넷 리플도 조작된 메세지가 가능하겠구요.
    다음 날 헤드라인까지 다 준비되어있을지도.

  7. Favicon of http://kkuks81.tistory.com BlogIcon 바람몰이 2008.09.04 14: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때 그 질문과 대답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방송을 보며 '정말 훌륭하신 분이야..'라 했던 어린 마음도 떠오르는 군요.

    • fh-tk 2008.09.04 2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그때가 기억나는데..질문과 답이 마치 주어진 대본 읽듯이 어색한 느낌이 들어서 속으로 저거 뭐 다 준비된 거 짜고치는 고스톱이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근데 그게 정말 사실이었군요..

  8. 비켜비켜 2008.09.04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자님이 대통령이 되시면 정말 재미있는 국민과의 대화를 하시겠따...ㅋㅋㅋ.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언제나 명쾌한 글을 읽으며 머리가 숙여지고 님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님은 진정 살아있는 양심이십니다

  9. 커피한잔 2008.09.04 15: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쓴이의 의도는 무엇인가? 당신말대로 짜고치는 고스돕이라면 당신은 당사자가 아닌가?
    그런데 본인이 고스톱을 짜고 치고선 떠벌리는 이유는? 그것도 대가 지나도 한참이나 지난뒤에?도데체 까발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판에는 그 고스톱판에 끼지 못하는 설움때문에? 가장 비열하고 치사한 인간이 아닌가?

    • 연습생 2008.09.04 1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잉??? 이거 뭐...

    • 애 쓰십니다.. 2009.06.29 2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수고 많으십니다.. 약간 다른 관점에서 보고 허를 찌르고싶으셧으나 .. 헛발질 하셧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좀더 실력을 쌓으셔야 겠습니다.. 괴변도 급이 있죠 .. 이래서 어디 먹고 사시겠어요??

      허긴 청와대 대변인부터 안기부까지 요새 힘좀 쓰신다는분들 수준이 딱 님보다 약간 나은정도이니 ... 거기서 거기네요 ...

      암튼 다음번엔 좀더 포스가 느껴지는 괴변 기대하겠습니다....

      비웃음을 많이 사더라도 너무 괴로워 마시고 열심히 사세요 .. 사는게 어차피 뭐 다 같은곳으로 가는거 아니겟어요?

  10. 연습생 2008.09.04 17: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KBS의 질문 관련 게시판 글들이 ㅋㅋㅋ
    대단하더이다. 지금 이명박에 대한 민심이 어떤지 대략 알수 있겠더군요.
    님 만수랑 사귀나요? 란 질문이 기억나네요 ㅋㅋ

    이런 상황에서 설마 리얼로 하겠어요... 다 짜고 이미지 메이킹하는거죠.
    저거 보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함.

  11. 커피마시지마 2008.09.04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해성사와 같이 자신의 일을 말하는 것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용서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지난 날의 잘못을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글쓴이가 치졸하고 비열했다면 광고사에 협박을 했을지언정
    이렇게 만방에 일을 알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경제적으로는 더 성공하였을지도 모르지요.

  12. 창조인 2008.09.04 2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한다고하는사람 절반 못한다고하는사람절반 영양가없는소리 나불거릴거고
    지난번 아침이슬들음서 사죄한다고했다가 뻥이요 한것처럼 미사구어만 신나게 할껀데
    전기료아깝겠죠?참 못한다고 말하는사람 손해배상들어갈지몰라 차라리 잘한다잘한다 아주 잘한다 박수~~~운하도파고 할것 원없이해라~그래야함

  13. 인비지블 2008.09.05 0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AHAHA.
    청와대 曰 4시간짜리 리허설 해봐야겠다.

    ...What?

  14. 참내 2008.09.05 0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뭐 양심고백도 아니고...
    지금 한나라당 알바랑 다를게 없잖습니까.
    아쉬울땐 대통령 똥구멍 쪽쪽 빨아주다가 안 아쉬우니까 이제서 까발리는겁니까?

    당신이 사기친건 아니지만, 사기칠거 알고 사기방법 알려준것도 사기친것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뭘 사과를 하는것도 아니고 잘난듯이 이런글 써놓은거 보니 화가치밀어 오르는군요.

    어디 이번엔 mb수령 질문 답변도 아이디어 제공하시죠?
    왜? 이번에는 밥줄끊기니까 양심고백 못하십니까?

  15. 맹박고돌이 2008.09.06 1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도 짜고치는 고스톱의 일부가 아닌지 몰라?
    맹박이야 본시 남탓이 장기인데 다 짜고친다고 핑계대기 위한 포석으로 분위기 잡는거 아녀?

  16. Favicon of http://fishingbear.tistory.com BlogIcon 어웅 2008.09.09 1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간에 반전이 장난없군요

  17. 김군 2008.09.13 1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기라고 할 수는 없지요. 준비라고 하는것이 어떨까요. 간단하게 예를 들면 면접을 볼때도 사전준비를 하는 것처럼.. 다만 그 목적에 문제가 있는거 아닙니까! 김대중 정부가 지금의 MB정권과 같은 목적으로 리허설을 하고 준비를 했을까요? 단호하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글쓴님의 의도가 그다지 와닫지 않는군요..

  18. 소심이 2008.10.08 1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야사는 많이 까발릴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쩝~, 세상에 비밀이란 없어야하는건데, 조용히 묻혀버리는 진실들이 많은것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어쨌든, 앞으로도 진실된 글 기대하겠습니다.

  19. 웃기는군 2009.03.17 16: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쓴이의 의도가 무엇일까요? 나좀 알아주소 하는 잘난척? 아니면 명박이 잘해라? 아니면 ........ㅉㅉㅉ

  20. 무리에요 2009.06.29 2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명박씨가 그런 솔직한 대화를 하리라고 기대하는 자체가 ...

    그보다는 우선 .. 이명박씨에게 시급한건 발음교정이 아닐까 싶네요 ..

  21. 무리 2009.11.27 2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디어를 낼 때 정말 대통령이 그대로 따라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러나) 이후에 내가 낸 아이디어가 몇 가지 더 채택 되었"다? (ㅋㅋㅋ)

    어차피 이렇게 된 마당에 당시 행정관 실명, 광고대행사 상호, 일시, 장소 등을 상세히 적어주시는 게 매너 아니겠습니까? 진실이라면서요? 공익을 위한 진실 공개는 바람직한 거니까요.


    그런데 이 글을 읽고 나서 왠지 이명박 대통령도 각본을 짜서 하셔도 관행이니 너무 비판하지 말자는 마음을 먹게 하는 것 같다는 이 기분은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