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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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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에 대한 예의'가 없는 오디션 권하는 사회

달콤 살벌한 독설/독설닷컴 칼럼 | 2011.03.01 22:18 | Posted by 소셜미디어의 촌철살인마 독설닷컴



요즘 TV에서 창궐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보면 마치 로마시대 원형경기장의 검투사 시합을 보는 기분이다. 88만원세대 노예들은 오디션 원형경기장에서 박 터지게 싸우고, 기성세대 관객들은 TV로 구경하고 ARS로 응원 함성을 보내고, 마지막으로 연예인 황족들은 엄지손가락 올렸다 내렸다하며 합격 불합격을 결정짓는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로마시대 검투사 시합보다 더 나은 점이 있다면 목숨을 걸고 싸우지는 않아도 된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한 명의 승자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그들은 심사위원들의 갖은 독설을 받아낸다. 마치 ‘음악의 신’처럼 군림하는 심사위원 앞에서 그들은 열창 뒤에 죄인처럼 서서 꾸중을 듣는다.

<슈퍼스타 K2>, <위대한 탄생>, <신입사원>, <코리아 갓 탤런트>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의 뒷그림자가 보인다. 젊은 지원자들이 죄인처럼 서서 온갖 독설을 받아내야 하는 포맷이 바로 우리 사회의 알레고리 아닐까?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들의 시선으로 기성세대가 지금 88만원 세대를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닐까?

기성세대는 88만원세대를 적자생존의 경쟁으로 떠민 것에 대한 반성 없이 편안한 관중석에서 그들의 발버둥을 즐긴다. 그러면서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왜 세상이 그지 같애? 세상은 원래 그런거야! 네가 찌질해서 그 모양 그 꼴인거지. 벗어나고 싶어? 그럼 발버둥쳐? 우리도 다 그렇게 컸어’  




압권은 MBC의 아나운서 오디션 프로그램 <신입사원>이다. MBC는 신입 아나운서를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이 발상에는 ‘왜 가수는 오디션이 되고 아나운서는 안 되나? 아나운서만 성스러운 직업인가? 아나운서도 오디션으로 뽑으면 참신하지 않을까’라는 전제가 들어 있다.

물론 아나운서의 역할은 시대 변화에 따라 변하고 있다. 많은 아나운서들이 쇼·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시청자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있다. 그 친근감이 뉴스 전달력을 높이는 것인지 혹은 방해가 되는 것인지는 아직 연구가 되어 있지 않지만 어쨌든 우리말을 가장 잘 구사하는 아나운서들의 역할이 방송에서 확대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대중을 대상으로 스타를 선발하는 방식의 가수 오디션과 평범한 입사 시험인 아나운서 선발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 세계의 불문율은 입사 관련 정보는 노출하지 않는 것이다. 그 사람의 미래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MBC 아나운서 오디션에 떨어지는 모습이 전 국민에게 노출된 사람을 KBS나 SBS가 뽑을 수 있을까?

입사를 놓고 회사와 지원자는 철저하게 갑과 을의 관계다. 갑이 요구하는 것을 을이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슈퍼갑’ MBC는 지금 지원자들에게 금도를 넘어서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아니면 말고'의 문제를 넘어서는 것이다. MBC가 아나운서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신체포기각서' 수준의 서약서를 미리 받아두는 것은 탈락자들이 나중에 초상권 운운하지 않도록 미리 수를 쓴 것으로 볼 수 있다. 꿈에 도전한 대가가 방송에서 남의 들러리를 서는 것이라니, 참으로 가혹한 형벌이 아닐 수 없다. 다른 방송사보다 MBC에서 아나운서로 일하기를 꿈꿨던 한 후배가 자신은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지 않았다며 “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것이지 구경꺼리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MBC가 아나운서를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선발하는 것에 대해서 설문을 돌려보았다. 111명이 답한 가운데, ‘천박하다(49%-54표)’가 ‘참신하다(29%-33표)’ 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관심없다(22%-24표)’는 답도 많았다. MBC가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풀어낼 지 모르겠지만 대중의 시선이 삐딱하다는 것은 염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나운서가 아니라 MC 선발이었다면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이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입사의 문제가 아니라 챔피언 결정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나운서가 가진 상징가치만을 얄팍하게 이용한 이런 변형 입사시험을 방송하는 것은 깊이 따져봐야 할 문제다. 재미있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사장을 오디션으로 뽑아라.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의 창궐은 ‘약자에 대한 예의’가 없는 사회, ‘강자만 할 말 다 하는 세상’의 알레고리다.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때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사람들은 그렇게 되면 노동하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노동하기 힘든 나라, 그 덕에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었다. 그런 사회가 방송에서 재현되고 있다.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젊은 세대를 기성세대가 팔짱 끼고 구경하고 있다. 


주> PD저널에 기고한 글입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zapatista 2011.03.01 2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글의 법칙만이 대한민국을 지배하는듯하네요...

  2. 몽니 2011.03.02 0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엇다면
    자격요건에서 학력니 뭐니 따질것은 다 따졋을건데요..
    아마도 연예오락 전문이 아닐지...
    어쩌면 아나운서와 엠씨를 전문화시키려고 하는지도 모르겟네요
    요즘 연예오락 잘나가는 엠씨들 잘배우고 잘생기고 그런사람들은 아니잖아요

    참여자격제한이 없다는것
    그것이 약자에 대한 배려의 일부부누 아닐까요?

  3. 음냐 2011.03.02 0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티비를 안봐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미쳐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네요..

  4. 김희정 2011.03.02 2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십니다^^

  5. 에어콘 2011.03.04 0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정말 공감합니다. 어쩜 내가 느낀거랑 이렇게 완벽하게 똑같을수있지? 시사IN 구독해보고싶은생각이 이글때문에 급땡긴다.

  6. 밀망구스 2011.03.04 0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별로 달갑지 않고 볼 생각도 없지만 ....
    얼굴 예쁘고 잘 생긴 사람 몇명 추리기 시작하고 언론에서 엄친딸 ... 뭐 이런 식으로 이슈 몰고 그러면 시청률은 잘 나올지도 ....

  7. 마틴 2011.03.04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방송사보다 MBC에서 아나운서로 일하기를 꿈꿨던 한 선배는 자신의 꿈을 위해 주변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번 오디션에 '응모' 했습니다. 절실하면 이루어지는 법이니까요.
    흥미위주가 아닌, 그 선배의 꿈을 위해 그리고 말씀하신 것 처럼 약자를 배려할 수 있는 진정성을 갖기 위해 MBC가 얼마나 큰 노력을 할지 기대됩니다.

  8. 이석 2011.03.04 1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까지 입사 정보가 노출되지 않아 기회를 가져본 일 조차 없는 약자들에게는 신입사원이라는 프로그램이 생긴 덕분에 더 많은 눈이 감시하는 공정한 대결을 기대하고있지 않을까요?언론고시니 방송고시니 근처에도 오지 못하도록 장벽을 쳐놓고 그들만의 잔치로 끝내는 범접하지 못할 직업으로 끝까지 남아야 하는건가요?국민의 눈을 증거로 국민의 응원을 통해 언론에 몸담게 된다면 지금까지 아나운서 자리를 거쳐 자연스럽게 사회의 주류로 편입해 가진자의 입이 되어 버렸더 폐단도 조금은 사라지지 않을까요?이런 기대 조차 너무 순진하고 어리석은가요?똥을 칠하든 칠갑을하든 세상 많은 곳에 또다른 허각이 있길 바라는 것이 힘없는 약자들의 지정한 바람일 겁니다 지금 보시는건 강자의 눈이죠 무언가 거래할 무기가 없는 사람들은 실패 확률이 있더라도 엠본부에 희망을 걸 것이고 더 많은 무기를 가진 사람은 다른 본부에 들어 가겠죠 노예든 광대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참가하지 말아야죠

  9. 과연 2011.03.04 1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설문에 응한 저 111명에 대한 Sampling이 어떻게 이루어졌을지 궁금하네요. 엄청난 표본오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10. 바라는 바가 있다면... 2011.03.04 1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신과는 다른 의견을 피력한다고 트윗 팔로워를 일방적으로 block하는 고재열씨의 행동양식을 보면서, 그런 폐쇄적인 사고로 어떻게 객관적인 글쓰기가 가능할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봅니다. 님의 글은 비판보다는 비난에 가깝습니다. 이 리플도 삭제하실 건가요? 주변 소리에 귀 막고 눈 감지 말고, 부디 열린 사고를 하시길 바랍니다. 본래 비난하는건 참 쉽고 편한법이니까요.

  11. 어쩐지 2011.03.04 1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사IN 기자였구만." 이라는 사람들의 편견이 깨지는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12. 이보게 2011.03.05 16: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기자님의 트윗을 팔로하는 사람입니다. 대부분 동감하며 읽고 있습니다만 이 문제는 몇마디 적어볼까 합니다. 
    기자님은 트윗글로 몇번이나 이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이다. 근데 그것에 대한 이유나 근거가 제 생각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개인의 신상이 유출되고 그로 인해 곤란을 겪는 것이 단지 입사에 목숨을 건 사람들만은 아닙니다. 가수나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티비에 나온것이 아무렇지 않을리 없습니다. 자신의 신분이 대중에게 노출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연예인지망생이기에 좀 더 견뎌내야하고 그래야만한다는 당연한 명제는 없습니다. 또한 기자님의 논리로 보자면, 입사시험에 떨어진 사람을 다른 방송사에서 뽑아주지 않는다고 치면, 여타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쓴소리만 듣고 떨어진 가수/연예인 지망생 또한 다른 기획사에서 뽑겠습니까? 
     그런데 기자님은 몇번이나 "입사"를 강조하며 유독 신입사원 프로그램만을 비판하고 계십니다.  
    대체적으로 이런 관점은 얼마전 한겨레 편집위원인 곽병찬씨가 행한 오류, 즉"시나리오 작가의 개인적인 죽음이 좀더 큰 사회적인 죽음을 가려버린 일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죽음마저도 격을 분리시켜놓는 만행과 다를바가 무엇입니까?? 게다가 기자님의 의견에 대한 다수의 동의로써 설문조사결과를 넣으셨는데 그건 아니지 싶습니다. 기자님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대중의 의견이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요? "설문조사"란 단어를 쓸때는 포본의 선정이 얼마나 공정한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걸 간과하고 명시할때 그것이 바로 명박스럽다라고 말할수있으며 조중동과 다를바없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말이 횡설수설하고 길어졌는데 기본적으로 너무 많이 난립하고 있는 오디션 프로의 문제점에는 공감하지만 그것이 왠지 한가지 프로가 타겟이 된 이글에는 동의할수없네요. 그리고 아직 그 프로그램이 방영되지도 않았습니다. 비판은 그 프로그램이 방영이 된 이후에 해도 충분할것같네요.
     
    아무튼 다음번엔 난립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심도있는 기사,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활기찬 트윗글을 기다리겠습니다!!

  13. Favicon of http://changeweavers.com BlogIcon 에바 2012.03.27 0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죄송합니다.

  14. Favicon of http://florida.from-mo.com BlogIcon 브룩클린 2012.03.28 0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를 어디로 데려가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