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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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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이유

달콤 살벌한 독설/독설닷컴 칼럼 | 2011.08.25 08:13 | Posted by 소셜미디어의 촌철살인마 독설닷컴



주) PD저널에 기고한 글입니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 투표 문안을 보자. ‘무상급식 지원 범위에 관하여’라는 질문에 ‘소득 하위 50%의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 실시’와 ‘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전면적으로 무상급식 실시’라는 답변 중에서 고르도록 되어 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

질문은 ‘지원 범위’에 관하여 물으면서 ‘지원 시기’까지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조건이 두 가지가 되었다. 그렇게 되면 경우의 수는 네 가지가 된다. 소득 하위 50%에게만 할 것이냐, 전면적으로 할 것이냐와 2012년부터 전면적으로 할 것이냐,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할 것이냐, 이 두 가지 조건이 결합한 네 가지 보기가 나와야 한다.

결합하면 이렇다. 1)‘소득 하위 50%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2)‘소득 하위 50%의 학생 대상으로 2012년부터 전면적으로(초등 2011년)’ 3)‘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4)‘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 대상으로 2012년부터 전면적으로(초등 2011년)’ 이 네 가지 안에 대해서 물어야 한다.

그런데 서울시 문안은 양 극단인 1)과 4)만 묻고 있다. 그 중간 값인 2)와 3)은 생략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오세훈 안’인 1)안을 좀 더 합리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극단적인 4)안을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그런데 4)안은 ‘곽노현 안’이 아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주장하는 안은 3)안이다.

서울시의 투표 질문은 비유하자면 이렇다. 오세훈과 곽노현이 냉면집에 갔다. 비빔냉면을 먹을까 국물이 있는 물냉면을 먹을까 논쟁했다. 오세훈이 투표로 결정하자고 했다. 그런데 질문지는 ‘비빔냉면 vs 잔치국수’로 되어 있었다. 곽노현이 따지자, 오세훈은 국물이 있는 것을 원했지 않느냐면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오세훈이 곽노현과 함께 냉면 집에 간 것을 부정하는 질문이다. 현재 진행되는 서울시 무상급식(초등 4학년까지 전면 무상급식, 초등5학년부터 중학생까지 부분 무상급식)은 곽노현 안과 서울시 안의 절충안이다. 전면 무상급식이라는 곽노현의 이상과 예산부족이라는 서울시의 현실이 결합한 것이다. 그런데 이 이상과 현실이 결합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든 초중등 학생 대상으로 전면 무상급식'이라는 것은 투표 문항에 없다.

현행 서울시의 부분 무상급식(초등 5학년~중학생까지)은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편부모 가정’ 등 하위 20% 정도의 서민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가 50%안을 내민 것은 ‘무상급식을 확대한다’는 ‘곽노현 안’의 방향성에 동의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곽노현 교육감이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하자고 하는 것은 서울시의 현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리고 서울시민의 대표기관인 서울시의회가 이를 추인했다.

‘오세훈 안’은 여기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다. 이번 주민투표를 ‘오세훈 안’과 ‘곽노현 안’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투표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서울시의회 의결을 거쳐 이미 실시되고 있는 절충된 ‘곽노현 안’에 대해 오세훈 시장이 트집을 잡는 것을 받아주느냐 마느냐에 대한 투표이다.

서울시 초중등 무상급식에 대한 ‘오세훈 안’은 틀린 방안은 아니다. ‘곽노현 안’과 다른 방안일 뿐이다. 그 차이는 2014년까지의 목표를 100%로 하느냐 50%로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비유하자면 목표를 1등으로 하느냐 중간 정도로 하느냐의 차이 정도다. 어떻게 이 차이가 주민 투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인가? 

‘오세훈 안’은 ‘틀린’ 방안은 아니지만 무상급식 주민 투표는 ‘틀린’ 방식이다. 세몰이식 주민 투표 서명 받기와 182억을 들인 주민 투표 실시는 행정력의 낭비고 예산의 낭비다. 이상도 일치하고 현실도 감 안했는데, 목표를 100%로 하느냐 50%로 하느냐의 차이를 절충하지 못해 이런 ‘헛힘’을 쓰는 것은 사회적 낭비다.

무상급식 주민 투표를 놓고 진보와 보수가 마치 해방 직후 ‘찬탁 vs 반탁’으로 나뉘어 싸우던 때처럼, 혹은 조선시대 ‘예송 논쟁’이 당파 싸움으로 비화되던 때처럼 으르렁거리며 싸우고 있다. 사소한 차이를 놓고 이런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사회적 갈등이 표출되도록 방기한 데는 언론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언론이 제대로 된 공론장 역할을 하지 못해 이 ‘몰상식의 경연장’을 방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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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25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2011.08.25 1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순둥이 2011.08.25 1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예산에서 충당안한다면 어떻튼 상관없습니다.특히 저소득층을 위한 예산이나,노인복지를 위한 예산등에서 빼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어느나라에서처럼 많이 가지신 분들이 더 많이 내주신다면 바랄께 없겠지요..우리 나라에 그럴분이 얼마나 계실까 의문입니다만......

  4. 사슴코 2011.08.25 2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상급식.교육비 다 지원해 주다 보니 특히나 저소득층 지원되는 분들 일할생각 안하더라구요. 잘사는 사람들이아닌 중간 서민들 정말정말 힘듭니다.
    100%지원해주고 남는 금액5만원 정도도 안내는 사람들 많~~습니다.

  5. 몰락해가는군 2011.08.25 2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슴코님 말씀이 맞습니다 공짜밥 좋아하다 몰락하는거지...세상에 공짜가 어딧나....나중에 다 세금으로 다 돌아오는것을...저소득층사람들이야 세금도 별로 안내고 공짜로 급식시켜준다고 하고 교육비 다 대준다니 얼씨구나하고...이러다 일본꼴 난다...

  6. 아이러니 2011.08.25 23: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육비로 무상급식 하게 되서 힘든 것보단, 직'간접적으로 따박따박 내는(하다 못해 담배값에도 교육세가 다 붙는데) 교육비가 모두 관련된 분야에 제대로 쓰여지고 있나 생각해 볼일 입니다. 무상급식 땜에 세금이 더 오르는 게 아니라 교육세가 제대로 쓰여져 우리 아이들에게 질좋은 급식을 맘껏 먹일 수 있다면 누가 뭐라겟습니까? 소득 대비 철저한 세수 행정이 이루어져야 하구요.서민들에게는 단돈 몇십만원에도 가산금이니 압류니 서슬이 퍼런데, 일명 소득 상위분들은 ...

  7. 수퍼우먼 2011.08.26 0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몰상식의 극치.. 명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