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Category»


Archive»

Notice»

« 2019/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Statistics Graph

파출부 아주머니를 보호하는 뉴욕 그리고 한국

독설닷컴 Inernational/박태인의 미주리 통신 | 2010.07.09 08:12 | Posted by 소셜미디어의 촌철살인마 독설닷컴

사진은 동덕여대 미화노조 소속 아주머니들의 집회 장면입니다. 미화노조는 대학 환경미화원 아주머니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파출부 아주머니를 보호하려는 뉴욕 그리고 한국 


-박태인 (독설닷컴 미주리 특파원)


나 에게는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말고 또 한분의 할머니가 계신다. 내가 태어난지 닷새후에 병원으로 오셔서 고등학생떄까지 나를 키워주시고 우리집안의 살림을 도맡아 하셨던 유(자)제(자)덕(자) 할머니가 나에겐 세번째 할머니시다. (이하 유제덕) 할머니는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파출부셨다. 하지만 나는 파출부 라는 이 정떨어지는 단어를 너무 싫어했다. 그래서 초등학교나 중학교때 친구들이 우리집에 놀러와서 일하시는 할머니를 보곤  "너희 친할머니셔?"라고 물으면 난 그 질문에 "음.. 내 친할머니와 똑같은 분이셔"라고 대답하곤 했다. 아마 이 대답이 나의 친할머니와, 유제덕 할머니 모두에게 의리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듯 하다.



꽤 예전부터 이 '정 떨어지는' 파출부 라는 단어를 교정하자는 움직임이 있어왔다. 최근에는 파출부 라는 단어를 대신해 가정 관리사 라는 말이 생겨났고 전국 가정 관리사 협회에서 사람들의 파출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언어 지칭에 관한 순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직업을 지칭하는 언어라는 것이 사회적 인식을 반영하는 특성상 아직까지도 사람들 사이에선 파출부 라는 단어가 더 자주 쓰인다. 자신이 사랑하는 부인이 전업 주부인 경우에도 많은 남편들이 집안일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강한데, 그 집안일을 부인 대신 돈을 받고 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은 말할 필요가 있을까? (이에 대해 반론을 하고 싶은 남성들은, 자신들이 퇴근한 후에도 계속해서 지속되는 당신들 부인들의 집안 노동에 얼만큼 참여하고 있는지를 되새겨주시길 부탁드린다.)



그 렇다면 우리나라의 가부장적인 문화가 가정관리사 대신 파출부 라는 단어를 존속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일까? 사실 이 부분은 단언하기 어렵다. 사회 문화적인 요소와 같은 복합적인 문제를 하나의 원인으로 치부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난 가정 관리사 라는 직업의 경제적 요소를 살펴 보았다. 전국 가정 관리사 협회에서 제공하는 적정임금으로는, 4시간 노동에 3만원, 한시간 노동의 임금 수준은 약 7000원 정도이다. 이 정도면 최소 임금에 175% 정도에 해당한다. 가정관리사의 경우 출퇴근형과, 거주형, 일당형 등이 있으며 거주형 가정관리사를 고용하신 한 분에게 질의해본결과, 일반적으로 가정관리사 라는 직업의 일당 및 월급은 "천차 만별"이고 "고용안정성도 많이 떨어지지만" 본인의 경우 거주형 가정 관리사를 고용하는데 한달에 월~토까지 집에서 근무하는 조건에 월급은 160만원 정도, 추석 및 구정때 30~40만원 씩 정도를 더 지급한다고 하셨다. 이렇게 급여만을 기준으로 보았을떄는 이 정도의 수준이면 현재 88만원 세대가 넘쳐나는 한국의 현실에서 제법 나쁜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 나 더 가정관리사라는 직업의 법적 권한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가정관리사 라는 직업의 구멍이 있었다. 트위터를 통해 민주 노동당 이정희 의원(@heenews)에게 질의를 해본 결과 "현재 가정관리사는 우리나라의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에서 제외가 되어있다" 라는 응답이 왔다. 근로 기준법이라는 것은 노동자의 최소 임금과, 노동을 할수 있는 최소 연령, 노동의 최대 시간, 노동자의 휴가 및 복지 후생에 관한 권리를 명시해 놓은 법이지만 가정 관리사는 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가정 관리사는 노동자로서의 법적 권리가 없는 셈이다. 그렇기에 앞에서 거주형 가정관리사를 고용하신 분이 언급하신 것처럼 왜 가정관리사의 임금이 왜 '천차 만별'일수 있는지 또 왜 "고용이 불안정" 할수 밖에 없는지를 이해할수 있었다. 



이 부분은 가정 관리사라는 직업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특성에 기인한 것인데 네덜란드에 경우 가정 관리사등을 전문으로 하는 용역회사의 경우에는 가정 관리사들이 법적 보호를 받지만 여기서 조차, 높은 세금 비율(38%~53%)를 피하기 위해 우리나라처럼 '알음 알음' 아는 사람을 통해 일을 하는 가정 관리사 분들이 상당하다. 즉 법적인 보호 장치가 있는 나라에서도 가정 관리사들이 경제적인 동기 때문에 권리를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는 이상, 이 법적인 보호 조치에 대해서도 무엇이 옳다고 함부로 말할수는 없다 라는 것이다. 하지만 함부로 말할수 없다고 하여 이 부분에 대한 절충점이 불가능 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난 여기서 파출부 라는 단어가 우리사회에서 왜 존속할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조금은 알수 있을듯 했다. 고용자의 입장에서 자기 마음대로 해고할수 있고 또 고용할수 있으며, 최소한의 복지 후생 또한 인심 좋은 고용자를 만날 경우에만 가능하며 근로자의 성별, 국적, 신앙에 따라 마음대로 차별을 당할수 있는 직업이 가정 관리사인데 어떻게 사람들의 이 직업에 대한  인식이 '파출부'이상으로 더 나아질수 있겠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조 금더 현실적으로 가정 관리사들이 좋은 고용자를 만나지 못했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가정 관리사들이 견뎌내야할 합법적인 고용주의 모욕 (보통은 오해로부터 불러 일으켜지는) 또는 아퍼서 일을 하지 못했을 경우 그대로 사라지는 일당과, 집안 경제 사정에 따라 이루어지는 임금 협상, 명절 및 연휴에도 주어지지 않는 휴가과 같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과정 관리사들에 대해 사람들이 전문적인 경험을 요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고 일을 도와주는 '아줌마들' 뿐이라는 생각을 갖는것은 어찌보면 이해할만하고 당연한것 아니겠는가? 



최 근 이 부분에 대한 절충점을 찾는 노력들이 미국 뉴욕 및 캘리포니아등 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뉴욕주의 경우 미국 최초로 가정관리사들을 보호하는 법안이 주의회를 통과해 주지사의 서명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태인데, 가정 노동자 보호법 (Domestic Workers bill of rights)라고 불려지는 이 법은  모든 가정 관리사에게 매년 6일간의 휴급휴가와, 7일간의 병가를 허용하며, 5일의 휴가를 보장한다. 또한 고용자 에게는 가정 관리사에게 일주일의 6일 이상의 근로를 요구할수 없으며, 해고하기 최소 2주전에는 통보를 해야 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많은 비율에 가정관리사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최저 임금은 명시가 되어 있지 않지만 최저 임금이 빠져 있는 법안으로도 가정 관리사의 근무환경 및 노동 권리는 비약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리고 이 법안을 통해 미국 뉴욕 내에서는 가정 관리사 라는 직업에 대한 그리고 이들의 권리에 대한 토론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 또한 이 법의 지지자들은 이런 토론들이 생각보다 많은 가정 주부들이 가정 관리사를 고용하거나 해고할때 또 이들에게 휴가를 주는데 있어서의 모호성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반증이라며 이 법안이 가정 관리사들을 고용하는데 있어서 애매모호 했던 문제들에 대한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을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필자가 생각하기엔 이번 토론을 통해 최소 뉴욕내에서 만큼은 가정관리사 라는 것이 하나의 제대로된 직업의 반열에 오르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앞장서서 가정관리사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직업이며 법적으로 보호를 해주겠다고 나서니 토론을 참여하는 많은 뉴욕 시민들에게 법안의 찬반 논란을 넘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가정 관리사 라는 직업이 단순히 '도우미 아줌마'를 넘어선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가지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라는 것이다. 





뉴 욕타임즈가 이번 가정 노동자 보호 법안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본 결과 많은 이들이 뉴욕이 미국 최초로 가정 관리사들을 보호하는 법안을 통과했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뉴욕에선 이 법이 통과되기 까지 10년 정도의 사투가 있었다고 했다. 쉽게 이루어진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쉽지 않지만 꼭 해야하는 일들이 제법 많다. 



나 도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면 맞벌이를 해야할 것이다. 당연히 내 자식을 보살펴주시고, 집안일을 도와주실 가정 관리사분을 고용할 것이다.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에게 내 자식마저 키워달라는 것은 염치 없는일 아닌가?) 그때쯤..이면 우리집에 오시는 가정관리사 아주머니께서 기본적인 노동 권리를 보장받는 법안이 우리나라에도 마련되었으면 한다. 내 부인님은 착해서 가정 관리사 아주머니에게 적정한 임금과 좋은 대우를 하겠지만 내가 성격이 괴팍하고 쪼잔해서 그 아주머니가 조금은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를 키워주셨고 우리 집안 살림을 책임져 주셨던 
유제덕 할머니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글을 쓰는데 트위터를 통해 도움을 주셨던 모든 분들께 (글에선 따로 언급하지 않은 분들 모두)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행인1 2010.07.09 1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쓰신 글과는 관계없는 지적을 해드리고 싶은데요...
    어르신의 존함을 한글자씩 말씀드릴때 성에는 '자'를 붙이지 않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제덕 할머님의 존함을 말씀드릴땐 유 제(자) 덕(자) 되십니다. 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