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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고재열 기자입니다. '적들도 클릭한다'고 알려진 이 블로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만만한 분 세 분, 'MB' 'SAMSUNG' "CHOSUNILBO' 를 까고 씹는 곳입니다. 제보는 gosisain@gmail.com으로 하시고, 소통은 제 트위터(twitter.com/dogsul) 팔로잉해서 하시기 바랍니다. 독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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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며칠 전 블로그에 올린 글 때문에 화가 나신 여성분들이 많으시더군요. 
그 글에 대해서 제대로 사과를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특히 저에 대한 기대가 컸던 '삼국카페' 분들께 사과드리기 위해 글을 올립니다.)


지하철 똥꼬치마에 대한 단상

가리는거냐? 봐달라고 표시하는거냐?
그렇게 똥꼬 안가려도 된다. 나도 눈 가리고 싶다.
그렇게 똥꼬 안막아도 된다. 누가 똥침 안 논다.
착하게 입었으면 행동도 착해야지.
핸드백으로 되겠니? 우산을 펴지 그러니?
아예 핸드백을 입고 나오지 그러니?
아니면 바지를 안에 입고 나오던가.
차라리 뒤로 올라가지 그러니. 얼굴 보이면 안 쳐다볼 것 같은데.
아니면 벽에 기대고 올라가던지. 벽은 너를 훔쳐보지 않을테니.
그런데 거기가 문제가 아니란다. 허리는 어디갔니?



이 글에 대해서 제가 썼던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이셔서 화도 내시고
저에 대해서 실망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것은 다르게 받아들인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라 그렇게 오해하도록 쓴 저의 잘못입니다.  

글은 쓴 사람의 것이기도 하지만 읽는 사람의 것이기도 하니,
그런 느낌을 받게, 그런 생각을 갖게 쓴 제 잘못이 큽니다.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나 무턱대고 사과부터 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는 일이라 생각해서
며칠 동안 두루 의견을 들으며 무엇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는지 문의해 보았습니다. 

어제 이 글 때문에 회사에서 여기자 후배에게 혼났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여성들은 지하철 계단에서 핸드백 등으로 치마를 가리는 것이
정숙한 일로 이해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마치 파인 옷을 입고 고개를 숙일 때 가슴부분을 가리듯이
짧은 치마를 입었을 때는 그렇게 한다는 것이지요.

외국에서는 치마를 입은 여성이 핸드백으로 치마를 가리면서 계단을 올라가는 일이 없는데 한국에서만 유행하는 것은
한국 여성의 체형이 특수해서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특수성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헤픈 여자로 보지 않을까 우려하게 만드는... 

저는 이 부분을 간과하고
단지 계단에서 여성이 그렇게 하면
뒤에 올라가던 남자들은 마치 엿보려는 사람 취급을 받는 것 같아서 
불쾌해질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회사 여직원과 이야기해보니
한국사회에 이런 유행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더군요.
바로 올 여름 유행했던 ‘나팔치마’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 치마는 짧고 옆으로 퍼지기 때문에 가리는 것이 맞다는 것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무렵부터 핸드백으로 치마가리기가 유행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치마를 입고 핸드백으로 가리는 일은
자기 치마도 밎지 못하는 일이고(누구도 속옷을 보여주기 위해 치마를 입지는 않으니까요)
어떤 패션언어로도 설명이 안 되는 우스꽝스러운 일일 뿐이라고 말했는데,
예외가 있었습니다.

유행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
처음엔 우스꽝스럽게 보이던 것도 ‘일상화’ 되면 유행이 됩니다.
‘나팔치마’를 입은 몇몇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보고 다른 사람도 따라 했을 것이고
그냥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도 따라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일반화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깨우침은 트위터로 한 여대생과 대화를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그 분은 글을 쓸 때
'짧은 치마 입고 굳이 가리는 여자'가 아니라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노출을 하면서 그걸 감당할 자신은 없는 여자'로 명확히 했다면
분란이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부분의 여성들도 그런 모습에 대해서는 이상하게 본다고. 

그런데 웃기려는 욕심이 과하다 보니
그렇게 특정하지 않고
짧은 치마를 입는 여성 전체로 이야기가 확장된 것 같습니다.
저는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노출을 하면서 그걸 감당할 자신은 없는 여자'가
지하철 계단을 오르며 핸드백으로 가리려고 애쓰는 모습은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엿보려는 사람처럼 취급받은 것 같아서 불쾌하기도 하구요.
그러나 그것은 제 생각인 것이고
그들이 그래서 긴 치마를 입어야 할 이유도 핸드백으로 가리지 말아야 할 이유도 아닌 것이죠.

그리고 무례한 표현에 대해서도 사과드립니다. 
사실 반말투의 표현 자체가 마초적이죠.
분명 제 안에 마초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이 무의식중에 투영된 것이죠. 
이외에도 두 가지 정도의 표현이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착하게 입었으면 행동도 착해야지’하는 표현은 
요즘 ‘이기적 몸매’니 ‘초콜릿 복근’이니 하는 말이 일상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저도 써본 말인데,
‘짧은 치마 입었으면 속옷 보이게 걸으란 말’로 오해된 것 같습니다.
그냥 자신의 치마를 믿고 당당하게 걸으라 그게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말을 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또 하나 ‘허리는 어디갔니?’로 마무리한 것이 불쾌하셨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여자의 몸매를 훔쳐보고 품평하는 것같이 받아들여지실 수도 있었을테니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과드립니다.

댓글을 읽다보니 저에 대해서 기대를 가졌는데 실망했다는 분이 많았습니다.
누군가 기대를 가져주면 그에 상응하게 행동하는 것이 기대해준 사람에 대한 예의일 것입니다.
제가 부족한 사람이라 그에 걸맞는 행동을 못한 점에 대해서 사과드립니다.

제 나름대로 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조목조목 따져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과가 불충분하다는 것 또한 압니다.
그러나 제가 거친 실수 제가 행한 잘못 또한 저의 일부이기에 떠안고 가려고 합니다.
아무튼 거듭거듭 사과드립니다. 

아참 ‘좌빨’을 자칭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드립니다.
이 표현 때문에 진보주의자들을 욕먹였다고 하시는 분이 계시더군요.
사이비 진보주의자가 진보를 자칭해서 진보를 욕먹인다고
하지만 우파가 우파임을 자임하며 ‘우파 꼴통’이라는 말을 쓰지 않듯이 
제가 진보주의자임을 자임하기 위해서 ‘좌파 빨갱이’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현 정부는 정권에 협력하지 않는 사람은 죄다 ‘좌빨’로 보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래 그럼 나 좌빨할래’ 하는 생각으로 좌빨이라 사칭하고 있습니다.
널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사과를 드렸는데, 사과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족으로 사과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악성 댓글을 단 사람 1인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이 글에 대한 댓글을 하나도 손대지 않았습니다. 
다만 닉네임을 바꿔가면서 여러 명의 생각인 척 글을 올리는 사람이 포착되어 그의 댓글은 제가 하나로 모아서 올렸습니다.
일종의 여론 조작 행위라고 생각해서 그랬고, 그의 IP는 차단시켰습니다.
그것은 반칙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이 정도는 자위권으로 인정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트위터에서 1인을 ‘block'했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계속 깐죽거려서 기분이 나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것은 그와 나와의 일이지
그와 다른 사람들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신원을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저한테 기분 나쁜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에게 기분 나쁜 사람은 아닐테니까요.
저는 그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를 명시하지 않았는데
그는 자신이 구박받고 협박받는 주인공이라고 주장하고 다니더군요. 
나는 ‘그’를 특정하지 않았는데
그는 그게 ‘나’라고 주장하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생긴 것입니다.
나는 그라고 특정해서 구박한 적이 없는데,
그는 나에게 구박받았다고 우기고 다닌다면,
그것은 나에게 구박받기를 욕망하는 것일까요?

그러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그렇게 유명인이 된 건가? 이런 것이 유명세인가?
나한테 구박받는 것으로라도 자기를 알려보려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내가 유명해진 것인가?
그에게 측은지심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 내가 구박하는 것이 너야’라고 지정해주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지 않은 일에 미리 억울해 하는 그가 진짜 억울해지지 않도록 그를 특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무튼 IP차단한 1인과 ‘block’한 1인을 제외하고는
화 나시고 저에게 실망하신 모든 분들게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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