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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미니카대사관 진실을 알기 위해 꼭 읽어야 할 글

뉴스에 밑줄 긋는 남자 | 2010.01.30 22:22 | Posted by 소셜미디어의 촌철살인마 독설닷컴



MBC 뉴스의 주도미니카대사관 관련 뉴스에 대한 진실공방이 한창입니다.
과연 뉴스대로 주도미니카대사관 숙소와 119구조대 간의 숙소차이가 많이 났는지에 대해서요.
인터넷에 여러 글이 올라오고 있는데,
제가 봤을 때 당사자 입장에서 담백하게 쓴 글인 것 같아 옮깁니다.
다른 분이 저에게 제보해서 알게 된 글인데,
진실공방을 떠나서 아이티 지원과 관련해 생각해볼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네요.


원문 주소 :
http://clien.career.co.kr/zboard/view.php?id=park&page=1&sn1=&divpage=17&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0278


주> 아래 글은 다음아고라에 올라온 글입니다.

1> 주도미니카공화국대사관 최원석 서기관입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3312791

2> 아이티에 직접 간 119 대원입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3312625





다들 119구조대로 아시겠지만 사실 정식명칭은 대한민국 해외긴급구조대입니다. 119구조대와 코이카,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등이 함께 구성되었죠.

글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많이 했습니다.
아직 시차 적응이 제대로 안되서 오후3시만 되면 혼수상태에 빠지고 퇴근해서 집에가면 쓰러져서 새벽 3시만 되면 눈이 말똥말똥 떠지는게 힘드네요.

새벽에 일어나서 언제나처럼 아이폰으로 클리앙 글을 보다가 엠비씨 뉴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동영상을 본 순간에는 너무 당황스럽고 속상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대사관이 욕을 먹고 회사도 난리가 나는 상황을 보면서 내가 해야할 일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도 하였지만,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였던지라 잠자코 있었는데요.

근데 119구조대 분이 글을 쓰셨네요. 몸매를 보니 누군지 알겠더군요. 댓글을 보니 알바네 어쩌네 하고, 인증샷과 보딩패스까지 올리신 걸 보니 저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뉴스에 언급된 항목 하나하나 댓글을 달고 싶은데 그건 구조대 분 글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고.

조금 안알려진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번에 아이티에서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많은 기자들 속에 있었던 적도 처음이구요. 저는 파견결정에서 출국까지 하루가 걸렸는데 다른 기자분들은 2시에 연락받아서 4시에 출국했다는 분도 있더군요.

그렇게 준비안된 상황에서 아이티로 날아온 기자들이 의지할 곳은 대사관, 구조대의 베이스캠프 밖에 없었습니다. 몇몇 재빠른 기자분들은 현지 선교사도 컨택하고 호텔도 수배해서 나름 준비가 된 경우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무작정 와서 저희와 숙식을 같이 했습니다.

구조대 파견시 기본적으로 가져가야하는 물품들이 정해져 있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식수와 식량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식수와 식량은 필요최소한으로 정해져야 신속한 파견에 유리하겠죠.

이번 아이티의 경우는 우리나라 구조대에게는 상당히 리스크가 있는 파견이었습니다. 왜냐면 너무나도 멀기 때문이죠.
제가 알기로는 이러게 지구 반대편에 파견된 적이 없었습니다.

전세기를 마련하거나 군용기를 사용해서 가기에는 준비시간이 며칠 더 소요되기 때문에 민간항공사 항공기를 이용해서 최대한 빠른 시간에 가는 것으로 정해졌습니다.

문제는 기존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인데 가져갈 짐이 많아서 이미 민항기의 화물칸에 우리 짐을 가져갈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가져가야 할 짐을 정말 최소한으로 줄이고 줄여서 갔습니다.

화장실 문제는 현지에서 해결 가능하다는 것 때문에 준비된 간이 이동식 화장실도 가져가지 못했고요.

식수나 기타 필요한 물품들 대다수는 도미니카 현지에서 조달하기로 방침이 세워졌습니다.

도미니카 대사관과 코이카 현지 봉사단 및 관계자들, 아이티 현지에서 발전소를 건설하고 계셨던 분들 모두 엄청나게 도와주셨습니다.

급하게 샤워시설도 설치해주시고 물탱크를 채울 수 있는 루트도 마련해주셔서 샤워도 할 수 있게 해주시고요.

119구조대가 정말 많이 수고했고 노력했지만 그들의 성공적인 활동을 위해서 뒤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고생했습니다.

현지 파견 구조대 서포트를 위해서 도미니카에서 많은 식량과 필요물품을 구하기 위해서 늦게 까지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고 아침 트럭 출발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밤새도록 물품 포장한 코이카 봉사단원들의 노력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충분히 박수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런저런 사정으로 현지에 도착했고 필요한 물자는 지속적으로 도미니카에서 공수하고 현지에서 어떻게든 조달하면서 구조대 활동은 지속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기자들이 있었습니다.
현지에 온 기자분들도 정말 고생이 많았지만 현지에서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에서 물자를 가져간 것과 현지 조달에 있어서 기자들은 고려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국내파견인원과 현지 합류 코이카 봉사단원 들의 숫자에 맞춰서 모든 식료품, 식수 기타 필요한 물자들을 준비했는데 기자들의 너무 많았습니다.
한두명이면 모르겠는데 20명에서 30명의 기자들이 숙식을 함께 해버리니, 그들이 소비하는 양도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계속 도미니카에서는 모자라는 만큼을 트럭으로 공수해야 했습니다.

도미니카 수도에서 아이티 현지까지 차로 8시간이상 소요됩니다. 저녁에서는 안전문제 때문에 되도록이면 차량운행을 안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최대한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그래서 오전까지 필요물자를 준비시키려면 전날 밤늦게까지 준비해야합니다. 현지에 우리나라처럼 24시간 마트가 있는것도 아니라서 8시 이전에 물자들을 준비해야 하구요.

방침상 구조대가 우선이기 때문에 식사도 구조대가 먼저하고 그래도 고생하는 기자들, 같은 한국사람인데 하면서 이것저것 먹을 것도 챙겨주고 하였습니다. 결국 사람사는 곳이니까요.
샤워 일주일에 한 번했다는 인터뷰가 있었는데 말이죠.
그 샤워장에서 많은 기자들이 같이 샤워했습니다. 그렇다고 씻으려는 사람 막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또 상당량의 물이 소모되고 구조대가 사용해야할 몫은 줄어들겠죠.
그래도 어쨌든 구해야하니까 물구해서 채워넣고 하느라 조달하시는 분 엄청고생하셨는데, 물없어서 샤워못한다는 소리 못들었습니다. 뒤에서 수고하신 분들 덕분에요.


국민들의 알권리 중요합니다. 아이티의 현실, 대한민국 구조대의 활동 등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도 무척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우선인 것은 구조대가 제대로 활동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겠죠. 이번 엠비씨 뉴스사건처럼 언론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방해가 되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론을 상대하는 것은 참 조심스러운 것 같습니다.

뭐 그렇습니다.

도미니카 대사의 발언.
아이티에 정말 여러 단체에서 의료팀을 파견한다고 합니다. 다들 화이팅을 외치면서 플래카드 앞세워서 사진을 찍죠.
아이티에 왜들 가시려는 걸까요. 정말 아이티의 현실은 장난이 아닙니다. 티비에 나오는 자극적인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위험합니다.
스촨성이나 인도네시아에 긴급구조대가 출동했을데 치안상의 문제는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왜냐면 국가의 행정력이 온전히 유지되고 있고 피해주민 이외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요.

아이티는 그렇지 않습니다. 국가기능이 마비되었고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선량한 사람들 중에 몇사람의 욕심이, 선동이, 구조대나 의료진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실제로 물자, 트럭 등의 탈취도 발생하고 물품 배부과정에서 사고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선교사분이 강도를 당하시기도 하셨죠. 한 현지인은 배고프면 사람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저도 수긍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물자는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는데 안전문제로 제대로 보급이 안되고 있었으니까요.

클리앙에서 만약 아이티에 의료팀을 보낸다고 합시다. 의료진이 갖춰지고 여러가지 정황을 알아보아야 할겁니다. 의료진이 가서 어디서 묵어야할지 식수나 식량은 어디서 구해야할지, 안전은 확보될 수 있는지, 어디서 의료활동을 해야할지, 의료활동을 하면서 안전은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지 등에 대해서 많은 사전 조사가 필요할 것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마 대사관에 연락할 것입니다. 아니면 119구조대나, 코이카 등 다녀온 사람들에게 연락하겠죠. 그리고 그런 요구사항을 확보하기 위해서 협조를 구할테구요.
지금 그런 단체가 지금 한 두 개가 아닙니다. 무작정 오겠다고 자기들 방침을 정하고선 대사관이며 코이카며 현지 선교사며, 현지 진출 기업이며 계속 연락을 시도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나라에 도움을 주는 것은 참 좋은 일이고 권장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 대사관에서는 현지에서 위에서 언급한 사항들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저희 구조대가 갔을 때도 위의 사항들을 확보하기위해서 밤낮으로 노력해서 겨우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었고, 심지어는 베이스캠프를 벗어난 외곽에서는 정말 조심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최대한 안전에 유의하고 대사관에서도 현지 유엔군이나 미군들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하겠다고 하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물론 그러한 협조를 얻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었구요.

수 많은 민간단체와 의료진들이 들어오겠다고 합니다. 그들 스스로 식량과 식수와 안전을 확보하긴 어렵습니다. 그걸 모두 대사관에 떠맡기려는 태도는 무책임하구요.
제가 볼 때 각 기관들이 아이티에 직접 가서 활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노력과 돈을 현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기관, 유엔, 국제적십자, 국경없는 의사회 등에 지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 아이티에 가서 활동하기 위한 경비는 너무나 많이 듭니다.
비용대비 효과측면에서 자금지원이 현지에 가서 일주일정도 치료받으러 오는 사람들 진료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요? 한국에서 아이티에 직접 가서 일주일동안 천명을 진료하기 위해 쓰는 돈을 현금으로 지원하면 만명의 어린이에게 물과 빵과 텐트를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티에 가려는 기관들은 물론 도움의 손길을 나누고 싶은 생각도 있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이 기회에 자신들의 기관을 홍보하고자 하는 생각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현지 활동중에 발생하는 안전상의 문제는 결국 대사관의 책임이 되고 우리나라 정부의 책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샘물교회 사건처럼요.

만약 지금 계속 나가고 있는 의료진 가운데 사고가 난다면 책임은 누가 지는 것입니까.
아마 많은 사람들은 정부 욕을 할겁니다. 왜 현지 활동 의료진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았냐구요.
근데 지금 대사관에서 할 수 있는 안전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인겁니다.
그렇다고 인도적 차원의 민간 의료진 입국을 강제로 막기도 어려운 상황이구요.
도미니카 대사의 언급은 그러한 컨택스트 속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엠비씨 뉴스의 편집은 정말 악의성 있는 의도적 왜곡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구조대 오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미로 전달되어 일파만파 퍼지고 있잖습니까. 본인은 얼마나 억울할까요.

대한민국 해외긴급구조대라는 이름으로 파견된 분들 한 분 한 분 정말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에서 도미니카에서 수많은 분들이 정말 더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고생하면 만사오케이냐, 과정과 결과가 좋아야하는 것 아니냐 할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고생했다고 다가 아니죠. 과정도 좋고 결과도 좋아야합니다. 구조대 지원도 더욱 잘 되고 열악한 환경을 개선 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아직 해외구조활동에 있어서 노하우가 많은 것이 아닙니다. 여러 기관들이 함께 하다보니 협조체계도 미흡한 부분이 있고 법률체계 등등 수정해야 할 것들 준비해야 할 것들 개선해 나가야 할 것들 많습니다.
하지만 계속 발전해나가고 있고 앞으로 더욱 잘 될 거라는 생각합니다.
지금 부족한 점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고 그만큼 개선될 것입니다.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기여는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입니다. 경제적, 정치적으로 성장한 만큼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도 높아질테구요.
그리고 이번 아이티처럼 엄청난 자연재해가 앞으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아무도 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또 다른 곳에서 지진피해가 발생하고, 홍수가 나고 할겁니다. 안타깝지만요.
우리나라 구조대의 파견도 늘어날 것 같습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겠죠.

참. 쓰고 보니 두서없는 글이었습니다.


주> 이 글 올리신 분이 추가한 내용이 있어 첨부합니다.

<fact 추가>

1. 맥주
     당시 아이티 현장에 파견된 도미니카 대사관 외교관은 1명입니다. 외교관 1명이 사무실에 그 많은 맥주를 쌓아놓고 마셨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됩니다. 현지에 있었던 외교관은 지진 발생 당시 소재파악이 안된 1명의 교민을 직접 찾기 위해 목숨을 무릅쓰고 아이티로 파견되었고 우리나라 구호대파견이 결정되면서 그대로 현지에 체류한 상황이었습니다. 위급상황에서 파견된 외교관이 어떤 경로로 그 많은 맥주를 쟁여놓고 마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보는 눈이 한 둘이 아닌데요. 그리고 그 정도 물량이면 정식 보급경로를 통해서 운송되었을텐데 과연 그 한사람을 위한 물자가 그렇게 지원될 수 있었겠습니까. 도미니카 대사가 직접 현지에 가시면서 고생한 1차구조대 격려차원에서 가져갔다는 것 이외에 상식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구조현장에서 왠 맥주냐 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구조활동이 끝나고 도미니카 복귀 전날입니다. 그리고 도미니카 대사가 직접 아이티 현지에 왔습니다. 오면서 어떻게 하면 수고한 구조대원들 격려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맥주 한잔 돌리는게 어떻겠느냐는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도미니카 대사가 구조활동이 종료된 구조 현장 방문을 하면서 격려 차원에서 맥주를 가져간 것은 '사실'(fact)입니다. 파견된 구호대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쌓여있는 맥주와 콜라를 보면서 외교관이 먹고 마시는 듯하다고 생각하게 한다면 '진실'(truth)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매트리스와 땅바닥
도미니카 공관 외교관이 5명이라고 하는데 제가 본 사람은 4명입니다. 그리고 4명이 다 아이티에 있지도 않았는데 수십개의 매트리스를 아이티에 쌓아놓고 대사관 및 코이카 사람들 위해서 쟁여놓았다는 게 이상합니다. 저도 소위 작은 매트리스 깔고 모기장안 '땅바닥'에서 잤습니다. 쌓여있던 매트리스 너무 커서 사실 사용이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사람크기 정도의 작은 매트리스를 썼습니다. 그게더 편리하고 모기장 안에 넣기도 좋았기 때문이구요. 그리고 개인당 모두 침낭 하나씩 받았습니다. 근데 더워서 텐트 안에서 그 안에 모기장 설치하고 침낭을 사용하기 보다 차라리 텐트 밖에서 모기장 치고 작은 매트리스 깔고 자는게 더 편하고 시원하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인터뷰는 그러한 차원에서 생각해야 할 것같습니다. 상식적으로 자그마한 돌들이 등을 찌를텐데 설마 정말 맨땅에 누워자겠습니까.
그리고 1차구호대와 2차 구호대가 하루 함께 지내게 되는 날이 있었습니다. 2차구호대가 현지도착하고 1차구호대는 다음날 떠나게 되었기 때문이죠. 인수인계 문제도 있구요. 그 날 1차 파견35명+봉사단원6명+외교관1명 에 2차구호대 18명+봉사단20여명이 모두 자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거의 80여명이죠. 그래서 있는거 없는 거 다 준비하고 있었던 겁니다.

3. 에어컨사무소
그 사무실에 에어컨이 있었고 시원했던 거 사실입니다. 저희가 사용한 텐트 설치 장소 바로 옆입니다. 사실 거기는 현지 발전소 건축현장 사무소입니다. 사무소 직원들 사용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지진사태 때문에 저희쪽에 사용을 허락해준 곳입니다. 사무소에 보이는 하얀 헬맷은 구조대 용이 아니라 현지 사무소 직원들용입니다. 미리 파견되어 준비하고 있던 외교관이 그 사무실에 있으면서 에어컨을 사용한 것이죠. 에어컨이 하나라도 있었던 게 행운인 상황입니다. 어느 구조현장에서 에어컨이 가능하겠습니까. 사실 사무실이 있고 인터넷이 되었던 것도 축복이었습니다. 샤워장이며 간이화장실이 있었던 것은 말할 것도 없구요. 가장 중요한 게 먹고 자고 싸는 것 아닙니까.

4. 화장실
화장실 두 개가 있었는데 남자, 여자 따로 사용했습니다. 화장실이 더 많았다면 좋았겠죠.  아이티는 구하고 싶으면 다 구할 수 있는 한국이 아닙니다. 화장실이 있었던 것만해도 감지덕지였습니다.

5. 샤워
구조대의 경우 샤워는 매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매일 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요.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서요. 그래도 물은 계속 어떻게든 구해서 채웠고 뉴스처럼 일주일동안 한 번밖에 샤워하지 못했다는 인터뷰는 뭔가 이상합니다. 기자들도 매일은 아니더라도 몇 번씩은 다 그 샤워장에서 샤워를 했습니다.

지금 추가한 사항은 제가 현장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입니다. 세부적인 사항이나 특정한 사항의 결정과정이나 이유는 어쩌면 조금씩 다를 수도 있을 겁니다. 워낙 현장은 복잡하고 다들 바쁘고 정신없으니까요. 각자 맡은 일이 다르기도 하구요.

영화 '오!수정'을 보면 같이 경험한 일도 서로의 기억이 다른 것처럼요.

그래도 대체적으로 틀리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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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거다란 2010.01.30 2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이판 박재형씨 때문에 이슈화를 적극 검토했었으나 오지말라는 대사의 발언이 기자가 보도한 내용과는 다른 해석의 여지가 많아 그만 두었더랬습니다. 아무리 편집했다해도 그 정도 읽어내는 분별력은 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2. 궁금증 2010.01.30 2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MBC 보도 내용이 맞든, 위 글의 내용이 맞든, 글을 읽으면서 등장하는 내용 중에 제일 먼저 드는 의문 & 궁금증은.......????

    언론매체에서는 해외 취재 파견시 자체 생활할 수 있는 제반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가?
    왜 취재원측에 빌붙어서 숙식을 해결해야만 하는 것인지?
    또 그런 특권 의식을 가지고 있는 집단들인지?
    추측키로는 당연히 회사에서 출장비 지급할 것으로 보이나, 현지 상황이 급박하여 제대로 준비를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번 사안 외에도 약간은 특권 의식으로 취재원 측에 은근히 대우 받기를 원하는 생각이 깔려있는 것 아닐까요?

    궁금이

    • 2010.01.30 2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그게 궁금한게, 이번에 간 기자가 20-30명 정도 된다는데, 의혹이 이렇게까지 불거지는데 아무도 후속기사가 없네요. 자기들도 보고 들은게 있을텐데....기자들만의 또다른 카르텔이겠지요.

  3. 음.. 2010.01.30 2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미니카 대사의 개인이 준비해서 오라는 말은 구조대가 아닌 기자들을 향한 발언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모든 글에서 기자들의 민폐 행동이 언급되는 것은 왜 일까요.

    • DK 2010.02.02 08:1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도미니카 대사, 1~2 년 뒤에 기자에게 복수당할 듯...
      기자들은 그런 거 잘 하니까...

  4. 후~ 2010.01.30 2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군요 . 이글을 읽기 전까진
    해명기사나 , 해명글이나 그냥 너무나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하는거 같아
    어이가 없었으나 , 양쪽의 내용들의 진위 여부를 떠나

    기자들에 대해 조금 고민을 해봐야 하는거 같습니다 .

  5. afd 2010.01.30 2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클리앙 링크따라 들어가보니 글쓰신 구조대원이 <fact>라고 해서 더 추가 했네요..
    --------
    일단, 두 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히려 기자들이 아무것도 준비해 오지 않아 구조대원들이 불편을 겪은것 같네요..

  6. .... 2010.01.30 2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하드립니다. 아고라에서 링크타고 오면 고재열님은 순식간에 한나라당 알바에
    진실을 보지 못하는 우민이 되겠군요. 아고라 광기는 정말 무섭답니다. 각오 단단히 하세요

  7. AA 2010.01.30 2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퍼가도 될까요?

  8. 실비단안개 2010.01.30 2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9. 2010.01.30 23: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MBC는 오늘 사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 표명도 없을거 같네요. 대사는 평생에 들어도 모자랄 욕을 하루에 다 먹었을거 같은데....안타깝습니다.

    • 대사뿐일까요 2010.02.02 14:45  댓글주소  수정/삭제

      직접 가셨던 구조대 분들이나 교민분들이 올리신 글에 쏟아진 악플이나 욕들도 생각하셔야죠. 그분들도 아마 평생 먹을 욕 다 먹었을겁니다.

  10. 글쎄 2010.01.30 2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약 엠비씨가 이 일에 대해 어떠한 해명, 반론이나 정정보도 없이 은근슬쩍 넘어간다면, 저는 조중동과 엠비씨를 같은선상에 놓고 보게 될 것 같군요. 엠비씨의 자정능력을 보여줄 때인 것 같습니다.

  11. 비단 2010.01.30 2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실을 알리시는 기자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독설닷컴답게 무엇이 잘못 된것인지 밝히시는 님처럼 모든 기자가 왜곡되지 않은 진실만 파헤치는 기사로 국민들에게 알렸으면 합니다.

  12. Favicon of http://blog.daum.net/osaekri/ BlogIcon 한사 2010.01.31 0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자도 문제가 있겠지요.
    또한 너나 없이 아이티 구호에 참여를 했다고 내세우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겠구요.
    강성주 대사의 말을 그렇게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기자가 왜 매트리스가 여기 이렇게 많냐고 묻자 기자들에게 모조리 뺐길까 싶어 그랬을 수도 있겠다고 말이지요.
    그래도 우습더군요.

    결국 강성주 대사의 발언은 군용수송기 조차도 며칠식 걸리고 민항기로 짐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이 나라가, 많은 인력을 파견하고자 한 게 문제군요.
    긴급 구호란 이름으로 여기저기에서 모금을 하고 사람들을 보내며 마당히 준비할 것을 제대로 챙기지 않아 빚어진 현상이래도 정부가 받을 질타는 피하기 어렵겠군요.

    외교통상부의 해명도 이런 일로 물의를 빚은 것에 사과부터 하고, 정부의 구조대 파견방법의 부족한 면에 대해 자성하며 구조대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내용도 부족하더군요.

  13. ㄴㄱㄴㄴ 2010.01.31 0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련 떡밥 정리해볼께요.
    1. 에콰도르 구호대원의 영어 오역의혹...
    http://gall.dcinside.com/list.php?id=news&no=2699547&page=1&search_pos=-2650482&k_type=0110&keyword=happen&bbs=
    만약 샤워를 못하게된다면 어쩔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에콰도르 대원이 "당신이 뭐라고 하는지 이해못하겠다" 라는 대답을 했는데
    이것을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수있는가"로 오역을 한것이 아닌가...하는 의혹

    2. 관련자들-서기관,구호대원,국제협력단 단원이 올린 글 모음
    http://blog.naver.com/dhrtntngusal/80100864767

  14. 곽리자고 2010.01.31 0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羅生門)"이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사건입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진실을 보는 이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참 가지가지로 윤색하고 덧붙이는 과정에서 공연히 누군가의 인격이 토막이 나고 도륙을 당한, 그런 사건이라고 이해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도리에 비추어 보아 마땅히 죽일 놈, 박살할 놈이 참 많고, 그런 자들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가 한국입니다마는, 확실한 진위 여부를 가려보지 않고 언론의 보도를 완전히 맹신하고 심판관이라도 된 양 누군가를 악으로 단정짓고 사냥하는 사람들 모습은 문명인이라고 보기는 힘든 감이 있습니다. 진중권 씨의 책의 한 구절처럼, fact만으로 구성된 논리적이고 문명화된 담론을 기대하는 건 아직 이른 걸까요?
    또, 조중동과 엠비씨, 좌파와 우파를 떠나서 언론은 큰 권력입니다. 책임이 따르지 않는 권력 따위는 오만과 전제에 불과하겠지요...

  15. 문제는 그게 아니죠~ 2010.01.31 05: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국민들이 문제삼는 건 그게 아니란 말입니다!
    물론, MBC측에서 좀 자극적인...
    아마 그 당시 상황하에 기자분이 좀 화가 났던 모양인데... 그래서, 그런 뉴스가 방영되게 된 모양인데...

    문젠 그런 게 아니란 말입니다!
    말하는 싸가지가 문제였단 거죠~

    무슨...
    다들 고생하고 어쩌고...
    그렇게 얘기하면 그 누가 얘기를 이어갈 수 있겠으며 말을 걸겠으며, 일을 해나갈 수 있겠습니까?

    말하는 싸가지가 아니었단 얘기죠, 국민들 얘기는!

    항상 외교부, 대사관 놈들이 어떻게 자국민들은 대해 왔는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저런 싸가지 없는 소릴 들으면... 그걸 가만 듣고 참을 수 있겠습니까?

    항상 왜ㅡ 이렇게 문제가 터지게 만든 다음에 나중에 변명대느라 여념이 없고, 또 여러 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두둔하고 변명해주고 그러냔 겁니다!

    아직도 문제가 뭔지 모른다면...
    기자라든지, 외교부공뭔이든지, 대사이든지 간에 다~~~ 때려쳐야죠!

    왜 그 자리에 앉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욕쳐들어가면서 있냐는 겁니다!
    하기 싫고 욕듣기 싫고... 일도 힘들고 다들 내 입장 아니니 닥쳐라~ 이럴거면 공직이나 공익적 자리에서 벗어나면 되는 겁니다!

    나라꼴이 쥐판이라 안 그래도 열받는데...



    암튼간, 이번 도미니카대사는 확실히 잘못 했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단 말예요~
    그따구로 변명할라치면... 대사직을 내놓구 집구석에서 편히 쉬면 될 일입니다!
    누가 등떠밀어 대사시켰는가요?
    혹시나 쥐색끼가 그랬던 거라면... 그건 쥐한테 따질 일이고...


    ㅡㅡ^

    • ㄴㄱㄴㄴ 2010.01.31 0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분을 아프간 대사로 임명하셨던 분이 성함이 노무현입니다.
      쥐색끼가 대사시킨거라면 쥐한테 따질일이라 하셨으니
      노통 무덤에서 파내서 따지실 요량이신가요?
      이것도 진영논리로 파악하는 사람은 도대체가...

    • 야 이 찌벌럼아 2010.01.31 07: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너 아고라에서 왔냐?

      멀쩡한 사람 꼭 현 정부랑 연결시켜서

      그렇게 까고 싶냐?

      문맥 이해능력이 딸리냐?

      뭘 잘못했는데 니 따위가 가라마라야

      이 미친새끼야

    • Favicon of http://daewonyoon.egloos.com BlogIcon daewonyoon 2010.01.31 1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기자의싸가지는?

    • 말하는 싸가지? 2010.01.31 15: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체 어느 부분에서 말하는 싸가지가 없었는지 모르겠네요. 솔직히 준비없이 대책없이 갔다간 각종 단체들 기념사진 하나 남을 지 몰라도 현지에서는 민폐만 끼치게 된다는거, 이해가 안가시나요? 아무리 편집이 구려도 어떻게 그 발언을 국가에서 보낸 119 대원들에게 한 것이라 생각할 수가 있는지 정말... 슬프게도 답답합니다. 오히려 기자들에게 하는 말 같던데요? MBC 방송이후 하나하나 나오는 글들을 다 읽어보시고 판단하시길..

    • uto 2010.01.31 2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너같은 국민은 필요없다. 너처럼 빠들이 이 나라를 이꼴로 만든거다. 박정희빠. 한나라빠들이랑 니들이 다를게 뭔지 생각해봐라.

    • DK 2010.02.02 08:17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게 바로 전형적인 아고라 헛소리이군요.

  16. 눈팅요 2010.01.31 12: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티 다녀온 국민일보 기자가 아침 5시에 올린 글이 있네요. http://blog.paran.com/fattykim 엠비시의 악의적 왜곡보도가 맞는거 같네요. 아이티 다녀온 다른 기자분들도 솔직하게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네요. 30여명이나 있었다던데 기자들이 민폐끼친걸 차마 얘기하기 힘든건지 아니면 기자들간의 동료의식이나 특권의식때문에 침묵하시는건지 모르겠네요.

  17. 에고고 2010.01.31 17: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MBC뉴스 보고 엄청 열받았던 시민입니다. 독설닷컴님 블로그에 들어왔다가 뒤통수가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쩌자고...메스미디어의 체질이나 뭐 어려운 이야기 그런 것은 잘 모르겠고 어쩌자고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야구를 좋아해서 스포츠 기사를 눈여겨보는데 얼마전에 김태균 선수 관련 일본 발 기사를 읽고 김선수가 자기 관리를 잘 안하는 사람인가? 생각했다가 며칠 뒤 김선수의 인터뷰를 보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 든 적이 있었습니다. 음...언론이 사람하나 바보만드는 거 정말 쉽구나하고...그래도 조중동에 대해선 워낙 그런데니까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매체를 접하는데...MBC가 저런 이유가 뭔지 그러면 앞으로 PD수첩같은 방송이 더 설자리가 없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니 가슴이 갑갑합니다.

  18. 이성규 2010.01.31 2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래 원 덧글에 덧붙이며...

    인터넷이란 공간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집단 지성으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때론 우르르 몰려들어 마녀사냥하는 광기를 보이기도 합니다. 지난 28일 MBC의 뉴스데스크에서 '현장고발'이란 꼭지를 통해 보도된 <지진 현장에 간 우리 외교관> 내용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을 보면서 저는 몸서리를 쳤습니다. 인터넷의 집단 지성에 대한 회의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잖아도 이번 일에 대해 인터넷 매체인 '미디어스'에 칼럼을 쓰려고 자료조사를 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있어서 편집은 필수입니다. 그러다보면 어쩔 수 없는 생략과 논리적 도약이란 문제를 안고가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집의 정도란 게 있습니다. 이번 아이티 119구조대 관련보도는 기자의 의도에 따라 그 생략이 얼마나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을 알리는 사람으로서 가슴깊이 꽂아두어야 할 비수는 철저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것. 의도로 혹은 상상력으로 사실을 바꾸지 않아야 한다는 것. 며칠 전에 읽은 앨리스 워커는 "작가는 아무리 무명이라 해도 타인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야야 한다"라고 말하더군요.

    오늘 밤에 이번 일과 관련한 칼럼을 미디어스에 송고하기 위해 쓰게 됩니다. 직종은 다르지만 방송계의 동업자 입장에서 이런 글을 쓰려니 저로서도 안습입니다.

    덧글로 올린 거였는데, 그만 게시판으로 올랐네요. 부담이 커지네요. 일정 불편하기도 하고 말이죠, 그 불편한 마음으로 아래의 원문에 글을 덧붙여 봅니다.

    게시판에 올려짐으로써 제가 우려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군요. '역이용의 위험'말입니다. 부탁드립니다만, 이번 일을 피디수첩과 연계하는 황당한 발상을 하는 이들은 정신을 차리세요. 개념은 어디에 두셨는지 모르지만, 실종된 개념 찾기에 나서주세요.


    ================================================

    28일 MBC <뉴스데스크> ‘현장출동’ 코너에서 아이티에 파견된 119 구조대와 도미니카 대사관 직원들의 대조적인 생활 모습을 고발한 것이 인터넷에서 파문이 일고 있더군요. 고재열 기자도 관심을 갖고 있었네요.

    엠 비시의 기사를 저도 이틀 전에 인터넷을 통해 봤습니다. 뉴스영상을 본 첫 느낌은 "뭔가 이상하다"였습니다. 이건 직업적 본능인데요. 피디와 기자의 편집 경향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유재광 기자의 리포트는 앞뒤를 잘라 내어 편의적으로 구성했다는 의구심이 상당히 많이 들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저는 이른바 외주 제작(?) 피디로 경력 21년차입니다. 방송사와 저의 관계는 원청과 하청 즉 갑과 을의 관계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이런 식의 의구심을 뿌리는 건, 상당히 위험합니다. 갑에게 찍히는 꼴이니까요.

    제 가 여의도에서 사용하는 작업실의 독립피디들은 세계 각지의 내전 그리고 위험지역을 일상처럼 들락거리는 다큐멘터리스트들입니다. 방송사의 피디나 기자들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악조건인 상황에서 아무런 후속 보장도 없이 목숨을 건 채 카메라를 메고 뜁니다. 이건 방송사 정규직도 인정하리라 봅니다.

    그 런 경험, 즉 세계 각지의 내전이나 위험 상황을 취재해본 경험으로 볼 때, 이번 엠비시의 보도는 상식을 넘어서는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우선 편집 구성의 면에서 보면, 119구조대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리포트였습니다. 그에 대해선 이견이 없습니다. 한국의 119 구조대는 분명 열악한 환경에서 구호 활동을 펼칩니다. 이것은 현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과거 정권에서 부터 그랬습니다. 특히 아이티는 우리와 지정학적으로 보면 지구의 정반대입니다. 그러므로 구조 활동을 펼치기 위한 장비와 보급 물자를 운송하기 상당이 어려웠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악역이 나온다는 것이죠. 그 악역이 도미니카 대사관 직원과 대사입니다. 강성주 대사는 노무현 정권이 임명했던 아프카니스탄 대사였습니다. 강성주 대사가 아프카니스탄에서 근무했던 시기는 샘물 교회 사건으로 시끄러울 때였죠.

    도 미니카 대사관은 ‘현장 고발’이란 형태로 보도를 할 때, 아주 적역이 됩니다. 두들겨 패도 그다지 비난을 받지 않는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이명박 정권의 근본적인 외교 정책을 비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청와대와 같은 권력으로 부터 오는 압력이나 압박의 걱정이 없습니다. 일선 외교관을 조지는 것이니까요. 그러한 상태에서 일선 외교관과 같은 악역은, 부담이 적은 상대가 됩니다. 그 틀에 도미니카 대사관 직원과 대사가 걸린 겁니다.

    그런데 제가 의구심을 갖는 것은 이번 보도는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는 겁니다. 가장 큰 의구심은 에콰도르 구조대원의 인터뷰입니다.

    구조대 : We have to shower everyday.
    기 자 : You have to?
    구조대 : Yes.
    기 자 : What happen you cannot?
    구조대 : I dont understand you.



    이 내용을 엠비시 뉴스에선 이렇게 한국어로 번역됩니다.

    구조대 : 샤워 같은 건 매일 당연히 해야 합니다.
    기 자 : 당연히요?
    구조대 : 예
    기 자 : 만약 못하게 되면요?
    구조대 :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참고로 인터뷰를 한 구조대원은 지구의 반 바퀴를 돌아야 하는 우리와 달리, 아이티와 지척에 있는 에콰도르 사람이란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한국보다 경제력이 떨어지는 나라라곤 하지만 우리와 비교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언어는 스페인어입니다.

    저 위 영어 인터뷰에 대한 번역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데, 어찌됐든 화면에 나온 것만으로 본다면 유재광 기자는 오버를 했습니다. 특히 “I dont understand you.”를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로 번역했다는 것에 말이죠. 이는 지난 광우병 파동에서 있었던 피디수첩 오역 문제의 기시감을 떠오르게 합니다.

    119구조대원의 샤워 이야기가 나오죠. "제가 여기 5~6일 있는 동안 물을 한 번 받았어요.[샤워를 한 번 밖에 못 하셨어요?] 예. [아니, 땀범벅이 됐을 텐데 어떻게?] 아, 그냥... 원래 나오면 그렇죠 뭐..." 이 내용이 참 이상합니다. 목소린 의도한 듯 변형을 시켰습니다. 취재원에 대한 보호라 할 수 있지만, 여기선 그게 아닌 듯 싶습니다. 기자는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변형시켜 밀착 취재 혹은 내부자 고발 같은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한 혐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저 내용을 찬찬히 분석하면, 샤워를 5~6일에 한번 했다는 게 아니라 물탱크에 물을 받아 놓은지 5~6일 됐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샤워를 한번 밖에 못했어요?”란 기자의 질문이 이어지죠. 이것은 앞 말로 인해 샤워를 5~6일에 한번 밖에 못했다는 것으로 시청자는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재광 기자는 분명 그걸 노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 장 문제가 됐던 것은 에어컨이 나오는 사무실이죠. 아이티에 파견된 대사관 직원은 1명입니다. 그리고 코이카 직원이 한 사람이 더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요. 그 문제의 사무실은 확인을 해보니, 장소를 제공해 준 현지 한국 기업체의 사무실입니다. 그 사무실을 임시 상황본부로 사용했던 것이죠. 그런데 보도로만 본다면 대사관 직원은, 바깥 한데에서 지내는 구조대원들과 비교할 때 귀족처럼 보낸 것으로 시청자는 받아들이게 됩니다.

    에 어매트와 맥주에 대한 지적도 보도에 나오는데, 저는 거기서 그만 실소를 터트렸습니다. 저는 험악한 곳으로 촬영을 자주 나가기에 그냥 슬쩍 지나가는 제품이긴 했지만 한 눈에 그 제품이 어떤 회사의 어떤 모델인지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호화판 에어메트인 것 처럼 기자가 언급한 제품은 미국에서 약 20달러 안짝의 제품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119구조대가 사용하는 야전용 매트는 언듯 허술해 보이지만, 약 35달러 수준의 제품입니다. 그리고 쌓아놓은 에어매트는 2차 구조대를 위한 제품이라고 알려졌더군요. 그런데 기자는 쌓아놨다는 것에 방점을 둠으로써, 대사관 직원들이 호화판 생활을 하는 것 처럼 그렸습니다.

    맥주도 그렇더군요. 잠깐 만이라도 주의깊게 보면 그 맥주는 구조대 및 관계자들의 위문을 위한 보급품이란 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자는 대사관 직원 전용인 것처럼 그렸습니다. 기껏해야 두 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되는 대사관 직원들이 쌓아놓은 에어메트와 콜라 맥주를 귀족생활하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인 편집 구성을 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끝으로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가장 분노한 대목이 있죠. 강성주 대사의 발언입니다. “스스로 여기에서 식사 문제라든지 자기 모든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만 와줬으면 좋겠다는...” 이 내용은 최근 몇 년전부터 외국의 전쟁이라든가 재난 현장에 무대포로 구호대를 보내는 경험 없는 NGO나 종교단체를 향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강성주 대사는 샘물교회 사건 당시 아프카니스탄 대사였다는 점을 상기하셔야 합니다. 근데 기자의 리포트가 그 대답 앞에 붙죠. “119 구조대원들은 거의 모든 생활을 현지 대사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페인과 도미니카를 거쳐 육로로 아이티에 들어오느라 짐을 최대한 줄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지의 우리 대사는 이렇게 구조대가 오는 게 영 탐탁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기자의 이 리포트 다음에 강성주 대사의 인터뷰가 뉴스 영상에서 붙은 겁니다.

    이렇게 되면 시청자는 ‘119 구조대 오는 걸 주 도미니카 한국 대사는 귀찮고 탐탁하지 않게 여기는 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저 또한 외교통상부에게 불만이 많은 다큐멘터리스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지난 21년 동안 방송제작을 했던 사람으로서 겪은 몇 번의 사건은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립니다. 외교통상부에게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들고 칠 것은 당연히 쳐야 하지요. 하지만 이번 아이티 관련 ‘현장고발’은 많은 면에서 석연치 않습니다. 유재광 기자는 무슨 연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많은 곳에서 오버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분히 악의로 읽혀질 만큼 왜곡된 편집 구성으로 보도를 했습니다.

    미디어스에 이번 일과 관련한 칼럼을 쓰기 위해, 자료 조사를 하느라 몇몇 곳에 전화를 걸고 있고, 인터넷을 뒤지고 하는 와중에 독설 닷컴까지 왔습니다. 그냥 글만 읽고 가려고 하다가, 그만 덧글로 이렇게 긴 내용을 온라인으로 쓰게 됐습니다. 많이 실례했습니다.

    노 파심에 한마디 더 씁니다. “너 알바 아냐?” “너 보수 꼴통이지?” 이런 내용들로 돌멩이가 날아오리라 예상되어서입니다. 이미 독설 닷컴에 오른 몇 개의 글을 보면 제 성향을 아시게 되리라 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이번 일로 호시탐탐 노리는 일부 수꼴들에게 책잡히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거기에 제가 쓴 덧글이 역이용될 수 있다는 점도 말이죠. 이만 줄입니다.




    방송가의 비정규직 피디 이성규 올림

    • 2010.01.31 16:48  댓글주소  수정/삭제

      MBC 쉴드 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이유가 마지막 문단에
      언급되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칫 이걸로 애써
      노력한 PD수첩 무죄의 가치마저 훼손될거라는, 그걸로
      수꼴들에게 공격당할 거라는 생각말이죠.

      일반인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더
      바랄텐데 말이지요. 미디어스에서 좋은 칼럼
      써주시길 바랍니다.

  19. 지나가다가 2010.02.01 1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처음에 보고 이상한 느낌을 받았던 한 사람입니다.

    그 해당 보도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온 다음에 완전히 도미니카 대사에게 몰매가 날라가는 모습을 보고 블로그에 반박글을 올렸다가 욕도 많이 먹고 격려도 듣기도 했었습니다마는... 오마이뉴스를 보면 오늘 오후쯤에 반박 내용이 나온다고 하니 그걸 보고 이야기 해야 겠지만서도, 이번 일을 보고 굉장히 긍정적인 면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실 굳이 119 구조대원분들의 글을 보지 않더라도 그 보도 자체로 뭔가 이상한 구석이 많은 내용이었습니다. 영어 번역이든 화장실 갯수든 둘째치고, 중간에 편집되서 끼워진 강성주대사의 발언 자체가 일주일 전에 나왔던 인터뷰내용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980184&cloc=rss|news|politics) 에 나온 내용임이 분명해 보였거든요. 이걸 마치 119구조대에 대한 도미니카 대사관의 태도인 듯이 끼워넣은 것 자체가 악의적인 의도를 확인시켜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적을 정해놓고 그 목적을 위해선 가진 자료들을 어떻게 자기 마음대로 끼워맞춰서 써먹어도 상관없다는 사고방식을 보여준 좋은 예였습니다.

    그래도 희망적이었던 것은... 그렇게 여론이 자기의 사고능력을 상실하고 감정에 휩쓸려서 반대방향 통행을 비난하며 한방향으로 몰려가더라도, 욕먹을 각오를 하고 브레이크를 밟는 사람들이 있고, 또 냉정하게 생각해본 후 생각을 고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MBC가 무슨 반박을 할 지 상상이 안가는데, 괜히 다른 증거라고 찾아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말고 솔직하게 사과를 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20. Powerk 2010.02.06 2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게 원 내용이라고 하네요..
    http://heloo.egloos.com/3577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