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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분위기가 수상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문화정책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작가회의는 '저항의 글쓰기'를 선언했고 
독립영화 감독들은 자신의 영화를 정부가 운영하는 극장에서 틀지 않겠다며 
'자학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문화예술위원회 김정헌 위원장은 '출근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각계에서 이명박 정부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전하는 고언을 
시사IN이 모았습니다. 
이를 '독설닷컴'에도 올립니다. 




‘유인총 장관, 가다오 나가다오!’

고영직 (문학평론가, 한국작가회의 대변인)


유인촌 장관께. 


너스레 따위는 하지 않으련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무엇을 해달라고 청원(請願)하는 식의 이른바 ‘연민 마케팅’ 따위도 일체 사양한다. 나는 공개서한 형식을 빌린 이 글에서 한국작가회의(이사장 구중서)에 대해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시위 불참 ‘확인서’를 요구한 일로 문인들의 분노와 모멸감이 극에 달했으며, 이번 사태의 배후는 유인촌 장관과 이명박 정부에 그 무거운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 분노할 때는 분노하는 게 가장 정직한 감정의 표출이 된다는 점을 나는 문학에서 배웠다. 그러나 오해 마시라! 이 글은 유인촌 장관 한 사람에 대해 미처 발화되지 못한 ‘한풀이식’의 어두운 열정을 분출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 어두운 열정이라는 것도 그럴 만한 필요성이 있을 때 쏟아내는 감정의 배설 행위가 아니던가.

   
상식과 양식을 갖춘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은 지난 2년간 유인촌 장관에 관한 검증과 평가를 끝냈다고 보아야 옳다. 한마디로 말해 ‘가다오 나가다오!’라고 요약할 수 있다. 참여연대가 최근 발표한 ‘꼭 기억해야 할 40인’ 공직자 명단 가운데 ‘최악의 공직자’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 또한 장관이 자초한 일임을 혼자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최장수 재임 문화부 수장(首長) 반열에 오른 것과 관련해 한국작가회의 김남일 신임 사무총장이 한 라디오 방송에서 “부끄러운 기록이 될 수도 있다”라고 쓴소리를 한 것은 상식을 갖춘 예술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으리라.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한번쯤 곰곰이 생각해볼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떠하신가? 얼굴이라는 낱말이 ‘얼(정신)’과 ‘꼴(형태)’이 합쳐진 말이라는 점을 배우 출신인 장관이 모르지는 않으리라고 믿고 싶다. 나는 문화예술의 가치란 내 안의, 우리 안의 ‘무지에의 의지’(will to ignorance)를 깨닫게 하는 환기능력과 수행능력에 있다고 판단한다. 무지에의 의지란 속된 말로 해서 ‘쪽팔림’을 모르는 후흑(厚黑)들의 처세술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던가. 





예술위의 확인서 제출 요구로 촉발된 작금의 반문화적 행정폭력은 장관 후보자 시절에 예견되었다. 유인촌 장관은 장관 후보자 시절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문화에서 보이고 들리는 문화로 발전시키겠다”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었다. 이 말은 곧 무형의 정신적·철학적 가치에 대한 ‘추구’보다는, 대규모 물량공세로 보이고 들리는 문화 이벤트를 ‘추진’하겠노라는 문화시장화 정책의지의 표현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중점사업으로 추진되는 ‘문화가 흐르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우리나라가 <문화비전 2012>에서 말하듯이 ‘품격 있는 문화국가, 대한민국’이라는 가치를 추구할 수 있으리라고 정녕 확신하는가? 유인촌 장관은 문화부 수장으로서, 정부 대변인으로서, 우리말에 대한 기본 개념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추진’과 ‘추구’의 차이에 대해, 그리고 ‘개발’과 ‘계발’의 차이에 대해, 다시 한번 우리말 사전을 찾아보시라. 


‘저항의 글쓰기’로 국격 환기할 것

우리 문인들은 예술위의 ‘확인서’ 파문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의 반문화적 행정폭력이 사라질 때까지 저항의 글쓰기 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저항의 글쓰기 운동을 통해 참다운 국격(國格)이란 무엇인지를 우리 사회에 환기하고자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국격이란 국가브랜드위원회를 만들고, 국립 예술기관에 ‘지침’을 내려 애국주의적 국가 브랜드 레퍼토리 창작물 제작을 지시하고, 국가 이미지 홍보를 위한 예산을 늘리고, G20 정상회담을 유치한다고 해서 저절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국격이란 제도가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는 사회를 ‘추구’할 때 실현 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 문인들은 원로 문인부터 신인 작가에 이르기까지 한마음으로 이명박 정부의 반문화적 행정폭력에 맞서 말과 글을 통해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보이콧’ 운동을 의연히 펼칠 구상이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우리 문인들은 언제나 “아직은 저항의 나이”(문동만)를 사는 존재가 아니던가.



문화예술계가 '춘투'에 나선 까닭


해마다 노동계의 ‘춘투’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던 이명박 정부가 올해는 문화예술인들의 ‘춘투’를 맞이하게 될 것 같다. 해임되었다 복직 판결을 받은 김정헌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출근 투쟁’을 벌이고 있고 ‘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은 ‘저항적 글쓰기’를 시작했고 ‘한국독립영화협회’ 감독들은 정부가 빼앗아간 상영관에서는 자신의 영화를 틀지 않겠다며 ‘자학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월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실에서는 그로테스크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문화예술위원회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였는데 복직한 김정헌 위원장과 오광수 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누가 위원장이고 누구에게서 보고를 받아야 할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해 업무보고를 연기하는 모습은 진짜 남편과 가짜 남편을 가리느라 우왕좌왕하는 영화  <마르탱 게르의 귀향>을 연상시켰다.  

   
국회에서 사진 기자들을 향해 ‘사진 찍지 마 ××’라고 막말을 했던 유인촌 장관은 거침없는 언행으로 계속 구설에 올랐다. 문화예술인들의 투혼을 깨워준 일등 공신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좌파 문화예술인 적출’ 등 그의 밀어붙이기식 문화행정은 논란을 낳고 있다. 최근 유인촌 장관은 두 가지 기록을 세웠다. 하나는 이어령 전 장관을 제치고 역대 최장수 문화부장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고 다른 하나는 ‘최악의 공직자’에 선정된 것이다. 


참여연대는 2월24일 ‘이명박 정부 2년, 기억해야 할 고위 공직자 40인’을 발표했는데 ‘임기가 보장된 산하 단체기관장 사퇴 종용해 졸속·불법 교체, 국회에서 “사진 찍지 마 ××”라고 욕설, 연예인 응원단에 예산 낭비,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전용관·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 선정 조작 의혹 등 문화계 파행행정’의 책임을 물어 유 장관을 강희락 경찰청장과 함께 ‘부적격 등급’으로 분류했다.  


문화예술인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갈등이 증폭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렇게 해서 빼앗은 운영권을 ‘문화예술 떴다방’으로 불리는 뉴라이트 문화단체 등 우파 단체에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장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시사IN>은 한국작가회의 고영직 대변인의 ‘저항적 글쓰기 1호 글’과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의 글, 그리고 김정헌 문화예술위원장의 구술을 정리해 유인촌 장관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문화예술계가 유 장관과 각을 세운 것은 벌써 여러 번 있었다. 지난해 여름에는 문화연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 그리고 젊은 미술인과 음악인 등 현장 예술가들이 주축이 되어 ‘문화행정 정상화와 예술자율성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인 모임(문화예술인모임)’을 발족하고 유인촌 장관 퇴진을 주장하는 ‘하투’를 벌였다. 젊은 현장 예술가들은 ‘상상력에 자유를’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매주 문화부 청사 앞에서 1인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춘투’의 중심에 서 있는 문학계와 영화계는 당시 ‘하투’에서는 비켜 서 있었다. 당시 젊은 작가를 주축으로 ‘6-9 작가선언’을 낸 문학계는 용산참사에 천착했고, 영화계는 각종 영화제 및 정부지원 사업에 대한 대규모 감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운신의 폭이 좁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문학계와 영화계가 앞장섰다.   


문학계를 봉기시킨 것은 한 장의 각서였다. 문화예술위원회가 한국작가회의(이사장 구중서)에 계간지 <내일을 여는 작가> 발행비용 2000만원, 세계 작가 교류사업 1000만원, 4·19 50주년 심포지엄 사업비 400만원 등 총 3400만원을 지원하면서 시위불참 ‘확인서’를 요구했다. 작가회의는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을 일이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김병익 전 문화예술위원장은 후배들에게 양심의 자유를 지키라며 3400만원을 쾌척했다. 이후 백무산 시인 등 문인을 비롯해 일반인의 성금이 답지하기 시작했다.   


2월20일, 작가회의 연례총회 장소에는 격앙된 표정의 작가 200여 명이 모였다. 평소보다 30% 정도 많은 숫자였다. 젊은 작가와 원로작가 할 것 없이 MB정부의 문화정책을 비난했고 ‘저항적 글쓰기’를 결의했다. 김은경 젊은작가포럼 대표는 “작가회의뿐만이 아니다. 작가회의 소속이건 아니건 소식을 들은 작가들이 분노하고 있다. 저항적 글쓰기에 다양한 참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문단 원로들까지 가세하자 문화부도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실무자가 찾아와서 유감표명을 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유인촌 장관이 작가회의 전 사무총장 도종환 시인을 통해서 사과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작가회의의 태도는 단호하다. 김남일 사무총장은 “이 문제는 사과를 넘어선 제도와 철학의 문제다. 그런 부당한 서약서를 쓰게 하는 제도를 없애고 예술활동에 대해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것을 천명하지 않는다면 의미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우인촌(유인촌), 좌희문(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 체제에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영화계도 ‘봉기’했다. 지난 2월18일 참여연대에서 열린 ‘불공정한 독립영화전용관 선정에 반대하는 독립영화감독 100인 기자회견’이 그 시작이었다. <워낭소리>의 이충렬 감독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등 독립영화 감독들이 “우리의 공간인 인디스페이스가 아닌 불공정한 공모로 선정된 시네마루에서는 영화를 상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독립영화 감독들의 이런 선언에도 불구하고 시네마루는 상영을 강행했다. 그러자 자신의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1인 시위를 벌이는 기괴한 장면이 연출했다. 영화 <어떤 개인 날>을 연출한 이숙경씨는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우리 영화가 도둑질한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라는 푯말을 들고 항의 시위를 했다. 


인디스페이스 외에도 미디액트가 운영하던 영상미디어센터도 공모 1차 심사에서 꼴찌를 한 단체가 2차 심사에서 이름만 바꿔 공모해 1등으로 둔갑하는 기괴한 심사로 운영자가 바뀌었다. 여기에 정부가 예산의 30%밖에 지원하지 않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마저 운영자를 공모한다고 통보하고 영화인들의 재교육 기관인 한국영화아카데미도 원장 선임이 안 되는 등 파행을 겪자 감독들이 메가폰을 놓고 나선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 독립영화 감독은 “정부가 독립영화인들의 독립정신을 길러주고 있다. 이제 독립영화 감독들은 독립영화를 독립군들이 독립운동 하듯이 찍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라고 풍자했다. 독립영화인들의 단체인 ‘한국독립영화협회’를 불법 폭력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정부는 ‘독립영화’라는 단어 자체를 막고 ‘다양성영화’ 혹은 ‘비상업영화’로 부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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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투의기사 2010.03.09 14: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고 갑니다.

    • 독설부록 2010.03.09 2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권력의 땡칠이[사진전]

      http://www.sisain.co.kr/bbs/list.html?table=bbs_1&idxno=27361&total=3460&page=1&sc_area=&sc_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