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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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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연출가인 한양대 겸임교수 탁현민씨는 노무현 대통령 추모 콘서트를 두 번이나 기획했다.
6월에 노무현대통령 추모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를 기획했고 
지난 금요일 열린 노무현재단 창립 축하콘서트, 'Power to the People'을 기획했다. 

그런 그에게 유무형의 압박이 들어왔다고 한다. 
다음은 노무현 콘서트를 기획한 그가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고백이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잘 마무리한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

내친 김에 그는 한번 더 내달리기로 했다.
그는 10월31일 세종대학교에서 열리는  '2009 희망콘서트, 함께 날자'를 기획하고 있다.
'함께 날자'의 사회는 이번에 KBS에서 방출된 김제동씨가 볼 예정이다.






노무현재단 창립축하 공연 <Power to the people>,
연출자가 관객과 시민들에게 드리는 고백



탁현민(공연연출가)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

공연을 부탁해온 노무현 재단의 양정철 사무처장에게는 차마 이야기 하지 못했지만, 추모공연 '다시 바람이분다'를 연출하고 안장식 추모문화제' 잘가오 그대'를 거들면서, 막연하게 느꼈던 위협이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더구나 그 구체적인 위협이 나 뿐 아니라 내가 연출한 공연의 출연진에게 더욱 비열하게 자행되는 것을 보았을 때, 그래, 나는 두려웠다.

이제 겨우 자리잡아가는 알량한 연출가의 이력에 친노니 좌빨이니 진보니 하는 빨간 줄이 그어질까 두려웠다. 박원순이나, 진중권이나 아니 윤도현이나, 김제동조차 한 방에 날려 보내는 저들의 비열하지만 무시무시한 힘이 무서웠다.

처음에는 뭐 그깟 공연하나 연출한다고 그리 대단한 위협이 있을까 싶었던 마음이었다. 그러나 익명의 촛불집회 참석자들까지도 색출해내는 저 놀라운 수사력과 연예인들의 사회적 발언조차 틀어막으려는 노력, 이유 없이 취소되는 몇 건의 공연계약과, 아예 대놓고 "이제 같이 일하시기 어렵겠네요" 하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일들이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버젓이 자행된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위협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 출연을 약속하고 번복했던 가수와, 있지도 않은 일정을 핑계로 고사했던 또 다른 가수들, 오랜 인간관계에도 불구하고 이 공연은 정말 나갈 수 없다며 미안해하는 이들을 이해 할 수 있었다. 괜찮다고, 그저 공연 한번일 뿐 이라고, 너희의 음악적 지향과 맞는 공연이며, 이정도의 사회적 참여도 못하면 뭐 하러 음악 하냐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실망도, 배신감도 적잖게 느꼈었지만. 그러한 두려움이 막상 나에게 현실로 닥쳐오니 나는 무서웠다.


무서운 이유는 분명했다.


그것은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사회적으로 고립될 것이라는 불안이었다. 그리하여 결국엔 매스미디어가 나를 묻고, 가수들이 내게서 등을 돌리게 되면 공연연출가로서의 삶도 그것을 가르치는 일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번에도 나는 공연을 연출했다. 이는 대단한 결단이 있어서가 아니라, 두렵고 무서워서 피하고 싶었으나, 결국 피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다시 공연을 맡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비록 수는 적지만 더욱 담대해진 출연진들 때문이었다. YB와 강산에, 김제동은 누구보다 먼저 출연을 약속하며 나를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잃을 것이 많은 이들의 결단으로 드디어 공연은 준비될 수 있었다. 여기에 이제 막 시작하는 노무현 재단 관계자들의 헌신은, 차마 못하겠다는 말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밤, 낮 없이 일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어떻게든 노무현대통령의 꿈꾸던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가득한 이들이 보여준 것은, 더 잃을 것도 없다는 처절함이 아니라 새로운 꿈으로 충만한 열정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를 어쩔 수 없이 만든 것은 결국 관객이었다.

다시 바람이 분다 공연과 추모 문화제 행사에서 만났던 그 관객들은, 결국 내게 또 한 번의 공연을 만들 수 있는 가장 분명한 이유가 되어주었다. 그들을 기억하며 내가 만일 이번 공연으로 경제적 사회적 안락함을 잃게 된다면 그것은 아마도 조금 잃는 것이고, 이제부터 나와 공연을 하는 것을 꺼려하는 가수가 생긴다면 그보다 좀 더 잃는 것이겠지만, 이전의 공연에서 함께 울고 웃었던 그 관객들을 잃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다 잃게 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 공연에 노래했던 가수들이 상대적으로 적고, 유시민, 정연주, 조기숙, 이재정, 문성근, 장하진등 재단 관계자들로 하이라이트를 구성하고, 무엇보다 시민들이 공연의 오프닝과 클로징을 맡은 이유가 다 여기에 있음을 밝혀둔다. 결국 연출가의 의도에 앞서 이번 공연은 애초부터 모두가 함께 만들 수 밖에는 없었던 공연이었다.




이제 공연은 끝났다.


그리고 나는 두려움과 무서움을 이겨내는 방법이 무엇일지 알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혹은 막연하게 다가오는 이 불온한 바람. 여기에 맞서는 최선의 방법. 그것은 다름 아닌 '여럿이 함께' 가는 것이다.

추모공연과 재단 출범 공연을 연출하면서, 변하지 않고 무대 위에 서는 가수들도, 흐트러지지 않는 재단의 관계자들도, 또한 언제나 이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관객들도, 이제 누가 누구에게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는 존재가 되었음을 느낀다. 혹여 우리가 가려는 길이 두렵고 무서워서 피하고 싶지만, 그러나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서로의 든든한 어깨가 되었음을 뜨겁게 느낀다. 
  

참고글 - 탁현민씨 의노무현대통령 추모콘서트 공연후기
http://poisontongue.sisain.co.kr/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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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감사합니다..!!! 2009.10.12 0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가지 어려운 주변상황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어서 3년이 지나갔으면 하는바램이..

  3. 고상구 2009.10.12 0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명박은 아직도 죽은 노무현을 겁내는구나...]
    사마중달이 죽은 제갈량에게 겁먹고 도망갔다너니....

    무어그리 지은죄가 많아 죽은 노무현을 아직도 겁을내서 그의 그림자들을
    모두 짤라내려고 하니... 하지만 그림자가 칼고 짜른다고 짤리지 않는다는것은
    다아는 이치인데 어리석은자의 반목이 안타까울뿐이다...

  4. 똑같이 해줘야한다 2009.10.12 0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들이 한대로 고스란히 돌려줘야한다.이땅의 매국노를 말살해야한다.

  5. 파우스트 2009.10.12 0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협을 느꼈다는 고백에 분노를 느낍니다. 함께 해야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기꺼이 함께 하고자 합니다. 힘을 내세요!!

  6. samuel 2009.10.12 06: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동하는 양심과 용기에 감사를 드립니다.

  7. 멋진 당신~^^ 2009.10.12 06: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 어디서나 응원합니다. 보다 더 담대해진 윤도현과 강산애씨의 무대는 감동 그 자체였어요. 그들의 신념이 단단해지는 만큼 음악성도 놀랍도록 성장했음을 보았습니다. 멋진 당신과 멋진 그 친구들에게 깊은 존경과 사랑을 보냅니다. 저두 부끄럽지 않게 살아얄텐데..(한국에 나가는 지인편에 그들의 최신 앨범 몇 장이라도 구입해야겠습니다.^^)

  8.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 2009.10.12 08: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천 한번도 안했는데 추천하려고 하니 이미 추천 완료 했다고 뜨네요.. 이것도 조작인건지 뭐든 의심하고 보는 세상이 되었네요... 포기 하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지치지 않고 노력하다 보면 다시 바람이 불거라고 믿습니다.. 노통이 그립네요.. ㅜㅜ

  9. wjdgPtnr 2009.10.12 08: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존경합니다~바람은 그치지 않을것입니다

  10. 김영수 2009.10.12 0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멀지않아 따뜻하고 자유로운 봄바람이 다시불어오겠지요. 힘내세요.사랑합니다.

  11. 삽살개 2009.10.12 0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깃발이 펄럭이든 날
    내 조국의 노래가 있다
    산천 초목이 울어도 꽃은 피고 유월은 아름다웠다
    옥양목에 발갛게 물든
    핏자국은 서러워 서러워 울었다
    그 서러움에 한번 쓰다듬을 손도 없었다
    그래서 유월은 손도 발도 없는 달인지도 모른다
    갓난아이의 울음이 총성보다 더 고통스러운 날 있었습니다
    생명의 끈을 놓지 못해 물한방울 갈망한 적 있었습니다
    두려움 속에 고통을 더하는 대포 소리 감싸 안은 적 있었습니다
    쓸쓸히 이름없는 그림자만 나뒹구는 침묵의 숲에
    승냥이의 울음소리만 영령들의 슬픔을 달래고
    고독의 천지에 잠들지 못한 울음이 창공을 휘 젖었다
    때가 되면 돌아오는 그날이 반세기가 넘었건만
    아직도 이루지 못한 꿈이 되어 길을 나선다
    동토凍土의 서러운 가슴은
    언제 풀릴지 모르는 허리를 잡고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아-
    조국의 노래여 민주주의 노래여
    아직도 산통으로 신음하는 당신의 노래여
    우리는 가슴 아파하며 순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2. 삽살개 2009.10.12 0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대..한..민...국...~!!!
    버러지가 설치는 이세상을 하늘에서 보고 계십니까?..
    우리 국민들이 너무나 불쌍합니다~! 도와 주십시요~!

  13. 멋진 당신 2009.10.12 0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실과 정의는 묻혀질래야 묻혀질 수가 없습니다. 바로 당신과 같은 분들이 당신을 따르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밟으면 밟을수록 더 꿈틀됨을 왜 저들은 모를까요?

  14. 깔루아 2009.10.12 0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허설에서 당신의 포스는 두려움이 없는 듯 했는데...
    당신도 떨고 있었네요.....

    우리 여럿이 함께 하겠습니다...
    정말 멋진 공연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10월 마지막 날 공연,,,
    그 날도 함께 하겠습니다...

    탁교수 홧팅하십시오....

  15. 라온하제 2009.10.12 1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 금요일 사는 곳이 성공회대 주변인지라 퇴근 길에
    공연을 보았다.

    공연 관람중 그들의 공연에 환호하기 보단 이한철, 강산애, 김제동 출연 연예인을
    보면서 안쓰러움을 느꼈다.

    우째 이런 세상이 됐는지~

  16. 오늘 2009.10.12 1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이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 입니다. 이 불안함과 억울함이 언젠가는 해소가 될까요..?? 정신병원에 가서 심리상담을 한번 받아야 겠습니다. 어둠의 시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기 위해서 입니다.

  17. Jade 2009.10.13 0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방에 있어서 공연에 참여하지 못해 너무나 아쉽네요.
    멀리서나마 응원합니다..힘내세요 ^-^

  18. 햇살 2009.10.13 1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이팅! 힘내세요,

  19. 더울렁 2010.05.07 17: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은 5월23일 부산대 대운동장 7시에 공연합니다 나는 참석 할것입니다

  20. 별나라 2010.05.20 06: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공화국인 것을 부인하는 자들을
    다시 뽑아주는 일은 없었으면..
    지혜로운 시민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21. kjn 2010.05.21 1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몸은 함께 하지 못하여도 마음은 함께 합니다.
    힘내십시요 당신은 영원한 훌륭한 인물로 남을 것입니다. 노무현대통령처럼...
    당신을 격려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