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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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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PD수첩> ‘광우병편’ 제작 전에 메인작가였던 김은희 작가에게 전화를 걸어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정치공세’와 ‘선동’ 등의 표현을 쓰며 제작 의도 등을 물었다는 것이다. 이는 청와대가 <PD수첩>에 일종의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은희 작가는 8월 5일(화)자로 발행된 [월간 방송문예] 8월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실었다. 김작가는 <가혹한 시대에 태어난 프로그램의 가혹한 운명>이라는 제목의  MBC <PD수첩> ‘긴급취재-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제작후기 글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방송이 임박한 어느 날, 전화는 직접 내게로 왔다. 청와대 모 인사라 자신을 밝힌 그는 수화기 저편에서 쇠고기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정치 공세', '선동' 운운 단어를 썼다.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요컨대 정치 공세, 선동하는 무리를 비난하는 걸로 제작진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대신하려 했던 모양이다. 내가 기억하는 한, 시사 프로그램에 몸담은 지난 10여 년 간 청와대에서 방송을 앞둔 제작진에게 직접 전화가 왔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그 전화는 어쩌면 앞으로 프로그램에 닥쳐올 '가혹한 운명'의 전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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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기고한 의도에 대해 김 작가는 “피디수첩에 대한 공격에서 비롯돼 급기야 광우병 위험성과 정부 졸속협상에 대한 기본전제마저 무너져가는 것을 보며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 두 달 넘게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던 분들에게 특히 면목 없고 죄송한 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말하고자 했던 진실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몇 가지 실수가 그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담당 PD를 제쳐두고 김은희 작가에게 전화를 한 것은 그만큼 상황을 다급하게 인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메인 PD였던 김보슬 피디는 미국 취재 중이었고 다른 두 PD는 국내 취재를 하고 있었다. 김 작가는 청와대 관계자가 통화 중에 “농식품부 민동석 차관보 인터뷰했다는 얘길 들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민동석 차관보를 인터뷰한 사람은 이춘근 PD였지만 농식품부에 직접 전화해서 민 차관보를 섭외한 사람은 김은희 작가였다. 청와대가 농식품부를 통해서 김 작가의 번호를 받았던 것으로 추론된다.


김 작가는 “보통 섭외는 취재 작가가 하는데, 중요한 섭외라 내가 직접 했다. 농식품부를 통해서 내 이름을 알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청와대와의 통화 내용을 담당 PD와 팀장에게 알렸다. 다들 황당해했다. <PD수첩>이 (최소한 최근 10여 년 간) 청와대의 전화를 받은 것도 처음 있는 일이지만, 그것이 PD나 팀장이 아닌 작가에게 걸려왔기 때문이다.


직접 전화를 받은 김 작가는 “청와대에서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몰라 전화를 했다고는 생각 되지 않는다. 프로그램의 취지와 의도는 농식품부에 섭외를 하면서 제가 직접 분명하게 얘기했었기 때문이다. 그때 작가로서 내가 했던 생각은 두 가지였다. 일종의 사전 검열이라는 것과 청와대가 이번 쇠고기 협상과 무관하지 않구나라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청와대에서야 사전 검열할 의도가 아니었을 거라고 얘기하겠지만 방송 전 제작진에게 전화를 해 방송 프로그램의 내용과 의도를 묻는다는 건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다. 농식품부가 주체가 됐던 협상에 대해 청와대에서 일개 작가에게 전화 해 '정치 퍼포먼스' '선동' '오해' 등의 단어를 썼다는 것도 여러 해석이 가능한 행위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청와대가 직접 해당 프로그램 메인작가에게 전화를 했다는 사실이다. 전화 자체만으로도 압력이 될 수 있다. 김 작가는 “중요한 건, 통화 내용을 떠나 방송 전 제작진에게 청와대가 직접 전화를 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작금의 정부의 언론장악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김 작가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은 쇠고기 협상의 최종 책임자 및 지시자를 밝히는데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쇠고기 협상의 최종 책임자 및 지시자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PD수첩> 제작진도 취재당시 정권 수뇌부의 의지가 아니면 이렇게 순식간에 뒤집어질 수 없다고 보았지만, 어디서도 직접적인 코멘트를 따지 못해서 방송에서도 그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PD수첩>은 몇 가지 사실을 언급하며 그 판단을 국민에게 맡겼다.


방송 당시 <PD수첩>이 언급했던 사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이를테면, 총선 전에 이미 협상 날짜 정해놓고 총선에 영향 줄까봐 숨겼다가(민동석 차관보는 그것이 미국의 요구라고 했다) 총선 다음날 요청한 것처럼 발표했다든지(문서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4.10일자 미 대사관의 문서가 방송에 나왔다), 혹은,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한미정상회담 전제로 'OIE 기준에 맞춰 쇠고기 협상 타결'이라 적힌 외교부 문서라든지, 방미를 위해 출국하면서 임기가 끝나가는 국회를 소집해 FTA 타결을 주문했다든지, 이런 사실들이 방송에서 언급되었다.

아무튼 청와대가 <PD수첩> 광우병 편 방영 전에 메인작가에게 전화를 걸어 프로그램에 대해서 간섭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언급하며 압력성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은 '쇠고기 국정조사'에서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희 작가는 '위험을 경고하는 카나리아'의 예를 들며 <PD수첩>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 부당하다는 것을 고발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지었다.


2008년 봄, 광부들은 위험을 경고하는 카나리아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아무도 갱도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그들을 막은 건 탄광 주인이다. 그는 갱도 속 유독가스가 산소라 우겼고, 카나리아가 잘못 울었다며 광부들을 안심시켰다. 대신 끌려 나간 건 카나리아다. ‘음정 몇 개 틀린 죄’라 했다. 그 카나리아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리고, 과연 광부들은 무사히 갱도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이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에 대한 답은 어디서 찾아야 할 지, 나는 도통 모르겠다.



2008/08/05 - [달콤 살벌한 독설] - '궤변 잔치'로 변질된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
2008/08/02 - [PD수첩 오역논란 특설링] - 다시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태도를 묻다
2008/08/01 - [PD수첩 오역논란 특설링] - "검찰의 왜곡과 오역이 보다 더 심했다"
2008/07/31 - [PD수첩 오역논란 특설링] - 검찰의 수사는 정지민 받아쓰기인가?
2008/07/30 - [PD수첩 오역논란 특설링] - 김은희 작가가 작성한 원본글



김은희 작가의 양해를 얻어 <월간 방송문예>에 기고한 원고를 게재합니다.


 가혹한 시대에 태어난 프로그램의 가혹한 운명
 
-   MBC <PD수첩> '긴급취재 :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제작 후기'
 
 
프로그램에도 운명이 있다면
 

  얼마 전, 오랜만에 벗에게 메일 한 통을 보냈다. 나의 벗은 나지막이 다독이는 답장을 보내주었다. '이 공세를 인격적으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자신의 존재가 치욕을 당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기자들이 지면에 쓴 글이 활자화되는 순간 그와 무관한 자신만의 생명과 운명을 지니게 되듯, 당신이 세상에 내놓은 프로그램도 마찬가집니다. 그건 단지 그 프로그램의 운명일 뿐이지요.' 예리한 나의 벗은 나의 슬픔을 위로하려 들지 않았다. 그저 나의 프로그램의 운명을 날카롭게 예측하고 있었을 뿐. 맞다. 그의 말이 맞을 것이다. 모든 인간이 '시대'를 타듯, 프로그램 역시 그럴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내가 그 어느 때보다 '필이 꽂혀' 만든 나의 프로그램은, 그 어느 때보다 파란만장하고 가혹한 운명을 겪고 있나 보다.
 

  어떤 시사프로그램도 그 탄생을 100% 축하받지 못한다. 아마도 특정 '종족'으로서 감내해야 할 타고 난 팔자일지도 모른다. 그 '대상'이 주로 힘과 권력이 있는 자들이라는 데 이유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겐 잘 감추고 있던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을 실책이 폭로되고, 탄탄대로에 느닷없이 튀어나온 뾰족한 돌부리라 여겨질 프로그램 종족의 운명. 그러, 나와 PD는 통상적인 시사 프로그램이 감당해야 할 운명보다 더한 미래가 닥칠 수도 있음을 예감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지금의 황망함과 착잡함이 조금은 덜했을까. 그러나 우리는 순진하게도, '시대'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 하나
 

  사람들이 종종 오해하는 한 가지가 있다. 시사 프로그램 종사자들이 모두 대단한 사명감과 치밀한 의도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줄 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광우병' 편에 관한 한, 우리에겐 다만 지극히 '상식적인' 호기심 하나뿐이었다. "앞으로도 마음 놓고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도 되는 걸까?" 그 호기심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을 낳았고,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자 우리는 움직였다.
 

  부끄럽게도 그 질문은 내가 아닌 한 젊고 패기에 찬 PD로부터 시작됐다. 총선이 끝나고 이틀쯤 뒤였을 것이다. 총선 전부터 추진하고 있던 아이템들을 뒤로 하고, PD가 불쑥 한 마디를 던졌다. "광우병 어때?" 어쩌면 이 모든 사태의 첫 발화점이었을 그 순간, 눈 밝은 피디의 총명함을 나는 눈치 채지 못했다. "웬 광우병?" PD는 총선 다음날 발표되고 바로 그 다음날 시작된 한미 쇠고기 협상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무래도 조짐이 이상해."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21세기 신종 전염병'-광우병에 대한 나의 인식 수준은 보통 사람의 그것을 뛰어넘지 못했다. 작가라면 마땅히 언젠가 우리 사회에도 화두가 될 수 있는 문제임을 어렴풋이 감지하고 있었으련만, 나는 우선 어렵고 골치 아파했음을 솔직히 털어놓아야겠다. 그런 내게, PD는 한 아름의 자료들을 던져주고 갔다. "한 번 봐봐. 보고 얘기해."
 

  나중에 알았지만, 김보슬 PD는 작년부터 관련 책과 자료들을 섭렵해 초보 전문가가 다 돼 있었다. 올해 초 다우너 소 동영상이 공개된 후엔 미국의 관계자와 연락해 정보를 얻고, 국내 전문가들로부터도 자료들을 받아 차곡차곡 모아두고 있었다. 그때까지 SRM이 뭔지, 왜 30개월이 중요한지조차 몰랐던 내게 그 자료들이 던져 준 충격은 대단했다. 책 열 권 남짓 두께의 자료더미 속엔 광우병의 위험을 경고한 신문 기사들도 클리핑 돼 있었다. 그 중엔 조중동 기사들도 상당수였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쇠고기가 '좌우' 이념 구분 없이 오직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로만 여겨지던 시절이었나 보다. 위험을 위험이라 말할 수 있고 의심을 의심이라 말할 수 있는, 검역주권이란 국민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며 그것을 지키지 못하는 정부를 비판해도 좋은, 꽤 좋은 시절이었나 보다.
 

  다우너 소 동영상과 아레사 빈슨의 죽음, 그리고 협상
 

  방대한 자료 더미 속에서 '취재 사례'로 강력히 다가왔던 건 다우너 소 동영상과 아레사 빈슨의 사인, 두 가지였다. 현존하는 위험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사건들인 데다가, '실체'가 있다는 면에서 더욱 그랬다.
 

  올해 초 공개된 다우너 소 동영상은 그간 의혹의 대상이었으나 베일에 쌓여있던 미 축산농장 내부의 실태가 최초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그 동영상을 보던 순간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훗날 시청자들이 받았던 충격 역시 그랬을 것이다.) 별다른 설명 없이도 그 자체로 현실의 '팩트(fact)'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동영상은 미국 최대의 동물보호단체가 '유일하게' 잠입해 찍은 곳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농장들은 어떻다는 거지?'
 

  협상 이틀 전 사망한 아레사 빈슨 건의 경우, 만약 인간광우병이 맞다면 '미국 거주 본토인의 최초 사례'라고 했다. 미국에서 처음 광우병 소가 발견된 지 5년. 최종 진단 역시 그렇게 내려진다면, 미국에서 광우병의 위험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했다.
 

  이 두 가지 사건은, 나의 상식에 의하면, 당연히 협상에 영향을 미쳤어야 했다. 우리는 취재를 시작하기 전 현 정부가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음을 의심했고, 훗날 협상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그것은 애초에 별 '고려대상'이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안전성'에서 '협상 과정으로'
 

  취재를 시작한 건 협상 타결 전이었다. 그러나 최하 안전선이라 여겨지던 '30개월 미만 살코기' 저지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추측이 언론으로부터 흘러나왔다.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가는 국회를 소집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주문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사흘 뒤, PD도 미국으로 떠났다. 협상이 결렬되거나 결과가 안전성을 확보하는 수준이라면 접고 들어올 작정이었다. 그때까진 설마 하는 마음이 반이었다. 다음 날, 미 현지에서 협상 결과를 전해들은 PD는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어떻게 그렇게까지 다 풀어줘? 우리 정부 제정신이야?"
 

  정부의 협상 과정까지 다룰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질병 원인이 한번 푸드 시스템에 들어오면 그것을 정화하는 데 최소한 10년 걸린다'는 전문가들의 기본명제에 따라, '단 1%의 위험이라도 있다면 사전예방이 최선'이라는 원칙만 전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협상 결과는 우리의 취재 범위가 매우 편협함을 일깨워줬다. 우리는 정부의 '검역 주권'에 대한 '의지'가 궁금해졌다. 미국에서 김 PD가 미 농무부와 보건당국을 뚫어보려 동분서주하고 있을 무렵, 국내에선 새로 두 명의 피디가 투입돼 협상 과정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광우병' 편 방송을 둘러싼 두 가지 압력, 그 중에서 우린
 

  방송이 임박한 어느 날, 전화는 직접 내게로 왔다. 청와대 모 인사라 자신을 밝힌 그는 수화기 저편에서 쇠고기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정치 공세', '선동' 운운 단어를 썼다.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요컨대 정치 공세, 선동하는 무리를 비난하는 걸로 제작진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대신하려 했던 모양이다. 내가 기억하는 한, 시사 프로그램에 몸담은 지난 10여 년 간 청와대에서 방송을 앞둔 제작진에게 직접 전화가 왔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그 전화는 어쩌면 앞으로 프로그램에 닥쳐올 '가혹한 운명'의 전조였을까.
 

  후반 작업을 위해 며칠 비좁은 편집실에서 날밤을 새고 마침내 몸조차 가누기 힘들 정도로 체력이 바닥날 무렵, 이번엔 조연출이 소식을 전했다. "홈피 게시판 장난 아니에요. 예고편 조회 수도 평소 10배 가까이 돼요." 게시판은 빠르게 페이지가 넘어가고 있었다. 방송 전에 그런 경우는 없었다. 그들은 다급하게 외치고 있었다. "광우병 관련 꼭 방송해주세요. 불안해요." 우리는 그 후, 방송이 끝나는 순간까지 한 숨도 자지 못했다.
 

  방송 후 석 달, 2008년 7월
 

  빡빡한 일정과, 어느 때보다 고된 노동과, 온갖 우여곡절과, 그 모든 것을 감내하게 했던 젊은 PD들의 열정 끝에 태어난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그 녀석이 지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다. 온몸에 심의와 제재와 재판과 수사라는 단어가 덕지덕지 붙은 녀석의 표정은 대체 왜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말한다. 우리에게 처음 광우병의 위험을 알려준 언론들에게 '괴담' '왜곡'이라는 공격을 받게 될 걸 꿈에도 몰랐던 걸까. 협상 주체인 정부 부처로부터 '명예훼손'이란 죄로 검찰 수사를 의뢰받는 처지가 될 줄 상상도 못했던 걸까. 여당과 청와대로부터 일제히 '일벌백계' 협박을 받게 될 지 예상치 못했던 걸까.
 

  어쩌면 우리는, 애초 미국 쪽의 문제제기에 대비한다며 국제통상전문변호사에게 내레이션 대본 감수 받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최대한 시청자에게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기 위해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빼느라 고심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시간을 아껴, 차라리 번역 감수에나 더 신경 썼어야 했을 것을.
 
 
시사 프로그램의 본령- 탄광의 카나리아를 생각하다
 

  선후배님들이 뜻을 모아 방통위에 제출해주신 의견서를 봤다. 시사 프로그램이란, '문제'를 발견하고, 현존하는 혹은 그럴 가능성이 있는 '위험'을 경고하는 데 그 존재 의의가 있다는 대목에 가슴이 묵직해졌다. 먼 옛날 탄광에 들어갈 때 광부들이 들고 들어갔던 카나리아 새장 이야기도 해주셨다. 갱도 속에 유독가스가 스며들어 산소가 희박해지면 공기변화에 예민한 카나리아는 울음과 파닥거림으로 광부들에게 위험을 알려주곤 했다. 시사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에 그런 카나리아 같은 존재여야 한다고, 그런 면에서 <PD수첩>은 제 할 일을 다 했다고, 격려해주시는 듯 했다. 긴 글 마디마디에선 함께 시사 프로그램의 길을 가고 있는 동료 작가들의 고단함과 외로움이 느껴졌고, 나는 그만 눈물이 났다.
 

  <PD수첩>이 아니었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비슷한 시기 비슷한 제목의 프로그램을 내놓았을 것이다. 그저 <PD수첩>이 한 박자 빨랐을 뿐, 동료 작가 누구라도 곧 공기의 변화를 눈치 채고 예민한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이번 쇠고기 협상 결과는 우리 중 누구든 경고해야만 했던, '그럴 가능성이 있는 위험'이었기 때문이다.
 

  2008년 봄, 광부들은 위험을 경고하는 카나리아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아무도 갱도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그들을 막은 건 탄광 주인이다. 그는 갱도 속 유독가스가 산소라 우겼고, 카나리아가 잘못 울었다며 광부들을 안심시켰다. 대신 끌려 나간 건 카나리아다. '음정 몇 개 틀린 죄'라 했다. 그 카나리아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리고 과연 광부들은 무사히 갱도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이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에 대한 답은 어디서 찾아야 할 지, 나는 도통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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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kr.blog.yahoo.com/hjycs1217/2472.html?p=2&pm=l&tc=1138&tt=1216879921 BlogIcon 윤철수 2008.08.06 1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재열기자에게 드리는 부탁! 고재열 기자가 아시는 것 외에 중요한 정보들이 많이 있습니다. 국회자료, 법률 등의 객관적인 자료에도 바탕하여 판단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3. 내땅 2008.08.06 11: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걱정된다
    나라가 망할려고 작정했구만

  4. ㅠㅠㅠ 2008.08.06 1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어이가 없어서 ㅡㅡ 개거지스럽게 졸속협상하고 온건 지네면서 pd수첩에게 모든 책임 전가........... PD수첩이 협상하고 왔냐

  5. Favicon of http://naver.com BlogIcon cjhmy02 2008.08.06 1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또한 피디수첩을 지지합니다. 사람이란 의견이라는것이있으니 읽어보십시요.

    분명 피디수첩은 왜곡과장을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신뢰도에 타격을입었고, 그 피디수첩의보도로인해

    촛불시위가 '확산' 된겁니다. 즉 발생한것이아닌 확산이죠.

    여전히 피디수첩전에도 촛불시위는 큰규모로 진행되고잇엇고

    그것에 촉진제역할을한것이 이보도인겁니다.

    혹자들은 자기가촛불시위나갓으니 피디수첩도 편들어준다고 매도하시는데

    사람들 그렇게 우매하지않습니다.

    이보도의 과장과 왜곡이 고의인지 실수인지 밝혀지는것은

    세월이 해결해주겠지만

    피디수첩에 대응한 정부와 언론들의 잘못은 지금 당장

    똑똑한국민들의 입에서 비판받고있습니다.

    피디수첩의 왜곡보도와 과장보도가 큰반향이잇엇다는건 인정하지만

    그것이 꼭 고의라고말하기엔 먼가가부족합니다.

    그들이 왜 과장햇을가요? 왜 왜곡햇을까요?

    또 영혼없는몇몇분들은 좌익 좌빨 얘기를 꺼내실려고할거같은데

    피디수첩은 공중파방송 mbc의 대표적인 시사프로그램인건 아시잖습니까

    만약 그런곳까지 북한의 간첩이 들어와있다는게 사실이라면

    국정원이 지금까지 안움직이는이유가뭐겠습니까?

    논리적으로 생각합시다.

    그들이 과장 왜곡할 필요가없이 그저 이 쇠고기수입에대한

    문제제기를 하다가 실수를한겁니다.

    만약 제의견이 틀렸다면 정중하게 반박주십시요.

    누구나 공감할수있는 논리로요.

    여기 즐겨찾기해두고 시간마다 확인하겠습니다.

    • 이파네마 2008.08.06 1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cjhym02 님의 상황 인식에 상당부분 동의합니다.

      다만, 그 상황 인식과

      그 후 PD수첩이 보여준 행동으로 인하여

      저는 개인적으로 PD수첩을 지지할 수 없습니다.

    • 증거를 대야죠 2008.08.06 1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실수를 한겁니다는
      님의 생각이시죠.
      실수를 했다라고 피디수첩측에서 발표 했나요
      그렇다면 깨끗하게 사과해야죠.
      전국민을 상대로 하는 프로그램이 제작에 관여한 사람이 몇명인데 실수를 했다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나요.
      고의죠.

  6. 증거를 대야죠 2008.08.06 12: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좌파는 따로 논하고 피디수첩측에선 한쪽으로만 편파보도를 했고 그 의도대로 짜집기 방송을 했다라는게 문제가 되며 여러모로 문제가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사과방송은 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라는데 방송자체에 신뢰가 떨어진겁니다.
    방송은 공정하게 미국산 쇠고기의 문제점과 문제가 아닌점 등 다양한 시각에서 시청자들이 보고 판단 할 수 있도록 했었어야죠 저도 4월에 그 방송보고 깜빡 속을뻔했습니다.
    좌파얘길 하는게 아닙니다.
    "공정하지 않았고 진실만을 방송하지 않았다.여기저기 잘라먹고 제작자 의도대로 이리저리 짜집기 편집했다 "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앞으로의 피디수첩의 방송은 계속 그렇게 짜집기 편집방송이 될것이다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신뢰에 금이 갔는데 그방송 왜 계속 해야하는건가요.
    이번 피디수첩 사태로 얻은점도 있습니다.
    방송이 인터넷 정보가 전적으로 신뢰할만하구나 라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던것에 이제는 좀 더 비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주신점은 감사할 따름입니다.

    • Favicon of http://blanc.kr BlogIcon MP4/13 2008.08.06 1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보세요. "문제점과 문제가 아닌점"? 아니. 문제점을 지적하는 방송에서 문제가 아닌 점은 또 뭡니까? 도대체 문제점을 지적하는 어떤 방송 프로그램과 신문기사에서 문제가 아닌 점을 세트로 얘기한답니까? 문제점을 지적하는 방송이라면 문제점을 얘기해야지 문제점 아닌 건 얘기해서 뭐하게요? 그리고 방송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 쪽 주장도 나가지 않았던가요? 어떤 신문 ㅣ기사나 방송 프로그램도 반반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문제점 지적이 대부분이고 반론/변명은 그보다는 짧게 나가죠. 조중동이 그렇게 반반으로 나가더랍니까?
      그리고 맨날 '의도대로 짜깁기' 타령하는데, 그럼 짜깁기 안 하려면 5000분 전체 테이프 아니면 870분 인터뷰 테이프 다 방송해야겠네요?

  7. ww 2008.08.06 1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pd수첩 얘기에

    촛불좀비들 우르르르르~~














    .

    • feedlambs 2008.08.06 17:00  댓글주소  수정/삭제

      조심하세요

      님의 이야기대로면 저는 좀비이니까

      좀비는 사람을 가리지...

  8. 진실혹은 거짓 2008.08.06 1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수첩의 유언비어 방어전략인 듯..

  9. 낭자 2008.08.06 1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험을 알리는 카나리아" 넘 마음을 저리게 합니다.
    국민은 정상 정부는 미친정부와 똘마니들....
    공포영화보다 더 소름끼칩니다.

  10. 음... 2008.08.06 1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간접적이나마 청와대의 시각을 볼 수 있었습니다.

  11. 답답이 2008.08.06 14: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제는 지금이 70년대처럼 // 국민을 의식하고있고.//70년대처럼 언론을 본인들 통치하에 둘려고하고있으며 // 70년대 군사정권시절처럼 모든 이들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따라야 나라가 발전된다는 발생이 이시대 인물로서는 맞지 않다고 봄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도 아니고.듣고싶은말만 듣고 하고싶은말만 하는건 이 나라가 개인에 나라도 아니고 한두가지여야지 일일이 답변하죠!~ 정말 답답합니다.누구편이 아니라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정권이 출범한 이후 일어난 모든일을 바라보면 아실겁니다.

  12. 답답이 2008.08.06 14: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 글 올리신분들중에 "이명박" 잘하고 못한거 "mbc"잘한거 못한거" 떠나서 국민들을 편가르기하고 //// 이 사건만 봐서 이게 압력이아니면.. 뭐가압력입니까?????? 이명박/한나라/영남/고대/강남/기독교 ===== 이더라도 객관적으 보자구요. 객관적으로.........

    마지막===== 단기 기억 상실증이 심한 " 대~~한~~민~~국 " 국민들이여... 다음선거때에도 또 무책임하게 투표하실겁니까 ....... 몇년 후더라.. 선거가... 우리가 심판할수있는건 선거뿐이 더있습니까.????????? 신공한정부에 대항하는것은요.....

  13. gg 2008.08.06 16: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엠비씨는 뻔할 뻔자
    허위임이 분명한데도
    왜 이렇게 계속 물타기를 하는가?
    피디수첩 실망 스럽네
    삼척동자라도 허위 선동이라는 것
    다 아는데 왜 그래?
    우리 국민을 그렇게 우숩게 보고 있구만,,
    하긴 아직까지 선동 방송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국민들이 있으니
    물데포나 맞지

  14. 개같다는 말이 딱이네.. 2008.08.06 16: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점점 후퇴하는 꼬라지 보니 이 나라에 분노가 치민다.
    촛불들고 고칠수 있는 일이 아니란 생각도 자꾸든다.
    80년대 민주화를 살아온 나지만....
    이 쥐박이 정권한테서 는 더이상 볼것 없다는게 답인것 같다.
    국민의 힘이 촛불이 아니라 주먹도 있다는걸 솔직히 보여주고 싶다..
    아 욕나온다 시바

    • 이파네마 2008.08.06 16:26  댓글주소  수정/삭제

      80년대와 지금은 틀림없이 다르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민주화와 주먹은 더이상 어울리지 않다고 봅니다.

      국민에게 주권이 있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만

      주권의 발현 또한 법 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15. feedlambs 2008.08.06 16: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명박씨가 잘하는 것을 했군요

    축하해주어야 할인지 따끔하게 이야기 하면 들을수 있는 사람일까

    100만명이 외쳐도 듣지못하는 귀를 가지신 분이니 .....

  16. Favicon of http://buldackcamera.tistory.com BlogIcon 불닭 2008.08.06 17: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청와대 = 국민 탄압 전초기지

    그런곳에서 어떻게 국민을 생각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지들 잘못한거 까발렸다고 저렇게 행동하는거 보면. ㅡㅁ ㅡ

  17. HAPPY MAN 2008.08.06 17: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비판하지 말라 ! 그 비판으로 비판받으리라 !!
    2.의인은 없나니 아무도 없도다(대통령,대법원장,목사,신부,스님,천사같은자)
    3.죽는것은 정하신일이요 그후에 심판을 받으리라(판사들 포함)
    * 존귀에 처하지만 깨닫지못하면 멸망하는 짐승과 같도다 *

  18. 소심이한 2008.08.06 1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일 노무현이 그렇게 했었다면, 아마 탄핵시키려고 눈에 쌍심지를 켰을 한나라당과 조중동은 왜 조용한건지 모르겠군. 이런 적나라한 이중잣대를 가진 이리 같은 무리들에게 아직까지도 속고있는 불쌍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19. HAPPY MAN 2008.08.06 17: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례요한께서 "회개하라 천국이가까웠느니라"
    예수께서 "회개하라천국이가까웟느니라"
    대통령님 !회개하십시오!!
    저도 깊이 통회하고 회개하여야 한다!
    여기오신 모든 분 한번만 반성해보아야 하지않을지...
    대한민국아! 정신차려야 된다 반성후 성찰하고 그리고 회개하라!

    : 이름

  20. mbetter 2008.08.28 1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 그 숱하게 많은 글들을 읽고 고민했지만 ... 이런 경험은 처음이네요.

  21. zzzzzz 2008.09.03 1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바들 이 쥐벼룩같은넘들아 ㅋ
    너희 부모님,조상님 모욕하는 알바넘들아 ㅋ
    돈 몇천원에 꼬여들어가지고 한나라똥구녕빨아먹는넘들 ㅋ
    너희 영혼이 너무 불쌍하다 ㅋ
    ㅋㅋ 왜사러??????????? 어????? 왜사니????????
    너도 장로님따라 천국가려고????ㅋㅋ 지뢀떨고있넼ㅋ
    가서 효도나해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