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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고재열 기자입니다. 이메일 gosisain@gmail.com 트위터 twitter.com/dogsul 페이스북(페이지) facebook.com/kojaeyoul 페이스북 페이지는 facebook.com/kojaeyoul '믿지마 연애상담' https://story.kakao.com/ch/dogsuldotcom/app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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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네 야채가게'처럼 '총각네 문화가게'가 필요하다

재미로재미연구소/소셜 디자인 | 2014.09.29 23:10 | Posted by 소셜미디어의 촌철살인마 독설닷컴

(서울을 둘러싼 위성도시들의 '컬처 도넛'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는데...

이 아이디어에 대한 수도권 문화기획자들의 생각이 궁금하네요.) 



인천 영종도 선녀바위해수욕장에서 열린 '얼씨고빌리지 캠프'



위와 아래 사진은 지난 주말(9월27일~28일) 영종도 선녀바위해수욕장에서 열린 '얼씨고빌리지 캠프'의 모습이다. 감탄했다. 수도권에서 이런 행사가 가능한 것에. 얼마 전 한류스타 장근석 씨가 캠핑장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떠들었다가 빈축을 샀다. 하지만 젊음의 에너지를 캠핑장에서 방출하고 싶은 것 또한 사실이다. '얼씨고빌리지 캠프'는 그것을 만족시켰다. 자정 넘어서까지 공연이 이어졌고 그 이후에는 DJ가 나와 새벽까지 음악을 틀었다. 민가가 없는 곳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 온 캠퍼들은 이미 행사의 성격을 알고 왔기 때문에 아무도 불만을 나타내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수도권의 그린벨트에 캠핑장을 허가한다고 했는데... 이런 컨셉의 젊은 열정을 불사를 수 있는 캠핑장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래 글에서 설명한 '컬처 도넛'의 전범이 될 것 같아 미리 소개했다. 






'총각네 야채가게'처럼 '총각네 문화가게'가 필요하다



서울은 문화적 구심력이 강한 도시다. 대부분의 중요한 문화 행사가 서울에서 열린다. 방학을 겨냥한 블록버스터 만화영화, 대형 전시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공연이 풍성하다. 그래서 서울시민들은 문화 활동을 위해서 주변 도시로 눈을 돌리지 않는다. 서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적 원심력을 한번 발휘해보자. 서울 주변의 위성도시들은 독자적인 문화 정체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금 사는 곳을 컴퍼스의 중심으로 잡고 원을 좀 더 크게 그려보자.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서울의 위성도시는 베드타운에서 문화 거점으로 활발히 진화했다. 부천시는 만화의 도시가 되었고, 고양시는 꽃과 박람회의 도시, 광주·여주·이천시는 도자기의 도시, 국립과학관이 있는 과천시는 과학 체험의 도시, 수원화성이 있는 수원시는 전통문화의 도시, 대규모 공연장이 있는 성남시는 공연예술의 도시가 되었다. 그리고 이런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축제를 열어 사람들을 모은다.


이런 특색 있는 수도권 문화도시를 연결하면 도넛 모양의 문화벨트가 형성된다. 서울시민들이 이 문화벨트를 적극적으로 탐방해보는 것이 어떨까? 이들 위성도시에서 하는 축제와 문화행사에 서울시민들이 참여해준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문화적 원심력’을 작용시킬 방법을 고민해 보았다. 몰과 마트와 멀티플렉스, 3M에 길들여진 서울시민들이 주말에 위성도시로 나가서 문화생활을 즐긴다면 삶이 훨씬 풍요로워 질 것이다. 


몰과 마트와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휴일 동선이 형성된다는 것은 여가가 소비를 중심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건조한 동선이 합리의 산물일 지는 모르겠지만, 황량하다. 몰에서 쇼핑을 하며 데이트를 준비하고 멀티플렉스에서 영화를 보며 데이트를 해서 결혼해서는 가족과 함께 마트에 가는 것이 요즘의 ‘시티 라이프’다. 아주 거칠게 말하면 그렇다. 우리의 삶이 빌딩에 갇혔다. 


문제는 원심력이다. 이런 인공적인 3M의 소비 구심력을 제외하면 휴일의 서울은 원심력이 작용하는 도시다. 연인을 데리고 나가야 능력 있는 남자친구가 되고 자녀를 어디든 데리고 나가야 좋은 아빠가 된다. 휴일에 서울에 머무르는 건 뭔가 게을러 보이고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비친다. 왠지 도심은 악이고 도시 밖은 선인 것 같다. 


주말의 도심에는 일종의 공동화 현상이 일어난다. 주로 주중 직장인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곳이 많아 문을 닫은 가게도 많다. 버려진 도시의 이미지까지는 아니지만 생기를 잃은 공간으로 느껴진다. 주차하기가 쉽고 차가 안 막혀서 좋기는 하지만 생기가 없어 매력이 덜하다. 행사나 이벤트가 있는 곳은 시끄럽지만 대체로 우울하다. 


도시인들은 자꾸만 나간다. 우리가 누리고 경험해야 할 것은 도시 밖에 있다는 생각으로 줄기차게 나간다. 이렇게 휴일에 도시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것에 대해 ‘마당이 없는 집이 많아서’라는 분석을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마당이 없이, 아파트와 같은 콘크리트 더미 안에서 사는 도시인들이 자연에 회귀하려는 본능이 작용해 자꾸만 도시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설득력 있는 분석이다. 최근의 ‘캠핑 열풍’이 잘 설명된다. 


그러나 나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길도 막히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돈도 많이 든다. 원심력의 범위 안에 있는 위성도시에서 여가를 보낸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도 접근이 가능하고 시간도 별로 안 걸리고 비용도 적게 든다. ‘저비용 고효율’의 문화혜택을 입을 수 있다. 특히 대중교통의 범위 안에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젊은 부부가 위성도시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높은 집값 때문이다. 대체로 서울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지하철 라인을 따라서 외부로 관심이 확장된다. 그리고 적당한 규모의 베드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 있으면 안착한다. 이 동선을 문화 향유 동선으로도 활용하자는 것이 바로 이 '문화적 원심력' 아이디어다. 


문화를 발전시키는 묘약은 바로 대중의 관심이다. 이 관심이 대중매체에 쏠려 있어서 우리 대중매체가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서울을 조금 벗어나 위성도시 문화 거점에 관심을 쏟아준다면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둘러보면 이미 씨앗은 뿌려져 있다. 거두기만 하면 된다. 서울에서 눈을 조금만 외부로 돌려보자. 문화적 원심력을 만들어 내기 위해 수도권 문화기획자들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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