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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합창단을 해체하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외국에는 이런 오페라합창단이라는 것이 없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공연 온 이태리 성악가들과
파리국립오페라합창단이 하는 말은 달랐습니다.
이태리 성악가들은
"이태리에만 13개의 오페라합창단(Opera Corus)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파리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은
"그럼 우린 누구냐?"라고 되물었습니다.
유인촌 장관님, 파리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은, 그럼 그들은 누구일까요?
유인촌 장관이 문화부 앞에서 집회 중인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을 지켜보고 있다.
‘리비아모 리비아모 네이떼띠 깔리치, 께 라 벨레자 인삐오라...’ 소프라노 조은혜씨(32)가 테너 김진철씨(34)와 함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조씨의 꿈은 이 노래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부르는 것이었다. 비록 지금은 오페라합창단의 일원이지만 당당히 주역이 되어 무대에 서겠다는, ‘프리마돈나’의 꿈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조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곳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가 아니었다. 거리였다. 그것도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앞 거리였다. 그녀의 공연 소식은 신문 문화면이 아니라 사회면을 장식했다. 거리에서 노래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 그것이 그녀의 악몽 같은 현실이었다. 그녀와 그녀의 동료들은 3월31일부로 해고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
지난 2월초, 국립오페라단 이소영 단장은 국립오페라합창단의 해체를 발표했다. 이 단장은 2년차 이하의 단원을 지난해 12월31일부로 해고한데 이어 2년차 이상의 단원은 3월31일부로 해촉하겠다며 민간단체인 ‘나눔과기쁨’에서 그들을 재고용해줄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때부터 단원들은 파업을 결의하고 거리에 나와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42명 단원 중 다른 길을 찾아 떠난 12명을 제외한 30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국립오페라합창단이 연습비 명목으로 받은 한 달 급여는 70만원 이었다. 여기에 공연이 있을 때마다 공연수당을 따로 받았지만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100만원~120만원 정도였다. 1년 급여를 전부 합쳐도 3억원(공연수당 포함시 5억원), 베이징올림픽 연예인 응원단이 며칠 동안 쓰고 온 2억원의 1.5배 밖에 안 되는 돈이었다.
이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비정규직의 전형이었다. 4대 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2007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화재 때 제대로 보험 혜택도 못 받았다. 해고도 쉬웠다.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해고가 되었다. 단원들은 개인 레슨을 통해서 생활비를 충당하면서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노래를 불러왔지만 돌아온 것은 해고통지서였다.
단원들과 함께 파업을 하고 있는 반주자 오지영씨는 “성악가들은 몸이 악기인데 꽃샘추위에 하루 종일 밖에서 공연하고 시위하느라 다들 감기에 걸려서 쩔쩔매고 있다” 라고 말했다. ‘프리마 돈나’들의 슬픈 아리아가 울려퍼지는 문화체육관광부 청사에는 ‘문화로 따뜻한 세상’ 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이들은 전날 국립오페라단의 <마술피리> 공연장 앞에서 관객들을 상대로 선전전을 펼쳤다. 현장에서 만난 베이스 김명도씨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우리의 현실이 되어버렸다. 드라마에서 ‘석란시향’이 해체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했는데, 우리의 지금 모습이 그들과 똑같다” 라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에 나오는 ‘예술맹’ 시장과 문화부장관의 문화적 수준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날 확인할 수 있었다.
합창단이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중간에 갑자기 유인촌 장관이 나타났다. 그는 집회를 중단시키며 단원과 함께 집회를 하고 있는 공공서비스노조 조합원들을 향해 “얘기하기 싫어, 나랑?” 이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단원들이 따졌다. “반말하지 마십시오” 단원들의 격한 반응에 장관은 청사 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사회자가 “우리는 장관님과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소리쳤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유장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들어갔다.
청사 안으로 들어가는 유장관을 따라가며 국립오페라합창단의 해체 이유를 물었다. 유장관은 “저들은 집회 장소를 잘못 찾아왔다. 정은숙 전 단장의 집 앞에 가서 시위를 해야 한다. 인건비 책정에 대한 법적 근거 없이 불법적으로 6년간 합창단을 운영했던 사람은 정 전 단장이다”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오페라 전문 합창단의 필요성에 대해서 묻자 유장관은 “외국에는 이런 오페라합창단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 라고 말했다. 기자가 외국에도 이런 오페라합창단이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추궁하자 그는 재차 “없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유 장관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집회 중 국립오페라합창단원들이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부르자 이태리 성악가들이 즉석에서 합동공연을 해주었다.
삼십분 뒤 집회장을 찾은 또 다른 손님들이 외국의 오페라합창단 존재여부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페라 <나비부인>을 공연하기 위해 방한한 이탈리아 뜨리에스테 베르디극장의 성악가들과 스텝이었다. 한 스텝은 “오페라합창단(Opera Corus)은 유럽에서 매우 일반적으로 존재하며 이탈리아에만 13개가 있다(외국 오페라합창단은 주로 오페라극장에 속하는데 오페라극장이 오페라단과 같은 역할을 한다)” 라고 확인해 주었다.
이들은 집회를 중단시킨 유인촌 장관과 다른, 예술적인 방식으로 시위대에 예를 표했다. 함께 합창을 하는 것이었다. 국립오페라합창단 전원이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해고되었다고 설명해주자 그들은 합창단 대열에 합류해서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노예들의 합창’을 함께 불러주었다. 이날 단원들의 ‘합창시위’를 지휘한 사람은 전 국립오페라합창단 지휘자 고성진씨였다. 합창단처럼 그를 비롯한 9명의 연출부 스텝들도 전원 해고된 상태였다.
1국3팀 체제였던 국립오페라단은 현재 국장과 팀장 2명을 비롯해 많은 직원들이 사표를 낸 상태다. 이중 친동생이 운영하는 기획사에 동영상 광고를 비싸게 의뢰했던 것이 문제가 되어 퇴출된, 음악잡지 기고 경력이 전부인 청와대 행정관 출신의 전 사무국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해고된 상태였다. 스텝도 단원도 없이 사무국만 남은 국립오페라단의 현재 상태는 사설오페라단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많은 음악관계자와 클래식팬들이 국립오페라합창단의 해체 소식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남진 한국음악비평가협회장은 “국립오페라합창단은 국립오페라단 오페라의 질적 수준을 담보하는 일등공신이었다. 주역들이 못한 경우에도 합창의 앙상블로 공연의 뼈대를 지킬 수 있었다” 라고 말했다. 음악평론가 탁계석씨는 합창단 해체소식에 울분을 토하며 ‘누가 그대들을 울렸는가’ 라는 헌시를 지어 애도했다.
서울시립합창단 예술감독, 지휘자 정명훈씨는 지난 2003년 오페라 <카르멘>을 함께 공연한 뒤 “이런 합창단은 드물다. 프랑스에도 없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국립오페라합창단은 지난 2007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오페라대상’을 수상 하기도 했다. 합창단의 집회 현장에서 함께 합창을 했던 베르디극장의 성악가들도 이구동성으로 “목소리가 아주 좋다. 길에서 노래를 불러야하는 실력은 아니다” 라고 말했다.
국립오페라합창단의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에 대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은 ‘그것은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다. 우리가 그들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지 못한 것이 잘못이다’라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무대를 잃은 단원들을 위해 3월27일 국회 공연을 주선해 주었다. 단원들을 해고한 국립오페라단이 청년 인턴을 고용한 것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42명의 단원을 해고하고 십여명의 청년 인턴을 고영했다. 이것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 정책이냐? 이것은 ‘저질의, 일자리 죽이기’ 정책일 뿐이다” 라고 비난했다.
국내 최고의 오페라전문 합창단이 요즘 거리에서 부르는 노래는 ‘아침이슬’ ‘님을 위한 행진곡’ ‘비정규직철폐연대가’와 같은 노래들이다. 민주당 문방위 의원들은 이들의 슬픈 아리아가 그치게 되기를 고대하면서 국회 공연을 할 때 함께 ‘합창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거리의 '프리마돈나'가 된 국립오페라합창단. 가운데 고성진 지휘자도 해고되었다.
편집자 주>
"전 세계에 오페라합창단이라는 것은 없다"라는 유인촌 장관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이태리 성악가뿐만 아니라 프랑스 성악가들도 확인해 주었습니다. 다음은 파리에서 한국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 반대운동을 펴고 있는 한 유학생이 보내온 내용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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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3월17일) 파리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을 만났습니다. 가르니에 오페라와 바스티유 오페라 두 곳의 전용극장을 가지고 있기에 사람들이 바스티유오페라합창단이라고 부르는데, 정식 명칭은 파리국립오페라 합창단입니다.
단원들에게 한국 소식을 전해주자, 이들은 한국 국립오페라합창단의 고용조건에 놀랐습니다. 왜냐면 이들은 퇴직 때 까지 완전 고용이 되고 있으며, 초봉은 4만 5천유로(지금 환율로는 9천만 원 정도. 식대 등 보조비 포함)이며 여름휴가 7주, 겨울휴가 2주가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파리국립오페라합창단은 105명의 단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스티유 오페라 6층에는 이들이 간단한 업무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4인1실)과 분장실, 탈의실, 샤워실이 별도로 갖추어져 있습니다. 이들은 1년 동안 1명당 대략 8편 정도의 오페라 공연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의 소식에 매우 놀라워하며 그 정치적 배경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안정적 고용 없이 공연 작품의 안정적 질은 어떻게 보장되는 지를 문제 제기를 하였습니다.
이들은 유인촌 문화부 장관 “전 세계에 오페라 합창단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에 대하여 "그럼 우린 누구냐" 라고 되물의며 한국의 문화부장관의 자질을 되물었습니다. 이들은 파리에 해도 파리국립오페라합창단이 있으며 리옹, 마세이유, 아비뇽 등 전국에 걸쳐서 완전 고용이 실현된 오페라합창단이 존재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현재 파리국립오페라합창단은 바스티유와 가르니에 오페라극정 두 곳에서 공연을 하는 바쁜 상황이지만 한국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의 해고에 반대하는 서명지를 자체적으로 돌리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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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ㅅㅁㄷㅅㄷㅅ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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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 관련 하나와 그에 따른 댓글
Tracked from 지나가던이의 스쳐지나가는 생각들 2009/03/19 21:45 삭제그냥 모처에서 이런 글 을 봤다. 유인촌 장관께서 나름 '구조조정'을 하신 모양인데 그리 알아보지도 않고 말을 한지라 더욱 더 욕을 먹고 있는 것 같다. 뭐, 이런 일이 흔하긴 하다만 정말 예술이 원래 밥벌어 먹기 힘들다고 해도 문화부장관이 저런 말을 하면 골때리기는 하다. 그런데, 이런 댓글도 하나 봤다.말 그대로다. 스포츠로 치자면 팀을 해체하는데 경기장 짓는다고나 할까? 뭐, 건물 자랑이나 하거나 외국팀들 불러다 시범경기 한다고 해도&n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