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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고재열 기자입니다.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페이스북 페이지는 facebook.com/kojaeyoul '믿지마 연애상담' https://story.kakao.com/ch/dogsuldotcom/app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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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맛집 리스트에 없는 것 4-가지

취향의 발견 | 2015.10.05 13:29 | Posted by 소셜미디어의 촌철살인마 독설닷컴

조선일보의 음식점 평가에는 4-가지가 없었다.


코릿이라고, 조선일보가 선정한 음식점 50곳을 두고 말들이 많은데... 나는 그 음식점 중 반도 못가봤기에 어디가 들어갔느니 마느니 하는 논쟁에 끼어들 여지는 없고... 다만 프레임에 대해서 한 마디 하고 싶다. 


(맛집 리스트로 본다면 이번에 선정한 리스트는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은 시비를 걸고 싶지 않다.)


조선일보의 이번 기획은 한마디로 싸구려다. 한마디로 철학이 없었다. 폭발하는 미식 취향에 기대어 또 하나의 문화권력을 탐하는 것이다. 음식점 줄세우기고 어설픈 협찬 끌어모으기다. 내가 그런 환경에서 그런 자원을 가지고 이런 기획을 진행했다면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래는 그 이유다.


대략 4-가지가 없었다.


1) '음식의 현대성'이 없었다. 고전적인 의미의 맛집 혹은 세련된 집을 찾는 것은 쉽다. 하지만 현대음악과 현대미술이 그랬듯이 단순히 미각과 시각적 완성을 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음악과 미술 사상을 풀어가는 음악과 미술을 인정하듯 미식의 영역에서도 그런 '생각하는 미식'을 꾀하곤 하는데... 서구에서도 이미 미식의 관점이 이쪽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이번 선정에서는 이런 관점을 볼 수 없었다.


2) '음식의 한국성'이 없었다. 한국에서 정하는 음식점은 한국의 음식가치를 부여잡고 있어야 한다. 헌데 조선일보는 이에 대한 고찰이 없었다. 재료나 조리방식이 아닌 철학 차원에서. 이를테면 '자기 자신을 위한 최고의 요리사는 자기 자신'이라는 한식적 가치가 부여된 곳이 보이지 않았다.


3) '음식의 향토성'을 모욕했다. 미슐랭가이드 프랑스맛집에 파리 식당만 있나? 일본 음식점 추천 순위 안에 있는 집은 전부 도쿄에 있나? 많은 셰프들이 지역에 내려가서 그 지역 산물에 최적화된 레시피를 개발한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를 무시할뿐만 아니라 심지어 모독했다.


4) 이 정도 품을 들여 리스트를 작성하는 일은 일종의 기준점을 잡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기준점을 잡아주지 못했다. 전통을 지켜가며 기준을 지켜가는 곳이 보이지 않았다. 기준이 되어주는 맛이 있어야 여기서 가지를 쳐 나가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기준점에 대한 탐색이 안 보였다. 


조선일보의 맛집 리스트에서는 우리 음식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찾을 수 없었다. 그 음식점 리스트에서는 우리 음식의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품어보기 힘들었다. 이 고민을 녹여낸 것을 보기 어려웠다. 선정된 셰프들에게서 미래를 못 보겠다는 말은 아니다. 찌되었건 힘들여 가꾼 음식점이 리스트에 들어가신 분들은 축하드린다. 다만 어설픈 줄세우기를 하는 것에 기분이 나빴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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