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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 여행감독 1호,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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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최초, 여행감독 1호 고재열 감독 인터뷰~

취향의 발견/예비 여행작가 | 2018.12.12 10:25 | Posted by 소셜미디어의 촌철살인마 독설닷컴



주) 아무도 이런 인터뷰를 안 해줄 것 같아 제가 저를 인터뷰해 보았습니다. ㅋㅋ

# 우주 최초 여행감독이라고요?
여행에도 감독이 있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있습니다. 영화감독은 뭐 하는 사람인가요? 연출을 하는 사람입니다. 여행에도 연출이 중요하다. 여행감독은 여행을 연출합니다. 미리 여행을 그린 다음 참가자들이 경험하게 합니다.

# 영화감독과 차이점은 뭔가요?
영화는 감독이 그린대로 나와야 합니다. 여행은 그려지는대로 따라가면 됩니다. 그럼 가만히 놓아두라는 얘기인가요? 아닙니다. 판을 깔아주고 상황에 던져주는 것입니다.

# 감독이니까 리더십이 있어야 하겠네요?
아닙니다. 리더십? 땡! 코디네이터십, 딩동댕! PC통신 시절 시샵을, 인터넷카페 운영자를 생각해보세요. 그분들이 나를 따르라~ 하는 리더가 아니었잖아요. 모두가 원하는 것을 물어 찾은 다음 그것을 함께 구현하게 만들었죠. 여행감독도 그런 역할을 합니다.

# 듣고 보니 그럴듯한데 여행사나 여행가이드가 하는 일하고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데요?
같으면서 다릅니다. 디자인과 예술의 차이를 아십니까? 남들을 만족시키면 디자인이고 자신을 만족시키면 예술입니다.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제 만족을 위해 여행을 연출합니다. 그 여행을 함께 하면서 다른 사람도 행복을 느끼는 것이고요.

# 암튼 여행감독이라고 하니까 뭔가 그럴듯한 것 같네요.
바로 그겁니다. 말 하나가 사람들의 태도를 바꿉니다. 여행가이드라면 내가 뭔가 대접 받아야 할 것 같고 요구해야 할 것 같은데 감독이라고 하니까 따라야 할 것 같고 대접해야 할 것 같지 않습니까? 그걸 노린 겁니다~

# 하하 동의합니다. 고 감독님이 여행을 연출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혹시 여행 기획 해보셨나요? 쉽지 않죠? 아마 ‘기승전 섭섭’으로 끝날 것입니다. 날짜 잡는 것부터 막히죠. 여행 기획은 설렘에서 시작해서 누군가의 설움으로 끝이 나곤 합니다. 간단한 팁을 드리자면, 미리 플랫폼을 깔아 놓고 거기에 맞는 사람이 오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억지 감동을 주는 신파 여행이 되지 않아야 합니다. 영화도 억지로 감동을 주려고 하면 신파가 되잖아요. 그리고 기획을 배신할 줄 알아야 합니다. 여행은 계획을 실천하는 일이 아니라 의외의 변수를 즐기는 일입니다. 지도 밖으로, 네비게이션 밖으로 벗어날 줄 알아야 합니다.



# 여행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만남입니다. 절묘한 만남입니다. 여행이 설레는 이유는 만남이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만나게 할지를 고민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사람과 문명의 만남, 사람과 자연의 절묘한 만남을 도모합니다.

# 완벽한 여행이란 어떤 여행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여행의 본질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 이루려고 할 필요 없습니다. 여행은 늘 불확실합니다. 불확실하기 때문에, 변수가 생겨서 즐거운 것입니다. 불확실한데 완벽을 추구하려고 하면 스트레스만 받겠죠. 그냥 다시 올 이유만 찾아주면 됩니다. 그러면 또 한명의 여행감독이 됩니다.

# 그런데 왜 이렇게 여행에 집착하게 되셨나요?
인생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여행이라고 생각하니 어렵고 힘든 것들이 잘 받아들여졌습니다.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어려운 것들도 다 추억이 되잖아요. 주변 사람들도 스쳐가는 여행의 동반자라고 생각하면 좋은 기억만 가져가고 싶어지고요. 파업을 하는데 우리가 이 터널의 처음인지 중간인지 끝인지 알 수가 없어서 힘들었어요. 나중에 여행이라 생각하면서 극복했어요.

# 자 이제 본격적으로 ‘재열투어’ 이야기로 들어가보죠. 재열투어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재열투어에는 3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간섭하지 않는 결속력’ ‘패키지를 언패키지하다’ ‘불편한 사치’가 그것입니다. 무슨 얘기인지 느낌이 오시나요? 이런 이야기입니다. 여행은 팀웍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구속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따로 또 같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패키지를 언패키지 하다는 것은 패키지라는 효율을 추구하면서도 최대한 혼자할 수 있는 여유를 주자는 것입니다. 불편한 사치는 우리가 추구하는 지향점입니다. 가치가 있는 불편함은 감당해 보자는 것입니다. 이런 원칙을 가지고 하는데 재열투어는 자기 소개하는 방식이 독특합니다.

# 자기 소개하는 방식이 독특하다고요? 어떻게 독특한가요?
이 여행에 가지고 온 근심은 무엇인가, 이 여행에서 무엇을 얻고 싶은가, 내가 이 여행에서 기여할 수 있는 바는 무엇인가, 이 세 가지를 말하게 합니다. 왜냐면 이 세 가지가 좋은 여행친구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부와 명예와 권력을 얼마나 누리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 재열투어를 연출하면서 고 감독님은 누구를 캐스팅 하시나요?
어마어마한 것들 세 가지를 캐스팅합니다. 먼저 대자연을 캐스팅입니다. 이건 수만 년 수억 년이 걸려서 이뤄진 것이죠. 다음은 문명을 캐스팅합니다. 이것도 수백 년 수천 년에 걸쳐 이뤄진 것이죠. 마지막으로 사람을 캐스팅합니다. 이건 불과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것이고요. 그리고 이들이 서로 잘 어울리도록 섞습니다.

# 여행은 주로 어떤 여행을 연출하시나요?
여러 가지 모형의 여행을 연출합니다. 올해 처음 회사에서 상업여행을 진행했는데, 코카서스 아프리카 야쿠시마 여행을 만들고 다녀왔습니다.
시밸리우스라는 여행 팀과는 정기적으로 여행을 다니고 있고요. 아빠랑 어디가, 라는 엄마 없이 아빠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여행도 기획해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해보았습니다.
제 주특기는 바로 섬 여행입니다. 시밸리우스 팀과도 주로 섬에 가고요. 청년들을 섬에 자발적으로 유배시키는 여행도 매년 하고 있습니다. 섬 여행이 여행의 끝이면서 시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왜 섬 여행이 여행의 끝이면서 시작인가요?
먼저 왜 끝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제가 청년들을 데리고 처음 섬 여행을 갔을 때 일입니다. 그 섬에 재벌 회장님이 아무도 모르게 왔다가는 집이 있었습니다. 민박집도 아니고 그냥 가정집입니다. 와서는 며칠 묵으면서 조용히 낚시만 하고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청년들에게 얘기했습니다. 봐라, 이것이 여행의 끝이다.모든 것을 다 가진 저 사람이, 모든 곳을 다 가본 사람이, 마지막 오는 곳이 섬이지 않느냐?

# 그렇군요. 그럼 왜 섬 여행이 여행의 시작인가요?
가성비가 좋기 때문입니다. 흔히 섬여행을 여권 없는 해외여행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가기 불편하다는 얘기지만, 해외여행 가는 효과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여행은 우리를 일상과 단절시키는 것인데, 섬은 가장 확실한 단절입니다. 그래서 짧게 다녀와도 일상과 단절된 느낌이 확실히 듭니다. 섬은 만성 일상통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마음의 종합병원입니다.

# 왜 섬이 마음의 종합병원가요?
자연이 우리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조용히 친구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로가 됩니다. 여행은 사람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문명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는 일입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문명으로부터 격리시켜 유배를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 스스로를 유배 보낸다고요?
유배가 무엇입니까? 어쩔 수 없이 만드는 것입니다.섬은 우리가 뭘 할 수 없이 만듭니다. 우리는 잠시 일상으로부터 분리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이탈이 있어야. 우리는 일탈을 하지 않습니다. 이상한 일을 해보아야. 일상이 흥겹습니다. 이것이 일상과 일탈의 함수입니다. 그 함수를 구현하는 것이 바로 섬 유배입니다.

# 그렇군요. 섬 여행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여행의 가장 큰 특징은 역설입니다.섬 여행은 역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가장 결핍이 심한 곳인데, 가장 많은 것을 얻어 옵니다.
섬에 가면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여기는 시간이 멈춘 것 같다’고요. 하지만 이건 착각입니다. 섬의 사람들은 두 배 바쁩니다. 해의 시계와 달의 시계를 모두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섬에서 먹고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섬을 보고 한가로움을 느낀다는 것이 역설입니다.

# 그럼 어떤 섬에 가면 좋을까요?
유명한 섬 멋진 섬 말고 작은 섬에 가십시오. 섬이 한 눈에 들어와야 내 섬 같습니다.
그리고 섬도 제철이 있습니다. 제철에 가야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해 섬은 북서풍 때문에 봄이 늦게 옵니다. 감안해야 합니다. 반면 남해섬은 육지가 북서풍을 막아줍니다. 그래서 가을이 늦게까지 남아있습니다. 또 섬마다 제철 해산물이 나오는 때가 있습니다. 그 때를 맞춰가면 인심이 후합니다.

# 섬 여행 꼭 가봐야 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우리가 스스로 여행을 연출할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평생 여행 스케줄을 짜보라는 것입니다. 어떤 감독의 영화는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판에 박힌 연출을 하기 때문입니다. 내 여행이 클리셰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로드맵을 짜두어야 합니다. 돈 많고 시간 많다고 다가 아닙니다. 여행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가슴이 떨릴 때 떠나라, 다리가 떨릴 때는 이미 늦다는 말이 있습니다. 먼저 가슴이 떨리는 곳으로 가시면 됩니다. 그러면 여행이 다음 여행지를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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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도현 2018.12.12 12: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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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뎐격액션 2018.12.12 1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재열 기자님과 시사잉 여행을 떠나고 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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