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Category»


Archive»

Notice»

« 2019/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tatistics Graph

한 KBS PD가 내게 들려준 시

고봉순 지키미 게시판 | 2008.07.29 09:09 | Posted by 소셜미디어의 촌철살인마 독설닷컴


다음은 우리다

- 마르틴 니묄로 -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을 숙청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가톨릭교도를 숙청했다.
나는 개신교도였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민의 방송’ KBS에는 옛날 옛적부터 구전되는 농담이 하나 있다. ‘KBS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농담이다. ‘1/3은 열심히 쉬고 있고, 1/3은 남이 일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고(그래서 쉬는 사람만 못하고), 그리고 나머지 1/3만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KBS의 방만한 경영을 비꼰 농담인데, 요즘 이 농담이 바뀌었다.


정부가 낙하산 사장을 보내 KBS 장악을 본격화하는데 반응이 세 가지로 갈린다는 것이다. ‘1/3은 방관하고 있고, 1/3은 KBS 장악을 돕고 있고(그래서 방관하는 사람만 못하고), 1/3만 KBS 독립을 위해서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KBS의 한 PD는 “국민이 지켜주겠다고 촛불을 켜는데 성문 열어줄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너무 많다”라고 말했다. 


노조 출범 때부터 정연주 사장 퇴진을 주장했던 KBS노조는 요즘 정연주 사장이 식물사장이 되었다고 비꼰다. 경험해보니 사실이었다. 이미 KBS 내부는 이미 친정부적인 이사회가 ‘평정’한 상태였다. 이사회 회의 취재를 하려던 기자들은 입구에서 취재를 거부당하고 발걸음을 돌려야했다(출입기자만 허용). 안전담당자는 취재 봉쇄가 이사회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7월24일의 '방송장악 네티즌탄압저지를 위한 범국민행동' 발족식을 비롯해 언론노조 등 언론단체들이 KBS 앞에서 행사를 하려고 할 때마다 경찰의 원천봉쇄로 애를 먹는다. 도로가 아닌 KBS 현관 앞에서 하는 행사기 때문에 KBS 측의 시설보호 요청이 있어야 경찰이 막는 것이 가능하다. 요즘은 KBS 직원들이 직접 나와 KBS 사장을 지켜주겠다는 집회 참가자들과 몸싸움과 언쟁을 벌인다. 그들은 이미 사장 편이 아니었다. 정권에 공영방송 KBS의 성문을 열어주려는 움직임은 KBS를 지켜내려는 움직임보다 더 크고 조직적이었다.


이런 줄서기와 함께 혈기방장한 젊은 기자와 PD들을 절망시키는 또 하나의 벽은 구성원들의 ‘복지부동’ 자세다. 입사 8년 차 한 PD는 “정연주 사장이 해임되든 안되든, 낙하산 사장이 내려오든 안오든 나는 상관없다”는 냉소주의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PD는 선배들의 각성을 촉구하며 자신의 블로그에 독일의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의 시를 올려놓았다. 그는 이 시가 KBS 직원들의 운명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다음은 우리다 / 마르틴 니묄로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을 숙청했다. /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가톨릭교도를 숙청했다. / 나는 개신교도였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7월24일, ‘민언련’ ‘언론노조’ ‘언론연대’ 등이 주축이 되어 긴급히 ‘방송장악 네티즌탄압저지 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을 결성하고 정부의 언론 장악 음모에 대한 공동 대응을 시작했다. 그런데 범국민행동에 참여한 단체 중에 언론노조 KBS본부는 없었다. KBS 부산지부는 있었지만 정작 KBS본부는 없었다. 시민사회단체와 촛불 시민들이 KBS를 지켜주겠다고 모였지만 KBS노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2008/06/23 - [시사IN 기사] - 고구려 멸망 연상시키는 KBS 내부 분열
2008/06/23 - [시사IN 기사/시사IN 기사 뒷얘기] - '대략난감'했던 KBS 노조위원장 인터뷰
2008/06/21 - [시사IN 기사/시사IN 기사 예고편] - 위기의 KBS, 고구려처럼 침략당하려는가?
2008/06/19 - [시사IN 기사/시사IN 기사 예고편] - KBS 노조가 어용 시비를 벗어나려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buldackcamera.tistory.com BlogIcon 불닭 2008.07.29 0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가네요...허 침묵하기도하고, 지켜보기만 하기도하는 kbs를 보면 안타깝습니다.모든분들이 나서서 투쟁하셔야할텐데...

  2.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 BlogIcon 실비단안개 2008.07.29 0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덜 급한 사람이 많은 모양이지요.

  3. 모노 2008.07.29 1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멀리갈 것도 없이 유비무환 이란 말도 있는데 ;ㅁ; 당장 제 목에 칼 안들어 온다고.. 저기 멀리서 칼 휘두르는 넘 뻔히 보고 있는 거.... 아니 손으로 가리고 있는거? 아님 저 칼은 나를 못해칠거라고 생각하는 거? 에휴... (한숨)

  4. 지나가다 2008.07.29 1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기자리를 지키기위해 참...애쓰는군요. 직장구하기가 요즘같아서는 쉽지않을텐데..이렇게라도 해서 지방 KBS로 좌천이라도 당하지 않으려고 애쓰는거 이해됩니다. 자기 이름을 밝히지 않은것만봐도 무언가 순수성이 없네요...스스로 그렇게 당당하다면 왜 이름조차 못밝히고, 이름을 밝힘으로인해 입게되는 혹있을지 모를 피해에대해 왜 그렇게 당당하지 못하는지..그러면서 말은 그럴듯하게...정말 KBS PD인지...하이튼, 다음에는 익명성을 가장하고 몇몇 전문데모꾼들이 선동질을 하니....그런데 다수의 국민들은 청소년들이 아니라서 이런 선동질에 넘어가지 않으니 애타겠네요..

    • 이런... 2008.07.29 13:46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냥 지나가세여...댁이 하는 것도 선동질이지여...쯧..
      당당하지 않아서 실명을 밝히지 않는다니여..그러면 댁은?? 댁은 실명인가여??

    • Mariachi 2008.07.29 14:03  댓글주소  수정/삭제

      근데 당신이 말하는 다수의 국민들은 누군가요? 명박이 똘마니 & 알바들? ㅋㅋ

  5. 2008.07.29 1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Favicon of http://storystroy.tistory.com BlogIcon login 2008.07.29 14: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켜줄때 잘해 KBS임마들아~~

  7. 부끄럽다 2008.07.29 14: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 정부와 국회에 욕을 퍼부어대면서 촛불시위에 참가도 못했고 다른 행동으로도 보이지 못했습니다. 취업,학업걱정을 핑계로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지 못하고 살아온지 3~4년은 된 것 같습니다. 다음 아고라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8. 랄라 2008.07.29 15: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침묵하는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어 시 부분만 퍼갈께요. ^^;; // 몇개글 읽어보니 공감가는 글도 많고 방문객들의 토론도 볼만하네요.종종들러 좋은글 보고 가겠습니다.

  9. 바르샤빠 2008.07.29 16: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다음엔 나에게 왔다 ... 참 와닿네요 퍼갑니다.

  10. 야누스 2008.07.29 1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연주...방송 문외한이던 한겨레 논설위원 내려올때는, 그리고 민언련 출신들 내려올때는 방송장악이라고 핏대 안 올리던 사람들이 참...지금 정부의 친정부 인사들 방송에 힘쓰려고 하는거나 그때나 뭐가 다른지...

    • 옳지 않지만 답습한다? 2008.07.30 1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즘의 정부를 옹호하는 그들의 주장이 옳지 않다고 비판하면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반박하는게 아니고 예전에 니들도 그랬다고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옳지는 않지만 니들도 했으니 해도 되잔아?' 라고 말하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 소심이한 2008.08.03 1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야누스, 사태의 본질조차 모르는군요.

      YTN 의 사례가 KBS 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 때문에 이렇게 걱정들을 하는겁니다. ㅋㅋ, 그런 식의 논리라면, 님께서는 최시중 방통위원장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시겠군요.

      쯧쯧, 정체가 의심스럽소.

  11. Favicon of http://blog.daum.net/gangseo BlogIcon 어린왕자 2008.08.13 1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하는 바대로 담아.... 널리 유포하고자 합니다. 양해말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