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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vs 이병순, 손석희 vs 엄기영

위기의 기자들, PD들/민임동기의 '메스 미디어' | 2009.10.23 15:33 | Posted by 소셜미디어의 촌철살인마 독설닷컴




글 - 민임동기 (<PD저널> 편집국장)

보수 진영도 적잖이 놀란 것 같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과 조선·중앙일보의 비판이 이를 방증한다. 김제동의 KBS 〈스타골든벨〉 하차는 보수 진영에 약이 아니라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하나. 인지도·호감도·영향력 면에서 김제동은 ‘좌우’ 상관없이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 때문이다.

김제동이라는 인물을 보며 ‘정치’를 연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거의 없다. 그가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 때 서울시청 앞에서 노제 사회를 보고, 이런저런 사회적 발언을 해오긴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김제동을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방송인으로 기억한다. KBS 일부 간부의 ‘정치적 판단’은 존중해줄 필요가 있지만, 그들은 대중의 정서를 읽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과 조선·중앙의 KBS 비판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보수 진영은 대중의 정서에 더 민감한 법이다.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도 마찬가지다. 그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 손석희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웬만한 연예인과 정치인을 능가한다. 무엇보다 그는 영향력 면에서 다른 누구보다 압도적 우위를 자랑한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손석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수년째 1위를 고수한다. 시사 프로그램에서 그는 경쟁력 1위 언론인이다. 
     

한나라당 의원마저 비판한 ‘손석희 교체’

이런 두 사람을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프로그램에 특별한 하자가 없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병순 KBS 사장과 엄기영 MBC 사장은 그런 결정을 내렸다. 이유가 뭘까.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상투적이다. 김제동과 손석희를 적으로 돌리는 건 MB 정부에게도 득이 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뭘까.

뚜렷한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권력에 대한 언론의 자발적 충성으로 보는 게 타당한 듯하다. 이병순 사장은 오는 11월 임기가 끝난다. 연임을 노리는 이 사장 처지에서는 사활을 걸어야 한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로부터 압박을 받는 엄기영 사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뉴라이트 성격이 짙은 방문진의 시선에 어긋나지 않으려면 ‘MBC 보수화’라는 카드를 어떤 식으로든 관철해야 한다. 김제동과 손석희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희생자가 아닐까.

이들의 선택, 성공할까?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중에 대한 호감도와 영향력 면에서 이병순·엄기영 사장보다 김제동·손석희가 더 크기 때문이다. 차라리 뉴스의 보수화나 시사 프로그램 연성화 쪽에만 집중했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그들은 시청률 잘 나오는 연예 프로그램 진행자를 ‘정치적인’ 이유로 끌어내렸고, 인지도와 영향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언론인을 교체하는 방식을 택했다. 보수 진영에서조차 무리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김제동 손석히 논란은 보수진영 수준 보여주는 잣대

사실 김제동·손석희 교체 논란은 한국 보수 진영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잣대다. 우석훈씨가 지적한 것처럼 과거 유신 정권은 대중문화인들을 탄압했지만 그 이유라도 밝혔다. 하지만 지금은 이유는 고사하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찾아볼 수가 없다. 과거와 달리 권력이 아닌 언론 스스로에 의해 ‘칼질’이 이뤄지는 것도 비극이라면 비극이다.

그런 점에서 “웃음에는 좌우가 없는데 그것을 웃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이 좌우를 만드는 것일 뿐”이라는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의 비판은 한국 보수가 아직은 희망적이라는 걸 보여준다. 조선·중앙이 지지하지 않는 김제동 교체, 한나라당 일부 의원마저 비판한 손석희 교체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어렵다. 이병순·엄기영 사장의 이번 결정은 자충수이고, 결국 부메랑이 될 확률이 높다. ‘김제동·손석희 대 이병순·엄기영’의 최종 승자는 결국 김제동과 손석희가 될 것이다.


주> 이 글은 PD저널 민임동기 편집국장이 시사IN에 기고한 글입니다.
본인 동의를 얻어 <독설닷컴>에도 올립니다.
(민임동기 편집국장 본인 블로그로 포스팅 되는 글이므로
별도로 메타블로그 발송은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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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른하늘 2009.10.23 16: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단순하게 해석하셨네요. 김제동은 병순이의 과잉충성으로 녹화 3일전 뒤통수 맞듯 급작스럽게 방출되었지만 손석희 교수는 보다 좀 복잡한 구도를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그것을 단순히 동일선상 대칭적 구도에 얹어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어요.

    첫번째 이유로, 엄기영 사장은 이병순과는 입장이 다릅니다. 아시다시피 병순이는 스스로 괴벨스가 되려는 자이지만 엄기영은 자신을 끌어내리고 괴벨스를 앉히는 것에 반대하면서 불완전 순응이라는 줄타기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봐야해요. 그렇지 않았다면 정연주 전사장이 엄기영사장보고 힘내라 버텨라 라는 응원글을 쓰지 않았겠죠. 오히려 '괴벨스야 빨리 내려와'라고 했겠죠.

    두번째 이유로는, 김제동과 손석희의 입장과 태도가 다릅니다. 정권의 미운털로 인식한 병순이의 과잉충성에 의한 희생양이 김제동이라면(수동적), 손석희는 김제동과 달리 본인이 직접 거취를 주도적으로 결정하면서, 줄타기 중인 엄기영의 부담을 덜었지요(능동적).

    물론, 일반 시청자들이 느끼는 바는 이 두가지 상황이 다르지 않고, 화살이 정권과 한나라당으로 향하는 것은 같습니다만...

    그리고 님의 결론을 김제동과 손석희의 승리로 생각하신 것에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김제동과 손석희는 명백한 피해자들입니다. 그 사건만 놓고 보았을 때 그들이 승리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잘 나가는 일자리를 잃은 것을 일반 국민과 시청자들이 병순이와 이메가정권을 욕하는 것 쯤으로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방출과 사퇴이후 본인들이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던가 좀 더 국민적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일을 해서 성공한다고 방출과 사퇴를 그들의 승리다 라고 부르면 오히려 그것을 주동한 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죠.

    지금 정권과 한나라당 그리고 보수진영이 밑바닥부터 훑으며 진행하는 '좌파척결 또는 좌파사냥'을 하면서 일각에서 드러나는(들통나는) 모습에 건마다 사소하게 욕을 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욕 좀 먹고 마는,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단순히 상황을 모면하는 정도입니다. 좌파척결된 자들이 복직 되었다는 이야기는 아직까지 한번도 들은 바 없습니다.

    한나라당 의원까지 욕을 했습니다만 그것으로 끝입니다. 이는 정권이 끝날때까지 쭈욱 계속될 것입니다. 욕이요? 욕 좀 먹고 말지요 하면서...

  2. flogsta 2009.10.24 2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의 분 말씀에 동감합니다. 결국 문제는 언론이 아닌가 합니다. 5년전에 "사소한"문제로 욕을 하던 주체와, 지금 욕을 하는 주체의 힘이 얼마나 다른지. 그래서 5년전이라면 정책이나 인물이 바뀔 일들이, 지금은 욕 조금 먹고 잠시 뒤에 묻어가는 분위기죠.